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학교 발전을 위한 선택'

'기독교학교 발전을 위한 선택'

[ 기고 ] 2010년 시행되는 고교선택제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09년 09월 21일(월) 18:58

2010년에 서울에서 인문고등학교에 진학하려는 학생들은 학교를 선택 지원할 수 있게 되었다. 1974년에 고등학교 무시험배정진학(이른바 고교평준화제) 이전에는 학생과 학부모가 가고 싶은 학교를 선택하여 입학원서를 내고 시험 등을 거쳐서 고등학교로 진학하였으나 고교평준화제도 이후에는 학생의 의사와는 상관없는 학교에 추첨배정되었다. 학생의 학교선택권을 빼앗긴 것이다.

1974년 이후에도 실업고등학교와 최근에는 외국어고등학교 등 특수목적 고등학교가 지원을 받아 학생을 뽑고 있으나 그 수는 전체 진학생의 10%를 약간 상회하는 수다. 고교평준화 시행으로 인한 여러 가지 폐단을 시정하고 자율과 경쟁으로 공교육을 살려야 한다는 주장에 시민들의 공감이 늘어가는 가운데 서울시 교육당국이 2010년도부터 새로운 고교입학전형방법으로 학교선택지원제를 시행하게 된 것은 늦은 감이 있으나 다행한 일이다.

내년에 인문고등학교로 진학할 학생은 오는 11월에 서울시 안에 있는 2백여 개 인문고등학교 가운데서(단일학군) 제1지망, 제2지망으로 두 학교를 선택지원하게 된다(제1단계). 제2단계에서는 자기가 다니고 있는 중학교가 속해있는 고등학교 학군(일반학군)내 인문고등학교 중에서 제1지망, 제2지망으로 두 학교를 선택지원하게 된다. 지원자가 그 학교의 모집정원보다 많을 경우에는 제1단계에서는 모집정원의 20%, 제2단계에서는 40%를 추첨으로 선발한다. 1,2단계선발에서 탈락한 학생들은 자기학군과 인접한 학군을 합친 학군(통합학군)에 통학거리, 1,2단계 지원사항 종교 등을 고려하여 배정된다. 이것이 제3단계이다. 다만 학생수가 적은 중부학군(종로구,중구,용산구)에 있는 학교에는 지원자 중에서 1단계에서 60%, 2단계에서 40%를 추첨배정한다.

2010년에 서울시내 2백여 개 인문고등학교의 모집정원은 대략 9만5천명 정도이다. 그 가운데 제1단계 20%, 제2단계 40%에 해당되는 5만7천명 내외의 학생이 선택지망한 학교에 입학하게 되는 셈이다. 1백%가 아닌 60%의 학생에게만 주어지는 학교선택이지만 이것은 36년만에 되찾은 교육수요자의 권리라는 점에서 소중한 것이다. 그러므로 앞으로는 모집정원 1백%가 지원학생으로 채워져야 한다. 

학교선택권의 의미와 선택받기 위한 노력
국민은 누구든지 자기의 능력과 소질을 개발하여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1948년에 공포된 유엔인권선언은 제26조에 "부모는 자녀에게 제공되는 교육의 종류를 선택하는데 우선권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교육기본법은 제3조에 "모든 국민은 평생에 걸쳐 학습하고 능력과 적성에 따라 교육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자기의 능력과 소질을 개발하기에 적합한 학교를 선택하는데 구속을 받지 않아야 한다. 2010고교선택제는 고교평준화제도로 인하여 박탈당했던 학교선택권을 되찾게 되었다는 점에서 의의있는 변화인 것이다. 그 중에서도 독특한 건학정신으로 설립된 사립학교가 그 존재의미를 재정립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기독교정신을 건학이념으로 설립된 기독교학교는 고교평준화제도 시행기간에 그 정체성을 유지하기가 어려웠다. 성경학습과 예배를 비롯한 기독교교육을 제대로 할 수 없었으나 이제는 숨통이 트이게 되는 것이다.

이번에 부분적으로 학교선택권이 회복되어 모집정원 전원을 지원자로 채울 수 없는 아쉬움이 있으나 앞으로는 학교가 학생을 선발할 수 있어야 한다. 현단계에서 국공립학교는 할 수 없더라도 사립학교에서는 학생선발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사립학교중에서도 기독교학교는 학생을 선발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긴요하다.
 2010고교선택제 시행이 공포되면서 각 학교들은 강당, 기숙사 등을 짓는다든지 동창회가 장학금을 모금하는 등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있으며 지방자치단체(행정구청)에서도 관내고등학교 수준을 높이기 위하여 재정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이런 변화의 시기에 기독교학교들도 장점과 특성을 확충하여 발전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물리적인 환경개선과 아울러 분명한 교육목표를 세우고 특색있는 교육과정과 교수-학습의 모형을 개발하는 데 학교와 교회가 함께 하여야 한다.

기독교인 자녀는 기독교학교를 선택지원하여야 한다.
2007년 9월에 본교단 제92회 총회는 올바른 기독교학교교육의 지침으로 '기독교학교교육헌장'을 채택하였다. 헌장 제5항에 '기독교인의 교육의무'가 다음과 같이 규정되어 있다. "모든 기독교인 가정의 자녀는 기독교교육을 받아야 한다. 한국교회는 기독교인 가정의 자녀들이 기독교학교를 통하여 기독교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기독교학교를 설립,지원해야 할 사명이 있다. 기독교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교회와 기독교학교가 지원, 협력한다." 기독교인 가정의 자녀가 기독교교육을 받도록 하는 것은 기독교인 부모의 의무요 책임이며 이를 위하여 교회와 학교가 지원하고 협력하여야 한다는 점이 강조되어 있다. 가정교육과 교회교육이 중요하지만은 복잡해진 사회환경으로 인하여 그 한계가 커짐에 따라 가정, 교회 및 학교의 협력을 요구하고 있다.

내년에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있는 학생이나 학부모는 아마 어떤 학교를 선택·지원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대학입시를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당연히 대학진학률이 높은 학교를 우선순위로 할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2008년 9월에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소장:박상진)가 서울시내에 거주하는 중학교 재학생을 둔 크리스찬 학부모 3백30여 명을 상대로 고교선택모의실험을 한 결과 진학하고 싶은 학교를 선택한 이유로 신앙교육(31.6%)이 1순위이고 통학거리(22.5%), 명문대 진학률(14.7%), 교육시설 및 환경(14.7%) 순이었다. 기독교인 학부모들은 항간의 추측과 달리 대학진학률을 우선순위로 보지 않고 기독교신앙교육을 가장 중요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여태까지는 우월한 지적능력이 높이 평가되었으나 앞으로 오는 시대에는 지성과 감성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능력과, 이웃과 더불어 함께하고, 남을 배려하는 인성을 가져야 지구촌시대에 알맞은 지도자가 될 수 있다. 우리 자녀들이 살아가는 시대는 감성과 덕성과 영성이 어우러진 시대이며 경쟁보다 협력과 봉사가 존중되는 시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무엇보다도 자녀들을 인격적으로, 신앙적으로 조화롭고 건전하게 양육하는 것이 진정으로 자녀를 위하는 일이다. 따라서 기독교학교를 선택하는 것이 지혜로운 선택이다.

2009년 현재 서울시내에는 26개의 기독교 인문고등학교가 있다. 그 중에는 교육환경 및 대학진학률 등에서 신ㆍ불신간에 우선 선택대상이 될만한 학교가 있고, 그렇지 못한 학교도 없지 않다. 그러나 교장을 비롯한 교직원들의 교육적 신념, 교직에 대한 소명감, 사랑을 바탕으로 하는 학생지도의 실제 등에서 비기독교학교에 비하여 상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은 자타가 인정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2010고교선택지원제 시행에 즈음하여 기독교학교들은 모든 채비를 갖추고 지원자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크리스찬 부모가 기독교학교를 선택하는 것은 기독교학교에 힘을 실어주어 발전의 계기를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다수의 학부모와 학생의 선택을 받는 학교는 그만큼 사회적 평가와 선호도가 상승하여 학교관계자가 격려를 받게 된다. 선택을 적게 받는 학교는 비선호학교로 인식되어 학교발전이 낙후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고교선택제시행을 앞두고 2010년에 고등학교 진학자녀가 있는 가정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모든 교우들이 자녀들이 신앙 안에서 성장하는 교육을 받게 하는 것과 아울러 기독교학교의 발전을 지원하는 뜻으로 기독교학교를 선택지원하는 것이 요망되고 있다.

김정섭
한국기독교학교연합회 사무국장
전 영락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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