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복음을 전하는 '선교 자장'

이것이 복음을 전하는 '선교 자장'

[ 아름다운세상 ] 서울강남노회 창성교회의 첫 해외 자장면 선교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10년 03월 03일(수) 14:25

   
▲ 자장면을 받아든 필리핀 여학생들이 밝게 웃고 있다.

【필리핀=차유진차장】 성경 속 '오병이어'의 현장은 어땠을까.
 
지난 2월 18일, 필리핀 몬탈반 카시글라한 마을에서는 '자장면 교회'로 알려진 강남노회 창성교회(장제한목사 시무) 교인들이 주민 5천여 명에게 자장면을 만들어 나눠주는 장관이 펼쳐졌다.
 
배식이 시작된 시간은 오후 2시.
 
한 그릇의 자장면이 완성되기까지 새벽부터 양파와 감자 껍질을 벗기고, 반죽을 하고, 자장을 볶고, 국수를 뽑아서 삶고 헹구는 등 수많은 공정을 거친 후였다.
 
몇몇 주민들이 맛을 보고 고개를 끄덕이자 사람들이 모여든다. 생전 처음 보는 신기한 음식이지만 어느덧 배식장소 앞에는 여려 겹의 긴 줄이 형성됐다.
 
이번에 필리핀 땅을 밟은 창성교회 교인들은 총 30명. 이중 학생들을 제외하면 어른은 17명이다. 자장 볶는 화로에 2명, 면 삶는 가마에 2명, 반죽기에 1명, 면 헹구는 일 1명, 면을 나눠 그릇에 담는데 3명, 자장을 떠주는 사람 2명, 그외 식재료 손질과 물 공급 담당자들을 빼면 남는 인력이 없다.
 
재료 손질부터 막 볶은 자장이 면 위에 얹어지는 공정이 쉴틈없이 돌아가는 가운데 어둠이 찾아왔다. 인파는 좀 줄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저녁 7시를 넘기며 5천 그릇을 돌파했다. 한 시간에 1천 그릇씩 나눠준 셈이다. 7시30분 경 모든 식재료가 떨어지며 요리가 멈췄고, 곧 배식이 마쳐졌다. 이날 하루 만든 자장면은 5천70 그릇.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막 6:37)는 표어 아래 매월 4~5곳의 국내 선교지를 누비며 팀워크를 맞춰온 창성교회 봉사팀의 첫 해외 사역, 마지막 날이었다.
 
기자는 3일 간 이들의 사역에 동행하며 자장면을 만드는 자세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
 
먼저, 자장면이 상징하는 겸손함을 지녀야 한다. 많은 정성이 들어가지만 만드는 사람이나 전하는 사람의 겸손함을 통해 부담이 아닌 편안함으로 먹을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많은 사람들에게 배달되는 요리인만큼 전달자는 사람들에 대한 두려움을 이기기 위해 영혼을 사랑하는 마음을 품어야 한다. 이번 봉사에서도 창성교회 교인들은 매일 아침, 저녁 기도모임을 통해 예상하기 힘든 상황과 인파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해냈다.
 
한편, 만드는 피곤함을 이겨내려면 이웃과 나누는 기쁨을 느껴야 한다. 부족한 잠과 고된 노동, 출발할 때 세운 높은 목표가 힘겨웠지만 자신의 욕심이 아닌 이웃들을 위한 목표라면 하나님의 강건케하심을 체험할 수 있다.
 
   
▲ 이번 첫 해외 자장면 봉사는 창성교회 장년, 청년, 학생들과 현지 교회 교인들의 협력을 통해 이뤄졌다. 사진은 지나 18일 몬탈반에서 5천여 그릇의 자장면을 전달한 후 한잘에 모인 봉사자들.

창성교회의 자장면 선교 역사는 그리 길지않다. 5년 전 처음 40명분의 자장면을 만들며 시작됐다. 그 후 군 장병들의 폭발적인 성원과 그 선교적 영향력에 매료돼 교회 건축도 미루고 매월 4~5차례 전날 준비한 면 반죽을 싣고 봉사에 나서고 있다.
 
이번 사역에는 서울강남노회 소망교회 김지철목사의 전폭적인 지원이 큰 힘이 됐다. 특히 필리핀까지 동행한 소망교회 김화년장로는 창성교회 교인들과 함께 일하며 큰 감동을 얻고 돌아갔다. 김지철목사와 장제한목사, 김화년장로는 각각 서울강남노회 노회장, 서기, 회계로 진중세례 등 올해 노회의 군부대 행사들을 자장면 봉사와 엮어 종합적인 섬김의 모델로 발전시켰다. 또한 같은 노회 충성교회 윤여풍목사도 봉사단의 숙박과 식사 등을 지원하며 선전을 응원했다.
 
이번 필리핀 선교에서 창성교회는 매일 새벽 4시30분부터 밤 11시까지 자장면을 통한 섬김에 최선을 다했으며, 가고 오는 날을 제외하고 3일 동안 아렌다, 빠야따스, 몬탈반 지역에서 총 1만2천2백여 그릇의 자장면을 주민들의 손에 전달했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