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운 냄새

향기로운 냄새

[ 목양칼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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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9월 11일(금) 12:15
양원용/목사 ㆍ 남문교회

가을이 오면 전북 부안에 있는 내소사 전나무 오솔길을 한두 번 찾는다. 내소사 입구 일주문에서 금강문까지 들어가는 6백 미터의 길은 그 곳을 아는 사람들은 두고두고 잊지 못하고 찾아오는 곳이다. 그곳에 전나무 오솔길을 걷노라면 불어오는 산바람에 온 숲이 연주하는 청아한 음악과 전나무 특유의 향이 머리를 맑아지게 하고 가슴을 시원케 하여 준다. 주변의 감나무에 감이 빨갛게 익어가고 다람쥐가 뛰어가거나 청솔모가 나무 타는 것을 보면 더 기분이 좋다.

숲의 정화 능력은 과학적인 근거가 있다. 식물이 유해한 미생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발산하는 살균 물질을 피톤치드(Fitontsid)라고 부른다. 피톤치드에는 테르펜으로 통칭되는 다양한 화학 성분이 있어 공기 중의 세균이나 곰팡이를 죽이고 해충, 잡초 등이 식물을 침해하는 것을 방지하며 아울러 사람에게 해로운 병원균을 없애기도 한다. 침엽수에서 피톤치드의 향이 많이 나오는데 이 향은 해로운 것을 몰아내고 원래의 상태로 회복시켜주는 능력이 있다. 그러므로 소나무나 전나무 숲길을 산책하며 피톤치드 향을 맡은 것은 정신과 육체의 건강에 좋다.

바울은 "악취 나는 인생이 아니라, 향기로운 인생으로 살 수 있음을 하나님께 감사한다"(고후2:14)고 하였다. 베다니의 마리아는 삼백 데나리온의 나드 향유를 예수님께 아낌없이 부었다. 그 향기가 예수님이 계신 온 집을 가득 채웠을 때, 예수님을 기쁘게 해드렸고, 병자들에게는 치유의 힘을 더해 주었다.

이 시대는 자연도 오염되고, 사람도 오염되어 쓰레기 냄새가 진동하는 세상에 향기로운 냄새가 필요한 때이다. 여러분에게 무슨 향기가 나는가? 레위기 3장에 보면 여호와께서 기뻐하시는 향기로운 냄새가 있다. 그 향기는 화목제의 화제 향기이다. 화목제는 '셀렘'이라는 단어로 하나님과 사람이 영적으로 화목 하는 것이며, 사람과 사람을 화평케 하는 제사이다. 화목제의 특징이 있다. 화목제사는 다른 제사와 달리 특별한 규정이 있다. 암수 구별을 하지 않았다. 화목은 특정인만 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다 하여야 한다. 나이를 제한하지 않았다. 번제, 속죄제, 속건제는 3년 된 송아지로 드렸는데 화목제는 나이를 제한하지 않았다. 나이와 관계없이 화평케 하는 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양과 염소를 구분하지 않았다. 신앙적으로 보면 염소는 별로 좋은 짐승이 아니지만 화목제로 드리는 데는 구분하지 않았다. 어떤 죄인일지라고 화목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제사장과 성도와 이웃이 함께 먹었다. 제사의 제물을 성도가 함께 먹을 수 있는 제사는 화목제사 뿐이다. 화목제사의 제물을 불살라 드리는 화제가 여호와께 향기로운 냄새라고 하였다. 하나님께서 가장 기뻐하셨다는 것이다. 제사장은 가슴과 우편 뒷다리의 살 고기를 먹었다. 화목 제사를 드리는 자는 남은 고기를 가지고 자신과 화목하여야 할 대상자와 함께 나누어 먹으며 화목하였다. 내일로 남기지 않고 당일에 먹었다. 화목 제물은 당일에 먹어야 하므로 화목은 다음날로 미루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기독교의 상징은 십자가이다. 십자가는 죽음이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의 죽으시며 내가 다 이루었다고 하셨다. 예수님께서 우리의 죄를 위하여 십자가를 지시고 죽으셨다. 하나님과 죄로 단절되었던 장벽을 무너트리기 위하여 화목제물이 되었다. 화목제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한 그리스도인들이 예수님처럼 화목제물이 되어야 한다. 자신이 죽어야 한다. 자신이 죽어야 이룰 수 있다. 이것이 여호와께 향기로운 냄새이다. 이 향기가 있는 사람이 하나님의 자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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