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렘브란트의 그림은 '시각적 주석'"

"렘브란트의 그림은 '시각적 주석'"

[ Book ] <화제의책> 렘브란트, 성서를 그리다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0년 04월 13일(화) 11:59
   
▲ 렘브란트, '갈릴리 바다 폭풍 가운데 있는 예수와 제자들'(1663), 유화, 160x127cm, 보스톤,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박물관(도난)
17세기 네덜란드 화가이자 유럽 미술사에서 가장 위대한 화가 중 하나로 꼽히는 렘브란트. 그는 경제적으로 넉넉치 않았던 말년에 주문받지도 않은 성서화를 쉼없이 제작했다고 알려진다.

렘브란트가 교회전통이나 교리가 아닌 자기만의 방식, 즉 '그림'을 통해 성서를 해석한 것에 주목, 그의 작품을 통해 성서와 신학을 새롭게 바라보도록 시도한 '렘브란트, 성서를 그리다(김학철지음/대한기독교서회)'가 최근 출간됐다.

어렵게만 느껴지는 '성서학'에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회. 저자 김학철교수(연세대)는 렘브란트의 성서화를 단순히 장식용이 아닌 '시각적 주석'으로 보고 믿음, 소망, 사랑 3가지 주제에 대한 신학적 성찰을 시도하고 있다.

실제로 누가복음서에 등장하는 '어리석은 부자'를 소재로한 그림(1627, 목판에 유화, 32x42.5cm, 베를린 국립미술관)에 보면 렘브란트가 비유 속 사건이 '밤'에 일어난 것으로 설정하고 짧은 삶을 상징하는 '초'를 켜두는 등 화가적 상상력을 최대한 살려 부자의 비유를 재구성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저자 김학철교수(연세대)는 렘브란트가 "예수님의 시대에는 없었을 안경을 부자의 눈에 씌워 비유를 왜곡하지만 부자의 재물에 대한 집착을 보여주기에는 그만"이라며 "덧없는 삶을 나타내는 촛불은 돈을 들고 있는 오른손에 가려져 돈과 부자의 얼굴만을 비출 뿐"이라고 해석했다.

또한 "앞으로도 성서와 시각예술의 만남을 지속적으로 시도할 것"이라며 성서화비평방법론, 기독교현대예술비평론 등으로 연구의 범위를 넓혀갈 것이라고 전했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