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을 씻으려면 자세부터 낮춰야..."

"발을 씻으려면 자세부터 낮춰야..."

[ 교계 ] 명지대, 10년째 교수들이 제자들 발씻기는 세족식 거행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0년 04월 02일(금) 11:16
   
▲ 이번 세족식에는 10여 년간 아까 모은 1억 원을 기부한 '행당동 고물수집' 고복자할머니(右)가 참여해, 함께 학생들의 발을 씻었다.

"제자들의 발을 씻긴 예수님처럼…."

명지대학교(총장:유병진)는 지난달 30일에서 1일까지 3일간 12회에 걸쳐 교수들이 직접 학생들의 발을 씻기는 '세족식'을 거행했다.

이번 세족식은 단회성 눈요기용 행사가 아니다. "하나님을 믿고 부모에게 효성하며 사람을 내 몸같이 사랑한다"는 설립정신에 따라 지난 2001년 처음 시작된 것으로 올해 10회째를 맞이하며 명지대의 아름다운 전통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이번 세족식에는 10여 년간 아껴 모은 1억 원을 기부해 언론에 수차례 소개된 '행당동 고물수집 고복자할머니(77세)가 동참해 눈길을 끌었다. 고 할머니는 지난 30일 오전 11시 서울인문캠퍼스 본관 대강당에서 열린 세족식에 유병진총장과 함께 직접 학생들의 발을 씻겼다.

   
▲ 한 학생의 발을 씻기는 유병진총장(左).
1백여 명의 교수 및 교직원들이 발을 씻긴 8백 여 명의 학생들은 "감사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고 입을 모으며 벅찬 감동을 전했다. 신주은학생(국어국문학과, 09학번)은 "교수님이 직접 발을 씻겨주시는 의미가 남다르다고 생각한다"며 "제자를 향한 사랑의 실천이 마음에 와닿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교목실장 구제홍목사는 "명지대 세족식은 스승에 대한 존경심이 쇠퇴해가는 요즘 교수들이 모범을 보여 섬김과 사랑의 중요성을 보여주고 치열한 경쟁사회를 살아가는 제자들이 용기를 잃지 않고 꿈을 이루길 바라는 '사랑의 마음'을 전하는 자리"라고 소개한 뒤 "사랑의 섬김을 전달받은 학생들이 다른 사람에게 사랑을 전함으로서 아름다운 캠퍼스, 사랑이 넘치는 세상을 만들었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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