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탐방 4. 한들출판사

출판사 탐방 4. 한들출판사

[ Book ]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0년 04월 13일(화) 12:09

신학과 현장을 잇는 가교

   
▲ 그동안 목사고시생들에게 나눠준 책들을 설명하고 있는 정덕주목사.
출판을 통해 '생각하는 신앙, 창조적인 신학'의 구현에 앞장서온 한들출판사(대표:정덕주)는 질풍노도의 사춘기를 지나 청년기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그만큼 성인으로서 한국교회와 신학에 대한 책임감도 커졌다. 햇수로 18년, 거센 세파에 흔들릴때도 꿋꿋이 외길을 걸어온 한들의 오늘은 곱디 고운 흙으로 기경된 밭의 모습을 닮아있다. 이제 한국교회를 위해 쌓아온 내공을 최대한 이끌어내야 할 때.

한들은 출판계가 움츠러들고 저마다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던 1992년, '전문출판'을 목표로 태동해 그간 기독교 지성인을 위한 학술서적을 출간해왔다. 지난 1999년 현재의 기독교회관 사무실로 이전해 한국교회에 유익을 주는 책만들기에 전념해온 한들은 지난 3월 '폴틸리히 조직신학'으로 '500'번째 책을 완간했다. 지금까지 한들은 UNI(국내 박사학위 학위논문), SIRIUS(고전 혹은 명저), LOGIA(전국신학대학협의회가 인정한 신학 석사학위 우수 논문) 등 3가지 종류의 총서를 발간해왔다.

지난 1월 발간된 '그리스도인 앙겔라 메르켈'은 새롭게 시작된 트라움(TRAUM, 독일어로 꿈을 의미) 시리즈의 첫번째 책이다. 정치인, 철학자, 외교관 등 각 분야 그리스도인의 삶을 조명하는 형식. 신학에서 삶으로, 기독교 지성인에서 일반 지성인으로 영역을 확장하기 위한 시도다. 얼마전 한들출판사에는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언론계에 종사하고 있다는 중년의 남성은 "메르켈 관련 책은 다 읽었는데 이 책을 가장 감명깊게 읽었다"며 "내재화된 신앙을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기독교의 본질을 기초로 한 메르켈의 삶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한들호 선장 정덕주목사는 "이런 이삭줍기도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당시의 소회를 전했다. 정 목사는 또 "신학이 없는 목회는 바람이 불면 쓰러지고 현장이 없는 신학은 사변적으로 치우치기 쉽다"며 조심스레 새로운 계획을 밝혔다. 5백여 종의 학술서적을 펴낸 경험과 노하우를 토대로 '신학과 교회현장의 만남'에 주선자가 되겠다는 것. 이를 위해 올해 '신학과 설교(가칭)' 시리즈가 신설될 예정이다.

1997년 이후 본교단 목사고시에 응시한 사람이라면 모두 한들출판사를 안다. "훌륭한 목회자 한사람이 나온다면 출판사 10개와도 안바꾼다"는 신념하에 해마다 목사고시생에게 2천여 권의 책을 무상으로 보급해왔기 때문. 예비 목사들을 향한 애정으로 매번 주제 선정에도 고심을 거듭했다.

칼빈 탄생 5백주년을 맞이한 지난해엔 '요하네스 칼빈과 교회일치'를 번역, 출간했고 올해는 '종교개혁과 현대 오이쿠메네'가 출간을 앞두고 있다. 이또한 'WCC 부산 총회'에 맞춰 엄선된 것. '성서적, 복음주의적인 신학자-칼 바르트(1997)' '20세기 신학거장들의 자서전-나는 어떻게 변하였는가(1998)' '헤겔의 종교론집(2001)' '주기도문과 21세기 영성(2003)' '헬라 로마적 상황에서의 기독교(2006)' '한국사회와 기독교(2007)' 등 한들목사고시 도서의 주제를 통해 한국신학의 흐름을 엿볼 수 있다.

   
▲ '한들'이 처음 시작될 때 선물받은 지인의 작품.

독일 보쿰대(Bochum)의 미하엘 바인리히교수는 한들출판사를 가리켜 "한국의 반덴훅(Vandenhock&Ruprecht, 독일의 저명한 신학전문 출판사)"이라고 했다. 이제 한들은 신학에서 현장으로 한걸음 더 나아가고자 한다. '교회와 신학의 가교 역할을 하는 출판사.' 청년기에 접어든 한들의 새로운 정체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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