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대로 하면 되고?

생각대로 하면 되고?

[ 기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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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2월 01일(화) 18:53
박상기/목사ㆍ고잔중앙교회

돈이 없으면 돈을 벌면 되고 배고프면 밥을 먹으면 되고 모르면 배우면 되고 고민이 있으면 해결하면 되고 시험에 떨어지면 다시 보면 되고 애인과 헤이지면 다시 만나면 되고 감기에 걸리면 약 먹고 푹 자면 되고 취직이 안 되면 될 때까지 하면 되고 그녀가 좋으면 고백하면 되고…….'

요즘 회자되는 모 전자회사의 광고 로고송 내용이다. 그 광고를 볼 때마다 왠지 부정적인 마음이 야릇하게 고개를 든다. 곧 내가 평소 갖고 있는 신념이나 정서와 충돌하는 면이 있다는 말이다. 과연 무엇이든 생각대로 하면 된다는 이 같은 위험한 선동에 우리 국민들 모두가 무비판적으로 동의 한다면 그야말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결론을 미리 말하면 결코 인간은 생각대로 무엇이든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 왜냐하면 인간은 생각대로 할만큼 전능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인정하든 안하든 인간에게는 악한 본능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람들이 저마다 생각대로 무엇이든 하게 된다면 세상은 혼돈에 휘말리게 될 것이다. 이것은 적극적 사고방식이나 개방적인 삶의 자세와는 또 다른 차원의 맹목적이고 자기중심적인 무책임한 구호라는 차원에서 경계해야 할 것이다.

20세기 후반에 뉴에이지(New Age)라는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는 영적인 운동 및 사회활동이 등장하게 되는데 이 운동의 핵심적인 정신이 바로 '인간의 잠재적 능력을 극대화 시키면 인간도 신이 될 수 있다'는 무신론 내지는 범신론적 정신에 뿌리를 두고 있다. '생각대로 하면 된다'는 구호는 뉴에이지가 추구하는 정서와 정확히 맞아 떨어지는 구호가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도 신앙적인 차원에서 인간을 전능한 존재처럼 착각하게 만드는 것은 하나님의 존재를 무시하거나 그분의 능력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행위로서 그 심각성이 결코 적지 않다.

신앙 안에서 하나님은 온 우주 만물을 창조하시고 주권적인 섭리 안에서 다스리시는 전능하신 분이다. 따라서 인간을 포함한 우주 만물의 모든 역사는 하나님에 의해서 운행되는 것이다.

우연 같고 인간의 뜻대로 되는 것 같지만 결코 우연도, 인간의 생각이나 능력대로 되는 것이 아님을 인정하며 사는 것이 중요하다. 자고로 인간이 생각대로 자행된 역사가 흥한 예가 없기 때문이다. 아무런 생각 없이 '생각대로 하면 되지…'를 흥얼거리다가 자기 맘대로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지게 될까 염려된다.

온갖 부귀영화를 누리며 생각대로 다 누렸던 솔로몬이 인생 말년에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다'고 고백하고 생을 마친 것을 기억하며 겸손히 하나님을 인정하고 내 생각대로가 아닌 그분의 뜻을 따라 사는 것이 인생의 본분임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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