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이기게 하신 이유 찾아 길을 떠난다"

"암 이기게 하신 이유 찾아 길을 떠난다"

[ 문화 ] 사도바울 여정 담은 사진전 개최한 이백호목사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10년 06월 03일(목) 11:41

"이제 더 이상의 암 덩어리는 없습니다. 아주 깨끗하고 건강합니다."

지난해 "나는 바울에 미친 사람"이라고 소개하며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도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좇고 바울에 관한 책 '바울의 길 나의 길'(크리스챤서적 펴냄)을 펴냈던 이백호목사가 암을 이겨내고 고국을 찾았다.

   
이백호목사는 동숭교회 카페 에쯔에서 성지 사진전을 열고 사도바울의 발자취를 소개했다.
"예전의 모습은 찾아 볼 수 없죠?"라며 환하게 웃는 이 목사는 "간경화 걸린 아내까지 거의 회복 단계라면서 하나님께서 내 인생을 어둠에서 빛으로 바꾸셨다"고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그리고 죽음과 바꾸더라도 이뤄내고 싶었던 바람, "초대교회 복음전파 현장의 고난과 아픔의 실상을 생생하게 증거하고 싶다"는 그의 소원이 또 한번 빛을 냈다.

지난 5월 29일부터 31일까지 동숭교회(서정오목사 시무) 카페 '에쯔'에서 지난 8년 동안 안디옥(수리아) 마게도니아 소아시아 일대와 로마까지 네 차례에 걸쳐 선교한 곳들을 렌즈에 담아낸 성지를 사진전으로 마련된 것이다. "성경이 소설이 아니라 살아있는 역사라는 사실을 세상에 알려야겠다"는 단 하나의 사명감으로 시작된 전도여행. 이번 전시회에는 53점의 그 발자취가 고스란히 소개됐다.

'죽으면 죽으리라'는 그의 의지가 렌즈에 함께 녹아들었기 때문일까. 바울의 선교지를 직접 가지 않았지만 사진전에 와 있는 것만으로도 마치 바울의 선교현장 와 있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되는 힘이 느껴진다.

   
이백호목사

"가능하다면 이번 전시를 마치고 지방의 작은 교회에서도 전시회를 열고 싶어요. 모든 경비를 내가 부담하더라도 상관없습니다. 사도바울의 여정을 통해 성경이 '신화'가 아니라는 사실을 또 그 길이 단순한 성지가 아니라 복음의 현장이라는 사실을 세상에 알리고 싶었기에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어요. 그게 제 사명이라 생각했죠. 이제는 그 사실을 세상 곳곳에 알려야죠. 특히 우리나라는 바울에 대한 이미지가 너무 없어요. 이 사진이 목사님들과 한국교회 성도들에게 좋은 시청각 자료로 사용됐으면 좋겠습니다."

"나를 살게 하신 것은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이 목사는 '조선집시의 눈물'을 컨셉으로 해외 곳곳에 흩어져 살았던 조선인들의 삶과 애환을 카메라에 담아 볼 생각이다. 아직도 3개월에 한번씩 검진을 받아야 할 만큼 몸이 완벽하게 회복되지도 않았는데도 그는 "주님을 섬기는 일에 쓰임 받다가 주님 오라하시면 가야하지 않겠냐"면서 또다시 위험한(?) 여행을 벌써 출발했다.

초대교회의 복음전파 현장의 고난과 아픔 투쟁의 실상을 생생하게 담아낸 이 목사는 이제 카레이스키 고려인 꼬레아노 등의 이름으로 살아가는 이 민족의 슬픈 역사를 다시금 되살려내겠다는 포부다.

이백호목사는 지난 2000년 사도바울의 전도여행을 시작해 8년 동안 다섯 차례에 걸쳐 바울의 발자취를 좇았다. 그러나 2008년 한국에 잠시 들른 그는 심한 복통으로 병원을 찾았고 '임파선 암'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 와중에도 그는 "내가 죽는 것도 살아 돌아오는 것도 주님의 뜻"이라면서 '다메섹'으로 떠났고 돌아온 후 암 투병 중에서 '바울의 길 나의 길'(크리스챤서적)을 완성했다.

한편 그의 저서 '바울의 길 나의 길'은 지난 5월 15일 재판됐으며 초판보다 사도바울의 흔적이 담긴 사진이 다량 수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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