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져도 괜찮아. 잘 뛰어줘서 고마워"

"져도 괜찮아. 잘 뛰어줘서 고마워"

[ 문화 ] 따로 또 같이 보는 기독교 영화 2편, 스포츠 소재로 진정한 승리 조명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0년 03월 30일(화) 20:05

2010 프로야구가 개막한 데 이어 남아공 월드컵도 두달 남짓 앞으로 성큼 다가오고 있다. 바야흐로 스포츠의 계절. 최근 축구와 미식축구를 소재로 한 기독교 영화가 나란히 제작돼 눈길을 끈다.

   
▲ 모겐족 아이들에게 축구를 가르치고 있는 강성민선교사의 모습.

지난 3월 25일 왕십리 CGV에서는 '소명2, 모겐족의 월드컵'의 시사회가 열렸다. 미얀마 태국의 국경지대 라오섬에 사는 모겐족 아이들과 한국인 강성민선교사가 주인공. 축구묘기 세계 챔피언 출신의 강 선교사를 만나 아이들이 정식으로 축구를 배워나가는 과정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담아냈다. 직접 골대부터 만들고 몸싸움하는 법, 승부욕 및 체력강화, 한국식 단체 얼차려까지 지옥훈련을 거친 팀이 남부지역 유소년 축구대회에 출전하는 내용이 역동적으로 전개된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당시 캐스터로 활약했던 김성주씨가 중계를 맡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승부에 박진감을 더한다. 이날 시사회에서 골이 터질때마다 박수가 터져나오기도. 공식구호는 "임마누엘-모겐!" 태국 방송에 출연한 강 선교사가 "나는 크리스찬이고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말하는 장면과 아이들의 발을 씻기는 세족식 장면이 삽입됐다. 중간중간 식수부족, 쓰나미의 위협, 난민 처지의 부족 형편 등을 소개하기도. 일반 언론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지난 1일 전국 CGV 상영관에서 개봉했다.

앞선 지난 3월 20일에는 '믿음의 승부'의 시사회가 서울극장에서 열렸다. '파이어 프루프'를 제작한 미국 조지아주 소재 셔우드교회의 또다른 작품으로 샤일로 기독교학교 미식 축구팀 '이글스'의 꼴찌탈출 도전기를 그렸다. 성적부진으로 인한 해임 위기, 가정의 문제로 벼랑 끝에 선 테일러감독이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면서 목표를 새롭게 설정한 뒤 팀이 놀랍게 변해가는 과정이 감동적으로 묘사되고 있다.

   
▲ 샤일로 고등학교 미식축구팀 이글스.

'믿음'이라는 소재를 포장없이 다루고 있어 자칫 '교회용 영화'에 그칠 수 있는 것이 단점. 하지만 이는 "믿음은 단순한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의도된 것으로 투박한 기법에 한 번 익숙해지면 감동은 깊어진다. 제작자가 직접 만든 성경공부용 교육자료가 있을정도. 꼴찌팀이 믿음으로 우승하게 되는 이야기 역시 비현실적인듯 하지만 다분히 현실적이다. 실제로 일어난 기적을 토대로 했기 때문. 경기전 선수들과 함께 기도하는 장면에서 감독은 선수 한명 한명에 반복해서 묻는다. "하나님이 하시는데 불가능이 있나?" 역시 같은 대답이 반복해서 돌아온다. "없습니다(nothing)." 오는 15일 명동 씨너스에서 개봉할 예정.
 
두 영화는 스포츠라는 소재 외에도 저예산 기독교 영화, 진한 감동과 유머, 실화를 바탕으로 한 점 등에서 상당 부분 닮아있다. 선수들의 유니폼 색깔도 그 중 하나. 하얀색 유니폼을 착용하던 이글스팀은 결승전에서 빨간색 옷을 입고 경기에 나선다. 상대편은 검은 옷의 자이언츠팀. 이는 감독의 의도한 바이지만 '검정과 빨강의 대비'는 대본없이 진행된 모겐족의 경기에도 등장한다.

맨발의 모겐족 아이들과 건장한 상대편 선수들, "너희는 우리의 상대가 안된다"며 자신만만한 자이언츠와 이글스팀의 대비는 골리앗 앞의 다윗처럼 세상의 거대한 장벽 앞에 위축된 그리스도인을 묘사하고 있다. "져도 괜찮아. 즐겁게 하자"고 격려하는 강 선교사나 "지더라도 주께 영광을 돌리자"는 테일러감독 모두 진정한 승리자로 비춰진다. 실제 경기의 결과는? 영화를 통해 직접 확인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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