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을 마음에 새겨라

말씀을 마음에 새겨라

[ 논단 ] 주간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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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2월 10일(수) 11:33
권의현 / 대한성서공회 총무

국교회가 오늘날과 같이 크게 부흥하고 성장하고 발전한 데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수고가 있었음을 기억한다.

성경을 번역하기 위해서 애를 썼던 성경 번역자들, 그 성경을 온 나라 방방곡곡에 전하고 다녔던 권서들, 또 그 성경을 배우기 위하여 아이를 등에 업고 성경과 양식을 손에 들고 수십리 길을 걸어서 성경 사경회에 참여하였던 성도들의 노고가 있었다.

성경을 중심으로 하는 한국의 기독교를 선교사들은 '성경 기독교'라고 하였다. 사경회도 부흥회도 전도도 모두 다 그 시작은 성경을 배우는 일로 비롯되었고, 문맹 퇴치도 성경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개화기 초기만 해도 한국에는 한국어를 읽지 못하는 문맹자들이 많았다. 개화기 독립신문을 발행하던 당시의 문맹율은 90%를 넘었을 것이라고 한다. 그 당시는 읽을 것이 없었던 시기여서, 수많은 한국 사람들이 성경을 읽으면서 한글을 깨우쳤다.

1950년대에 전국적으로 성경 읽기 운동과 성경 암송의 열기가 일어나는 데, 1955년 '성서한국'에는 다음과 같은 기사가 실려 있다."성경을 읽는 것은 교인으로서는 마땅한 일이라 하겠으나 그 중에도 특히 자기가 즐기는 성경 구절을 암송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음은 매우 기꺼운 현상이다. 최근 각 교회에서는 집단적으로 성경 암송회가 열리어 성경 읽기 운동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구의 00교회라든지 충남 00교회 혹은 00 중고등학교 같은 데에서는 특별히 성경 암송대회까지 가져 성경 읽는 사람들의 힘과 용기를 더욱 북돋고 있다."

그 즈음에는 '성서한국' 매 호마다 이런 기사가 실리고 있었는데, 육당 최남선도 어릴 때부터 성경을 거의 암송할 만큼 즐겨 읽었다고 회고하였다. 그래서 많은 교회학교의 성경공부 시간에 요절을 암송하고, 성경학교나 수련회 때에 식사 배식을 받기 전에 성경 요절을 암송하게 하였다. 그리고 성경 요절 암송 카드를 가지고 다니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우리 모두가 잘 아는 대로, 신명기 6장에는 성경 말씀을 마음에 새기라는 본문이 나온다.
"이스라엘아 들으라 우리 하나님 여호와는 오직 유일한 여호와이시니 너는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 오늘 내가 네게 명하는 이 말씀을 너는 마음에 새기고 네 자녀에게 부지런히 가르치며 집에 앉았을 때에든지 길을 갈 때에든지 누워 있을 때에든지 일어날 때에든지 이 말씀을 강론할 것이며 너는 또 그것을 네 손목에 매어 기호를 삼으며 네 미간에 붙여 표로 삼고 또 네 집 문설주와 바깥 문에 기록할지니라."

'쉐마(들으라)'라는 히브리어로 시작되는 구절이어서, 이 본문을 '쉐마'라고 한다.
유대인들의 성경 암송은 널리 알려져 있다. 초기 한국어 성서 번역자였던 피터스는 시편 구절들을 히브리어 원문으로 암송할 정도였다고 한다. 우리의 신앙의 선배들도 많은 분들이 성경의 요절들을 암송하였으며, 장년 세대들 가운데에는 성경을 암송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는 컴퓨터만 켜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정도가 되었고, 성경 본문도 컴퓨터만 켜면 언제든지 검색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니까 이제 우리는 성경 본문을 암송할 필요가 없어진 시대에 살고 있는 듯하다.

성경 말씀은 우리에게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는 말씀을 "마음판에 새기라"고 가르치고 있다. 예전에는 참으로 많은 이들이 성경 말씀들을 암송하여 마음판에 새기고 살았다. 그런데 요즈음 디지털 세대의 젊은이들은 성경 말씀을 컴퓨터에 넣어두고 필요할 때만 꺼내본다. 컴퓨터에 넣어둔 성경이 우리의 자녀들의 인생을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도록 인도하고 주장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의 자녀들에게 우리의 신앙을 물려주며 대대로 하나님 안에서 복된 삶을 살도록 하려면, 성경 말씀을 그들의 마음 판에 새겨 주어야 할 것이다.
 성경 암송은 이제는 버려도 될 옛날 묵은 방식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성경 말씀을 통해서 일러주신 최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아직도 교회마다 성경 암송을 하도록 가르치는 곳이 적지 않게 있지만, 다시 한번 이러한 신앙 전미의 방법을 돌이켜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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