세상을 향한 NPO의 희망

세상을 향한 NPO의 희망

[ NGO칼럼 ] NGO칼럼

권이영 webmaster@pckworld.com
2010년 07월 08일(목) 10:29

 

   
권이영/ 한국 해비타트 상임고문ㆍ시인

세상은 '현대경영학의 창시자'라고 부르고, 자신은 스스로를 '사회 생태학자'라고 부른 피터 드러커는 만년으로 갈수록 NGO를 비롯한 비영리조직(Non Profit organi-zation:NPO)의 경영에 다대(多大)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였다.

정부를 비롯한 공공조직의 힘으로는 역부족하고, 그렇다고 영리추구의 조직에 맡기기에는 너무나 불안한 현대사회의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으로서 비영리조직을 주목한 것이다.
그는 1992년에 나온 '미래를 위한 경영'이라는 저서에서 정부라는 공권력 고유의 역할 하나를 비영리단체가 넘겨받아 수행한 하나의 성공사례를 들고 있다.

즉 1990년대 초기 미국의 플로리다주에서 난생 처음으로 징역형의 선고를 받은 범법자들을 형무소에 보내는 대신 비영리단체인 구세군에 보내어 교화토록 했다. 해마다 이러한 조치를 받은 청소년들은 2만 5천명 정도였고 대부분이 극빈가정의 출신이었다. 이들이 만약 구세군이 아닌 형무소로 보내졌다면 형기를 마치고 출감한 후에 대다수가 다시 범죄를 저지르는 악순환이 되풀이되어 소위 상습범이 되는 것이 통계적 사실이다. 그런데, 이들의 보호를 넘겨 맡은 구세군은 '철저한 작업프로그램'을 통해 그 중 80% 정도가 바른 삶을 찾고 사회에 복귀하도록 한 것이다.

이렇게 아름답고 효과적인 사업이 비영리단체가 주관하고 자원봉사자들이 주도한 철저한 작업 프로그램(work pro-gram)을 통해 가능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접근이 결과적으로는 비용도 절감된다고 한다.

좋은 목적의 일은 인간을 변화시키고 정신적, 육체적, 사회적으로 건강한 사람으로 만들어준다. 좋은 목적을 위해 좋은 땀을 흘리면서 인간은 자존심을 회복한다. 자신이 쓸모 있음을 확인하고 삶의 기쁨을 맛보며 계속 열심히 살아갈 보람과 용기를 얻게 되는 것이다. 정신병원을 비롯한 의료기관들은 물론 많은 사회단체들이 이 측면을 중요시한다.

실제로 필자가 몸 담고 있는 저소득 가정을 위한 '희망의 집짓기 운동'을 전개하는 해비타트가 2001년 여름 한국에서 실시한 '지미카터 특별건축사업' 기간 중 상당수의 수감자들이 특별 배려로 집짓기 현장에 와서 무더위에 땀을 흘렸다. 아마도 위에서 언급한 구세군의 '작업 프로그램'에는 해비타트의 집짓기가 연관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왜냐하면 해비타트가 짓는 집에 입주할 가정(homepartner)을 공정하고 효율적으로 선정하기 위해 그 선정과정을 해비타트가 구세군에 위탁하는 등의 협력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서두의 '철저한 작업프로그램'을 수행한 구세군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드러커는 이를 가능케 한 경영효율을 강조하고 있다. 사실 경영의 투명성과 아울러 경영의 효율성 및 이를 뒷받침하는 역량강화(capacity building)는 오늘날 대부분의 비영리 공익단체들의 큰 과제로 되어있다. 이들 단체들의 실무자는 물론 지도층까지도 '경영'이나 '관리'라는 말 자체에 대하여 알레르기 반응을 보여 온 현실을 이제는 반성하고 극복해야 할 때가 왔다.

좋은 일을 더 잘 그리고 더 많이 하기 위한 이 과제의 해결을 위해 과감하면서도 철저한 타당성 검토와 기획에 근거한 자원투입이 있을 때 NPO들의 미래를 기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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