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만남

진정한 만남

[ 목양칼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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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3월 23일(화) 17:25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교회에 다니면서도 하나님의 자녀된 기쁨을 온전히 경험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것을 본다. 그것은 하나님과의 진정한 만남의 체험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더욱이 바쁜 세상의 삶에 시달려 하나님과의 깊은 만남을 기대하지 않고 살아가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그러나 하나님의 자녀라면 하나님과의 진정한 만남의 체험을 통해 참다운 인생의 의미와 기쁨을 발견하는 은혜가 있어야 할 것이다.

오래 전에 우리 교회에 홍 집사님이 있었다. 나름대로 신앙생활을 한다고는 했지만 뜨거움이 없는 미지근한 신앙으로 지내오고 있었다. 신앙의 열정을 회복하기 위해 여기저기 기도원에도 다녀보았지만 그것도 잠시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몸이 안 좋아지는 것이 느껴져 병원에 갔더니 대장암 말기가 되어서 앞으로 두 달도 채 살지 못할 것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겨우 마흔 살의 나이에 대장암 말기의 진단을 받은 집사님은 눈앞이 캄캄해져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문득 목사님을 모시고 예배를 드리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지만 미신을 믿는 어머니는 "예수 귀신이 붙어 병이 든 것"이라며 무당을 불러서 굿을 해야 된다는 것이었다. 이는 목사를 오지 못하게 하려는 심산이었다.

집사님의 사정을 알게 된 나는, '주님이 내게 맡기신 영혼인데 무당에게 빼앗길 수 없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나도 집사님을 바라볼 때 마음이 아픈데 주님은 얼마나 아프실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굿을 하는 날, 그 집을 찾아갔다. 열심히 굿을 하던 무당은 내가 나타나자 굿이 잘 안 된다며 결국 뒷걸음질 쳐 그 집에서 나가버렸다.

그 때 내 마음에 저 집사님이 돌아가시면 과연 천국에 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집사님께 천국에 대한 확신이 있는지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집사님은 잘 모르겠다고 대답하였다. 천국에 가려면 예수님을 믿어야 하는데 안 믿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예수를 구주로 영접하는 자는 누구나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누린다는 복음을 전하였다. 그 말씀을 듣는 순간 성령의 역사로 그 집사님의 마음이 움직여져 중생의 체험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깨닫게 되었고 죽음에 대한 두려움도 사라지게 되었다.

변화를 받은 그 집사님은 다음 주일에 교회에 나오면서 이웃에 나오는 신혼부부를 전도하였고 그 이후로도 만나는 사람마다 주의 복음을 전하였다. 투병생활을 하면서도 마음에 기쁨이 넘쳤고 늘 기도와 말씀과 찬송의 은혜 가운데 살았다. 그 결과 무당만 쫓아다니던 어머니도 교회에 나왔고 술만 좋아하던 아버지도 예수님을 영접하게 되었다. 두 달도 채 살지 못한다던 집사님은 이후 1년 6개월을 더 살았고, 그 사는 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해서 교회에 나오게 했다.

하나님과의 진정한 만남은 이렇게 그 집사님의 삶을 완전히 뒤바꿔 놓았다. 집사님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세상을 떠난 날, 나는 만약 하나님께서 그 집사님에게 하나님을 잘 알지 못하고 지낸 40년의 삶과 대장암과의 투병생활을 하던 1년 6개월의 삶 중 어느 시간이 더욱 의미 있는 삶이었는가 물어본다면 분명 1년 6개월의 삶이 더 의미 있었다고 대답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그리스도인에게 있어서 진정한 삶의 의미와 가치는 절대 세상적인 기준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비록 무화과나무가 무성하지 못하며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어도 여호와로 말미암아 즐거워한다"고 고백한 하박국의 찬양처럼, 주님과의 진정한 만남을 통해 중생의 체험을 하면 건강이나 부, 명예가 행복의 기준이 아니라 하나님만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기쁨이라는 것을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경험하길 소망한다.

임은빈/목사 ㆍ 동부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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