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政道와 正道'

'政道와 正道'

[ 논단 ] 주간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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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1월 26일(목) 09:37
이문식
남선교회전국연합회 회장
안동광성교회 장로

중국의 춘추전국 시절 '도척'이라고 하는 악명높은 도적이 살고 있었다.
그는 도적질하는 기술이 하도 탁월했기 때문에 그의 문하에는 도적질을 배우기위해 찾아오는 제자들이 많이 있었다. 어느날 도척이 제자들에게 도적질에 관한 강의를 하는데 한 제자가 "도적질에도 도(道)가 있습니까?"라고 물었다. 이에 대하여 도척은 정색을 하면서 "도적질에는 몇가지의 도가 있으니 첫째로 이 집안에 도적질 할 물건이 있는지 없는지를 아는 것은 성스러운 것(聖)이요, 둘째는 도적질이 성공할 것인지 아니면 실패할 것인지를 사전에 예측하는 것은 용기(勇)있는 일이요, 셋째로 도적질을 마치고 맨 나중에 나오는 것은 의로운(義) 일이요, 넷째로 도적질한 물건을 공평하게 나누어 갖는 것은 어진(仁)일이라"고 대답했다.

남의 물건이나 재산을 훔쳐가는 도적에게도 도가 있다면 정치인들에게도 분명히 정도(政道)가 있을 것인데 스스로 가슴에 손을 얹고 양심의 소리를 들어봐야 한다.

정치하는 분들이 정치 이념이 틀려 소속정당이 다르고 정치철학이 다를지라도 정치하는 목적은 '나라와 민족을 위하여'일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정치인이 권력을 잡기위해서는 공자 만큼이나 도덕적인 공약을 내걸지만 실제로 이후의 면모를 살펴보면 그 공약의 30%도 이행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고 표를 얻어야 당선이 되어 정권을 잡을 수가 있기 때문에 당근같은 공약으로 약속하지 않으면 인기가 떨어지고 표를 얻지 못해 낙선되면 그의 정치생명은 끝이 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불가능한 것을 알면서도 화려한 공약을 하게 되고 해야한다. 또 자기가 불리한 걸 아는 사람은 당선자의 입장을 난처하게 만들기 위해 아예 불가능한 공약을 하기도 한다.

요즘 정가에서는 세종시 문제로 의견이 분분하니 온 나라가 시끄럽다. "대통령이 국민과의 약속이니 약속은 지켜야 한다"고 말하는 인기관리파 또는 의리파가 있는가 하면 선거때 공약을 했더라도 시대상황 여건에 따라 이해득실을 따져보고 잘못된 것이면 수정해야 된다는 실리파가 있어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전자나 후자의 경우 모두 맞는 말이다. 약속은 지켜야한다. 그러나 모든 여건이 맞아야 한다. 돈이 없으면 돈을 확보해서 해야하고 시기가 안맞으면 때를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대통령과 국민과의 약속은 세종시 뿐이 아니다. 대운하 공약도 국민과의 약속이었다. 이 일도 마찬가지로 정도를 따라 처리돼야 할 것이다. 필자는 현재 세종시보다 치수(治水)의 문제가 더 급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남북 통일을 하려면 첫 협상 과제가 수도의 위치를 정하는 일이 될 수도 있다. 남쪽으로 내려오면 북측에서 반대하고 북측으로 올라가면 남측에서 반대할 테니 말이다. 언젠가는 남북통일이 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도 우리는 정도를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무슨 일이든지 한 쪽으로 치우치면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경우가 많다. 환경을 보호한다고 고속도로도 자동차도 없는 세상을 추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어떤 길을 선택하냐에 따라서 때때로 더 많은 시간과 자원을 낭비하기도 한다.

"심산계곡(深山溪谷)에서 나물을 먹고 물을 마시며 누우니 대장부 살림살이 이만하면 족하도다"라고 생각했던 옛 조상들은 지금의 우리보다 훨씬 더 마음의 편안함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과거 필자는 '이 사람들이 정권을 잡으면 정치 잘할 것이다' 또는 '이들의 생각이라면 지상낙원도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었다.그러나 꿈, 말, 현실은 다르다. 말을 잘하는 사람은 항상 행동보다 앞설수 있고 이상주의로 빠지기 쉽다. 실천 가능한 일부터 하도록 하자. 서로 마음을 같이하여 정도(政道)를 지키고 정도(正道)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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