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 ] 부활절 축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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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4월 01일(목) 09:43
사월이 오면 기억하리
머리에 손을 얹고
사랑한다고 일러주던 그 말
세상 어디에 있어도 별은 빛나듯
조용히 기다리시던
그 못 자국 손길
사월이 오면 알게 되리
어떻게 나를 위해
도살당한 짐승처럼 짓이겨졌는지
오, 나의 죽음이여
물과 피, 칠흑의 고통 너머에서
돌문을 굴리는 새벽
사월이 오면 보게 되리
빈 무덤 개키는 순백의 세마포
묵은 상처에 새살이 돋듯
피투성이라도 씻기시는 새벽이슬의 은혜
그는 여기 계시지 않아도
사월이 오면 끝내 알게 되리
꽃들 환히 불 밝혀 온 누리 물들이듯
사랑이야, 아낌없이 쏟은
그 사랑 알게 되리
남금희 /시인ㆍ경북대 초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