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겨운 세상 향해 던지는 유쾌한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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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 ] 희망의 메시지 전하는 뮤지컬 2편, '연탄길' '갓스펠'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09년 11월 16일(월) 10:44
   
▲ 희망뮤지컬 '연탄길' 출연진.
갑작스레 찾아온 매서운 한파로 움추려든 마음을 활짝 펴게 해줄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일명 웰메이드(well-made) 뮤지컬 두 편이 바로 그 주인공. 4백만부 판매에 빛나는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연탄길'과 뮤지컬 역사상 성공한 오프브로드웨이 작품으로 평가받는 '갓스펠(Godspell)'이 각각 무대에 올라 절망으로 얼룩진 세상을 향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이른바 '노블컬'로 불리우는 장르전환의 시도는 2009년 하반기 뮤지컬계의 '新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남한산성', '퀴즈쇼', '달콤한 나의 도시' 등 탄탄한 원작을 토대로 한 뮤지컬이 제작되고 있는 가운데 '연탄길'도 그 행렬에 이름을 올리고 오는 28일 막을 연다. 이번 작품에는 한국뮤지컬대상 최우수작품상에 빛나는 마리아 마리아 제작진이 투입됐다. 원작자 이철환작가는 "3번이나 연탄길을 영화로 만들자는 제의를 받았지만 고심끝에 거절했었다"며 "시작부터 기도로 만들었던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의 정체성에 이끌려 수락한 것"이라고 전했다.

뮤지컬이라는 새 옷을 입고 관중과의 만남을 위한 막바지 준비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연탄길'은 얼어붙은 사회를 향해 따뜻한 사랑을 노래한다. 꽁꽁 얼어붙은 비탈길에 뿌려진 연탄재는 이웃을 향한 사랑가루. 자극적인 소재의 공연 문화에 익숙해진 대중들을 향해 희망뮤지컬 '연탄길'은 "작은 친절이 모여 따뜻한 사회를 만든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1년이 넘도록 심혈을 기울여 작업한 음악과 인형, 마임 등의 상징기법은 또다른 자랑거리. 연출은 마리아 마리아 '예수'역의 배우 박상우씨가 맡았다. 이번 작품을 통해 뮤지컬 감독으로 데뷔하는 그는 "가족에 대한 사랑, 낯선 사람에 대한 사랑, 우정 등을 소재로 '어른동화'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지난 6일 무대에 오른 '갓스펠'은 1971년 뉴욕 오프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수년간 매진을 기록하며 2천6백회 이상 공연된 롱런 뮤지컬. 미국 뿐 아니라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도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한국 공연이 처음은 아니다. 그러나 마치 처음인 것처럼 관중 앞에 섰다. 1971년 초연본, 1999년 개정본, 2000년 밀레니엄 버전을 통합해 2009년 한국의 상황에 재구성해 완성도를 높였고 예수님이 전했던 희망의 메시지를 재기발랄하게 그려보고자 했던 원작의 의도가 재기발랄함에 너무 무게를 둔 나머지 마치 쇼와 같은 오락적 여흥으로만 흐른 경향을 극복하고자 철저히 예수님의 메시지에 집중해 그것이 현대인에 어떠한 의미를 주고 있는지를 담아내고 있다. 그렇지만 재기발랄함은 지속된다. 엄숙한 설교가 아닌 하나의 커다란 놀이의 형태 속에서 예수님의 일대기를 그려내고 있는 것.

   
▲ 놀이의 형태 속에서 예수님의 일대기를 재기발랄하게 그려낸 '갓스펠(Godspell)'의 한장면. 

 공연을 기획한 아삽프로덕션 관계자는 "갓스펠은 사람들에게 친숙하게 잘 알려진 작품이지만 실제로 제대로 된 번역과 공연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며 "라이센스 뮤지컬이지만 창작 뮤지컬과 같은 과정을 통해 무대에 선보이게 됐다"고 냉정한 평가와 함께 진심어린 조언과 격려를 요청했다. 내년 1월 31일까지 서울 정동 제일화재 세실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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