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권태기, 이젠 안녕"

"신앙의 권태기, 이젠 안녕"

[ Book ] '게으름' 저자 김남준목사 후속작 '싫증' 출간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0년 05월 11일(화) 15:36
   
▲ 김남준목사(열린교회)
남녀간 애정이 지속되는 데 유통기한이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연애기간이 길어지거나 결혼 후 만남이 일상이 되면 더이상 설레임을 느낄 수 없다고 한다. 연인이나 부부간에서나 이야기되던 권태기, 그런데 하나님과의 관계에서도 권태기가 있다?

'게으름'의 저자 김남준목사(열린교회)가 최근 '싫증(생명의말씀사)'이라는 제목의 신간을 펴냈다. 게으름과 싫증 모두 신앙생활의 '보이지 않는 적'이라는 점에서 닮아있다. 소리없이 침투해 포도원 전체를 허무는 얄미운 여우, 혹은 무심코 넘겼다간 컴퓨터의 전 시스템을 망쳐놓을 수 있는 치명적인 바이러스 같은 것들.

하지만 엄연히 다르다. '싫증'은 모든 게으른 삶의 뿌리에 해당한다. "왕년에 신앙생활 정말 열심히 했었는데…." 하나님을 뜨겁게 사랑했던 기억은 어느새 희미해지고 신앙의 무기력증, 영적인 권태기에 빠진 사람들의 고백이다. 문제는 이런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데 있다.

지난 6일 서울파이낸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저자 김남준목사는 "얼마전 MRI 검사를 받았는데 겉으론 보이지 않는 것들이 다 드러나더라"면서 "이 책이 신앙생활을 정체되게 하는 보이지 않는 원인을 명백히 드러나게 하는 책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한달의 안식월 기간 동안 유럽 여행을 갔던 적이 있었어요. 장시간 버스로 이동을 했는데 그때 빽빽히 메모해둔 것을 소재로 쓴 것이에요." 처음 신학적, 논리적으로 기록됐던 내용이 읽는 이를 위해 쉽게 풀어졌다. "기독교 작가로 부르심 받고 60여 권의 책을 썼다.

전세계 곳곳에서 독자들을 만날 때마다 무거운 책임을 느끼게 된다"고 밝힌 그는 "복잡한 것이 아닌 단편적인 것을 요구하는 포스트모던 시대의 문화코드를 무시할 수 없다. 소통을 위해 더 재미있게 쓰고자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15분의 설교 안에 재미, 감동, 변화 모두를 원하는 세대에 가깝게 다가가기 위해서다.

하루에 4시간씩 말씀과 기도에 전무한다는 그에게도 '싫증'은 있을까? "당연하다. 매일 싫증을 경험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지겨워진 하나님'에 대한 위험은 언제나, 누구에게나 도사리고 있다는 말이다. 청년들은 감각적인 유혹에 빠지기 쉽고 주부들은 일상사에 묻혀서, 저마다 갖가지의 이유로 싫증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해결책은 본질적으로 같다.

그가 제시하는 싫증을 이기는 대책, '신자병법'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의 마지막 장을 확인할 것. 어쩌면 이미 알고 있지만 실천하지 못하거나 잊혀져버린 내용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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