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수도 복음의 능력으로 구원 얻는다

사형수도 복음의 능력으로 구원 얻는다

[ 특집 ] 특별기고/마지막 사형 집행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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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3월 25일(목) 10:01

 
1991년 시력장애로 인해 직장에서 해고되자 분한 마음으로 승용차를 몰고 여의도 광장을 질주해서 2명을 살해하고 17명에게 부상을 입힌 김용재(27)등 흉악범 23명에 대한 사형이 1997년 12월 30일 집행됐다. 아침 9시 서울구치소에서도 사형이 집행됐다. 기독교인이 3명, 천주교인이 4명이었다. 전날 밤늦게 구치소 기독교 담당관으로부터 사형집행이 있다는 말을 듣고 괴로워하면서 잃은 양 한 마리를 찾아 나선 목자의 심정으로 사형장에 입회했다.
 
첫 번째로 신정우씨(40)가 집행됐다. 집행 전 나는 마지막 악수를 해주고 책임지도 목사인 나에게 기도해 주기를 원하여 나는 마지막으로 간절히 주님께 용서를 빌며 기도했다. 신 씨 부모는 사망했고, 학벌은 초등 졸(국졸)이며 처자가 있었다. 피해자의 다가구 주택 재산을 근저당 설정하여 재산권을 확보하고, 커피에 청산가루를 타서 먹여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했다. 이런 흉악범이 예수를 믿고 세례를 받고 죽음의 순간에도 신앙심에 힘입어 밝은 표정으로 우리가 찬송을 부르는 동안 숨을 거두었다. 신 씨는 "내 몸을 약속한대로 기증하겠습니다. 여러분도 예수 믿고 천국가십시오. 내 자식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양육 보장책을 마련해 주시기를 바랍니다"라는 말로 유언을 했다. 아무리 흉악범이라도 예수를 믿고 회개의 눈물을 흘리며 마지막 선행을 하고 가는 것은 복음의 능력임을 깊이 체험한 순간이었다.
 
다음은 유영택씨(29세) 차례였다. 학력은 중졸이며 직업은 농업이다. 1992년도에 필자에게 세례를 받았고 가족사항은 모친과 5명의 형제가 있는 집안이다. 죄명은 모녀 살인 및 강간살인미수이다. 사형장으로 연출 직원들의 손에 이끌려 찬송을 부르며 들어왔다. 마치 소가 도살장에 끌려온 것 같았다. 인정 심문대 앞 마룻바닥에 앉아서 심문관의 인정심문을 무사히 마치고, 본인의 요구대로 기독교 의식을 거행했다.
 
예배후 그는 나에게 "어머니가 신앙심이 약하니 잘 믿으시도록 부탁했다는 말을 전해 주십시오"라고 말했다. 죽음 앞에서도 별로 당황한 빛이 없어 입회자들이 신앙의 위대성에 놀랄 정도였다. 내가 축도 후 심문관이 유언을 물었을 때 "나의 사체를 병원에 기증 하겠습니다. 여러분도 예수 잘 믿고 구원 얻기를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이 현장을 목격한 자는 누구도 그에게 돌을 던질 수 없을 것이다. 이 모습을 본 검사가 괴로워 하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면서 내 눈에서도 눈물이 흘렸다. 사형장 분위기는 숙연해 졌다. 전에 사형장에서 사형집행 신호 버튼을 누르는 보안과장은 "마음이 괴로워서 이제 손 털랍니다"고 해서 농담인줄 알았더니 나중에 알고 보니 정말 사표를 냈단다. 사형집행 버튼을 누르는 교도관들의 인권과 양심을 생각해 보자.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사형제도는 끝을 냈으면 한다. 유영택의 사체 기증건은 부모 승낙 없이는 불가능하기에 성취되지 못했다.
 
세 번째로 장정근씨(47세)가 사형 집행됐다. 죄명은 강도살인죄이며 학력은 초 2학년 중퇴이다. 고아출신이다. 결혼한 누님과 매형이 있을 뿐이다. 건축공사장에서 벌어놓은 돈 2백50만원을 도박으로 잃게 되자 수원시 모 다방에 비디오를 맡기고 마담에게 5만원을 빌리려 하였으나 거절당하자 망치로 머리를 강타하고 식칼로 찔러 살해하고 16만 5천원을 강취한 사건이다. 연출자 교도관들에 이끌려 찬송하며 들어온 후 인정심문을 마치고 필자가 그 곁에서 잠깐 예배를 드렸다. 심문관이 유언을 묻자 "자기는 고아인데 매형과 누님이 있어도 남보다 더 멀었습니다. 나의 시신을 기증 하겠습니다. 그동안 나를 신앙으로 이끌어주신 목사님들과 신우회 직원들과 자매님들께 감사드리며 안부를 전해주기를 부탁드립니다"라고 말했다. 불안 공포의 표정이 없이 미소로 여유를 보이는 승리자의 모습이었다. 우리가 찬송을 부르는 사이에 교수형에 처해졌다. 나는 사형장에서 흉악범도 복음으로 구원 얻는다는 것을 믿는다.
 
이번 부산 여학생 납치 성범죄 살인사건을 계기로 정부는 보다 실효성 있는 범죄 예방책과 교정교화 개선을 해야 할 것으로 본다.

문 장 식
목사ㆍ한국기독교사형제폐지운동연합회 대표회장ㆍ상석교회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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