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연장' 贊反을 논한다

'정년 연장' 贊反을 논한다

[ 기고 ] "교회가 원한다면 연장해야"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09년 09월 11일(금) 12:23

송인섭/목사ㆍ옥동교회

항존직의 정년을 75세로 연장하자는 문제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75세 정년연장에 대해 "교회가 원할 때"라는 단서를 붙인다면 정년을 연장해도 문제될 것이 없다고 본다. 교회는 목사를 청빙하고 장로나 집사나 권사를 피택하여 세운다. 항존직의 정년을 75세로 연장해도 교회가 70세 이후에는 처음에 하던 청빙이나 피택 때와 마찬가지로 교회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 시무 할 수 없게 하면 된다. 70세 이후 항존직의 계속 시무는 전적으로 교회의 선택권에 맡기자는 것이다.

교회가 원하지 않는데 무조건 75세로 연장하자는 것이 아니고 교회가 원할 때 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교회에서 신임을 얻고 건강하고 능력 있는 목사는 70세 이후에도 목회를 계속 할 수 있을 것이요, 그렇지 못한 분은 자연적으로 물러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목사고시 합격생들의 진로를 염려하여 정년을 연장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는 분들도 있다. 이 문제는 정년을 연장하거나 줄이거나 하는 방법으로 해결되는 수준은 이미 넘어선지 오래다. 어떤 분들은 정년을 65세로 단축하여 수급을 조절하자고 말하는 분들도 있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은 수천 명이 목사안수를 받고 일자리가 없어 무임목사로 또는 임지가 없는 전도목사로 적체되어 있는 형편이다. 현재 시무하고 있는 목사들이 전부 사임해도 그 자리를 채우고도 남는 숫자라고 한다. 목사 적체문제는 총회에서 어떤 특단의 기발한 조치를 취하기 전에 해결 될 수 없는 위험수위를 넘어선지 오래다.

그러므로 목사적체 문제와 75세 연장과 연관 지어서는 안된다. 한 노회에서 1년에 많아야 한 두 명, 어떤 때는 몇 년에 한 명이 70세로 은퇴를 한다. 그런데 노회 한 회기 당 10여 명 이상이 목사후보생 고시에 응시한다. 그리고 7개 신학대학교에서 해마다 신대원 졸업생이 7백여 명, 목연졸업생이 2백여 명이다.

금년에도 목사고시 합격자가 1천 명이었다. 이 문제에 대해 앞서 언급한 것처럼 총회차원에서 해결해야지 정년연장 문제와 결부시켜서는 안된다. 한 선배 목사님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젊어서는 힘과 패기로 목회를 하다 보니 굴곡이 많아 목회가 잘되기도 했고 잘못되기도 해 후회스러웠던 일들이 많았고, 중년에는 교회 가정 노회 총회의 일들로 분주함에 얽매이다 세월이 훌쩍 가버렸다"면서 "이제 인생이 무엇인지 목회가 무엇인지 알만 할 때에 정년이 되더라"고 의미 있는 말을 했다. 사실 나이 70세가 되면 목사나 다른 항존직들이 자녀들 교육을 다 시키고 결혼도 시키고 취직도 했고 가정사에 얽매임 없이 목회에 전념할 수 있게 되는 장점이 있다. 또 우리는 노년의 어른들에게서 큰 지혜를 배우게 된다.

창세로부터 딱딱하고 거칠고 무겁고 차가운 돌 속에 갇혀있는 영혼을 깨어나게 하기 위해 망치와 정으로 돌을 때려 불꽃을 만들어 돌에서 영혼을 캐낸 미켈란제로는 그의 나이 82세의 노년에 베드로 성당의 둥근 지붕을 완성했으며 20세기 최대 물리학자로 상대성 이론의 창시자 아인슈타인은 그가 76세로 숨지기 7일전 러셀과 함께 핵전쟁 방지선언을 했고, 또 독일의 시인이자 소설가요 극작가인 괴테는 83세의 고령에 파우스트라는 불후의 명작을 남겼다. 이들에게 70세가 넘었으니 은퇴하라고 했으면 이 같은 큰일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사명이 있는 사람은 결코 죽지 않는다"는 어느 성직자의 말이 생각난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신학을 전공한 뒤 평생을 해도 다 이루지 못할 주님의 일을 나이 들었으니 그만 두라는 것은 하나님의 뜻을 어기는 일이 되는 것이다.

필자가 아는 목사님 중 한 분은 젊어서부터 "나는 60세까지만 목회 한다"라고 입버릇처럼 말해왔었다. 그런데 그 목사님이 60세가 될 때 병이 들어 목회를 할 수 없게 되었고 지금은 요양원에서 투병 중에 있다 그의 말처럼 된 것이다. 하나님께서 사명을 감당하라고 생명을 주셨고 건강을 주셨는데 사람이 이러쿵 저러쿵 시비하며 논할 일이 아니다.

사명을 다하면 하나님께서 부르실 것이요, 일할 수 없으면 70세 이전이라도 그만 두게 하실 것이다. 이번 기회에 정년을 연장하여 그동안 쌓아온 실력과 목회경험을 총동원하며 주님의 일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70세 이후에는 모든 정치에서 손을 떼고 교회를 위해 봉사 할 것이며 노회와 총회의 원로로 후배들을 잘 지도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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