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손

(9)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손

[ 크리스찬경제칼럼 ] 크리스찬경제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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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1월 05일(목) 10:12
박용경 / 도원동교회 목사ㆍ전 제주대 교수

   
자급자족 시대에는 시장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사람들은 자급자족보다는 자신이 잘 생산할 수 있는 한두 가지의 재화만 특화해서 생산하는 방법이 더 효율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어, 한 가지 재화를 생산해 다른 사람에게 팔고 자신에게 필요한 다른 재화들은 다른 사람에게서 사기 시작했다. 그런데 재화를 팔기 위해 일일이 다른 사람의 집을 방문하는 것이나, 원하는 재화를 사기 위해서 이 마을 저 마을 찾아다니는 것이 여간 번거롭고 힘든 일이 아니었다. 이에 불편함을 느낀 사람들은 정해진 날짜에 정해진 장소에 모여 함께 재화를 교환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시장의 시작이다.

만약 시장이 없다면, 얼마나 불편할까? 옷을 살 때에 누가 옷을 팔고 있는지 몰라 이집 저집 문을 일일이 두드려야 한다. 다행히 지금은 주변에 항상 시장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런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 사람들은 시장을 통해 시장가격으로 재화와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거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런데 시장에서의 다이아몬드의 가격은 왜 그렇게 비싼 것일까? 공기 없이는 도저히 살 수 없는데도 공기는 공짜로 주어지고, 다이아몬드는 없어도 살 수 있는데 다이아몬드의 시장가격은 터무니없이 비싸다.

국부론의 저자 '아담 스미스(Adam Smith)'는 230여 년 전에 이 시장가격의 결정 원리를 "보이지 않는 손"이란 이름으로 설명하였다. 공기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거의 무한대로 존재하다 보니 공짜이고, 이에 반해 다이아몬드는 사람들의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시장가격이 매우 높은 수준에서 형성된다. 아담 스미스는 각 개인이 사사로운 이익만을 위해 일해도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은 이를 모든 사람에게 이득이 되는 결과로 이끌어준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자신의 이득만을 위해 일하기만 하면, 나머지는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이 알아서 해결해주니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고 하였다.

아담 스미스가 등장하기 이전에 경제학자는 대체로 신학자 혹은 철학자들로서, 이들은 당시의 급변하는 사회적 상황 속에서 새로운 경제질서의 도덕성을 정립할 필요를 강하게 느꼈다. 그 이전의 사회에서는 권리나 의무 같은 것이 가치체계의 핵심을 구성하고 있었으나, 시장 경제가 등장하면서 물질적 성공도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머리를 들기 시작하며 사람들의 가치관에 커다란 혼란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라는 가르침을 받고 살아 온 사람들에게 생존을 위해 경쟁에서 이웃을 이겨야 하는 냉혹한 현실은 고통이 아닐 수 없었다. 이와 같은 딜레마에 확실하게 마침표를 찍은 사람이 경제사상가인 아담 스미스이다. 그러나 냉혹한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은 불완전하여, 때때로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우리 주님의 손은 다르다. 물에 빠지는 베드로를 예수님께서 즉시 손을 내밀어 붙잡아주셨다(마 14:31). '즉시'라는 말은 예수님의 본능적 동작을 상징하며,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은 본능적임을 의미한다. 에스라는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손이 역사를 움직임을 알았다. 그래서 이스라엘로 돌아올 때, 아닥사스다 왕에게 우리 하나님의 손은 자기를 찾는 모든 자에게 선을 베푸신다고 고백하며, 아닥사스다 왕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았다(스 8:22). 하나님의 손은 말씀하신 것을 이루시는 온전한 손(대하 6:4)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를 푸른 풀밭과 쉴만한 물가로 인도하시겠다고 약속하신 하나님의 선한 손(스 7:9)을 꼭 붙잡고 하나님만 따라가는, 부족함이 없는 부요한 삶을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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