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평화 이땅에> 황무지에 평화의 꽃 피우자

<주님의 평화 이땅에> 황무지에 평화의 꽃 피우자

[ 교계 ] <서론> 폭력종식, 그 희망을 이야기하다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0년 03월 31일(수) 10:41

올해는 전세계의 비인도적 폭력을 근절시키려는 거대한 목적으로 세계교회협의회(WCC)가 진행한 '폭력극복 10년 운동(Decade to overcome violence)'의 마지막 해이다.

지난 10년간 세계교회는 폭력의 구조적, 문화적 뿌리를 찾아내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폭력을 자행하는 자들, 폭력의 도구에 저항하는 캠페인을 펼쳐왔다. 그러나 전세계 교회의 지난 10년간의 노력은 마치 바닷물에 한 컵의 물을 붓는 것 같이 그 영향력이 너무나 미미한 것처럼 보였다. 최근 10년간 전세계의 폭력은 줄어들지 않았고, 오히려 대규모 전쟁의 소식이 들려왔다. 남북관계 또한 최근 다시 경색되었고 평화의 사도가 되어야 할 교회들은 자신들끼리의 평화도 지키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본보는 다시 '평화'라는 주제를 통해 한국교회와 크리스찬 개인이 평화의 사도로서 나아가야 할 길을 3개월간 함께 모색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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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사전적 정의에 대해 세계적인 역사학자 R.아롱은 '인간집단(종족ㆍ씨족ㆍ국가ㆍ국가군) 상호간에 무력충돌이 일어나지 않은 상태'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기독교인들에게 있어 '평화'라는 단어는 무력충돌이 일어나지 않는 상태, 그 이상의 깊고 넓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성경에서 말하는 '평화'는 인간 내적인 화목까지를 포함하는 근본적이고 총체적인 화평을 의미한다. '평화의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도 하나님과 인간,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의 화평을 위해 오셨다. 예수께서 세상에 태어나실 때 천사들은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모든 기뻐하심을 입은 자들 중에 평화로다"라고 노래했을 정도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땅에 오신 가장 큰 목적 중 하나는 평화를 이 땅 가운데 전하고 실현하기 위해서였다. 그런 의미에서 평화의 본질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생명이 깃들어 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자녀인 우리 기독교인들에게 이 땅에 평화를 실현하는 과업은 가장 크고 무거운 사명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오시기 전부터 지금까지 세계는 전쟁과 폭력의 소용돌이에서 헤어나온 적이 없다. 예수께서 사역하신 당시 이스라엘은 세계 최강대국 로마에 의해 지배당하고 있었고, 분봉왕 헤롯에 의한 폭력과 억압이 자행되고 있었다.
 
로마 제국이 피정복 민족들을 통치, 강압적인 통제로 인해 표면적으로 전쟁이 없었던 시대를 가리켜 '팍스 로마나(Pax Romana)'라고 불렀는데 '팍스(Pax)'는 라틴어로 '평화'를 의미한다. 그러나 이 평화는 참 평화가 아닌 피지배층의 눈물과 한숨, 피가 전제된 일부 권력층만이 누릴 수 있는 이기적인 평화였고, 사실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원하셨던 본질적인 평화와는 완전히 상충되는 것이었다.

# 전세계 80여 곳에서 분쟁 갈등

 
그러면 지금의 세계는 어떠한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세계는 아직도 폭력과 전쟁으로 얼룩져 있고, 지금도 세계 도처에서는 크고 작은 갈등으로 생명을 위협받고 있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세계의 분쟁현황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1989년부터 2003년까지 매년 세계분쟁 건수는 80건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을 정도로 세계는 대립과 분쟁의 긴장 속에 있다.
 
2001년 9월11일 '9ㆍ11테러', 2001년 10월 7일 아프가니스탄 전쟁 시작, 1994년 아프리카 르완다에서 투치족과 후투족 사이의 대규모 내전으로 1백만 명 이상 희생, 2003년 3월 20일 이라크 전쟁 시작 등 최근 10년간 굵직굵직한 폭력 갈등만 살펴보더라도 아직 전세계에는 폭력이 만연하고 평화의 소식은 멀기만 한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폭력에서 가장 고통받는 이들은 가난한 나라의 가난하고 힘없는 민중이다. 이 민중 중에서도 여성과 어린이는 가장 큰 피해를 입는다.
 
전세계 정치 지도자, 기업가, 금융계 최고경영자, 언론인, 학계 인사들이 참석한 지난 1월 제40차 세계경제포럼(일명 다보스포럼)에서조차 인간 안보 분야의 주제에 집중할 정도로 평화의 문제는 지금 이 시점에서도 세계의 가장 큰 관심사다.
 
우리나라 또한, 전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서 그 어느 나라보다 많은 분쟁을 겪었고 지금도 겪고 있는 중이다. 역사적으로도 끊임없는 외세의 침략으로 전쟁을 겪기 일쑤였고, 일제의 침략으로 인한 식민지의 경험과 2백만여 명이 사망하는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기도 했다. 지금도 한반도는 전세계를 긴장시키는 전쟁 발발 가능 지역이고 최근에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 의지로 인해 동북아시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를 뒤흔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한민국 국민들은 그 어느 민족보다 평화에 목마른 상태다.

# 올해는 '폭력극복 운동 10년' 마지막 해

전세계적에 만연한 폭력과 갈등 속에서 교회의 역할은 너무도 자명해보인다. 바로 평화의 왕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이 시대의 크리스찬 한명 한명이 몸으로 살아내는 것이다. 이러한 '평화의 사도(Peacemaker)'로서의 삶의 실천은 세계교회협의회(World Council of Churches, WCC)의 '폭력극복 10년 운동(Decade to overcome violence)'을 필두로 전세계 교회에서 진행되고 있다.
 
WCC는 지난 1998년 12월 짐바브웨의 하라레에서 제8차 총회를 갖고 평화에 대한 사명을 재확인했다. WCC 총회는 가장 폭력적이었던 세기를 마감하며 교회, 에큐메니칼 기구, 그리고 선한 뜻을 가진 모든 이들에게 폭력을 극복하고 평화와 정의를 이루는 일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교회와 공동체들은 각자 자신들이 처한 상황에서 다양한 폭력 문제를 찾아내고 폭력극복 10년 캠페인을 통해 평화, 정의, 화해를 위해 노력하자는 취지의 운동이었다.
 
'폭력극복 10년 운동'의 마지막 해인 올해는 이 운동을 결산하고 평화를 위한 교회의 최대 과제가 무엇인지 파악하며, 또 다른 실천과제를 찾는 중요한 해라고 할 수 있다. 세계교회는 또 다른 10년을 바라보고 화해와 평화라는 공동의 소명을 다시 확인하고 현실화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본보는 4~6월 '평화' 특집을 통해 한반도 평화를 위해 노력한 한국교회의 역사와 과제, 세계평화를 위한 교회의 공헌과 나아가야 할 길, 전세계의 갈등 상황, 평화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평화를 이루기 위해 전제되어야 할 요소들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이 땅에 평화정착이라는 작은 씨앗을 뿌리고자 한다.
 
다음의 성경구절은 우리가 지금 이 순간 평화를 외치고 평화의 삶을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자명하게 보여준다.
 
"모든 것이 하나님께로 났으며 그가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우리를 자기와 화목하게 하시고 또 우리에게 화목하게 하는 직분을 주셨으니 곧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 계시사 세상을 자기와 화목하게 하시며 그들의 죄를 그들에게 돌리지 아니하시고 화목하게 하는 말씀을 우리에게 부탁하셨느니라.(고후 5: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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