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김의 지혜

섬김의 지혜

[ 논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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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9월 02일(수) 16:11
   

지용수/총회 부총회장ㆍ양곡교회 목사

지난 10년 사이 우리 사회의 양극화 현상이 심각해져 빈곤층이 전체 인구의 11.2%에서 20.1%로 증가했다. 한편 상류층도 20.1%에서 25.3%로 증가했고, 이에 따라 중산층이 크게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빈곤의 문제는 정신적 좌절로 이어져 마약, 폭력, 자살 등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OECD국가 중 노인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가 되었고 청소년 자살률이 급상승하는 이때야말로 교회의 섬김의 역할이 절실한 시기이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본부가 '신뢰받는 개신교가 되기 위해서 수행해야 할 사회적 활동'을 일반인들에게 물어 본 결과 '봉사 및 구제 활동(47.6%)'이 가장 높았으며, 그 다음이 '윤리와 도덕 실천 운동(29.1%)', '인권과 환경 등의 사회 운동(12.5%)'순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회는 무엇보다 올바른 섬김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섬김을 실천해 나가는 지혜를 지녀야 할 것이다. 교회의 섬김은 신학적 섬김, 목회적 섬김, 영적인 섬김의 수준을 스스로 지켜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세계적 경영학자 피터 F. 드러커(Peter Ferdinand Drucker)는 자신이 쓴 '프로페셔널의 조건'이라는 책에서 인생의 프로가 되려면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청교도의 대지도자 리처드 백스터(R. Baxter)의 말과도 흡사하다.

그는 "남들에게는 하나님의 구원의 은혜를 제공하면서 정작 자신에게는 그것이 결핍되지 않도록 하라. 남들에게 밥상을 차려 주면서 자신은 굶어 죽는 일이 없도록 하라. 남들에게 전하는 그리스도와 성령을 자신도 먼저 다정하게 모셔 들이라"고 하였다. 본래 '리더'라는 말은 라틴어로 리단(lithan)인데 '앞서 가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리더는 누구보다도 성실한 자기 관리의 모델이 되어야 한다. 어쩌면 자기 리더십(self-leadership)이야말로 다른 사람들에 대한 리더십보다도 더 본질적인 것이 될 수도 있다. 자기 관리를 통한 섬김의 리더십을 가지는 교회가 될 때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지혜로운 섬김의 리더십을 소유한 한국교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사도행전 6장에 베드로를 위시한 사도들이 충성된 집사들을 세워 구제하는 일은 그들에게 맡기고 자신들은 기도와 말씀을 전하는 일에만 전무하는 자기 관리에 힘쓸 때 섬김과 교회 성장이 동시에 열매 맺게 되었던 예가 좋은 본보기가 된다.

유념해야 할 것은 신앙과 무관한 섬김은 신앙 운동이 아닌 사회 운동으로 전락한 섬김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예컨대 독일교회의 수는 1만9천여 곳인데 비해 이웃과 사회를 섬기는 공동체는 3만2천여 개나 된다. 이는 결코 바람직한 모습이 아닐 것이다. 마치 머리가 몸보다 더 큰 가분수 어린이 같은 비정상인 모습이라 할 수 있다. 독일뿐 아니라 유럽의 대부분의 교회가 섬기는 일을 기도와 말씀 전하는 일보다 더 중히 여기고 우선순위에 둠으로 주님의 몸된 교회들이 나약해져 가는 아픈 현실을 우리 한국교회는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우리 사회는 사회봉사와 사회 복지의 물결 속에 섬김을 위한 자원봉사자 수도 급증하여 2007년도 말 전국 2백48개 자원봉사 센터에 자원봉사자로 등록한 사람의 수가 3백27만9천9백11명이나 된다. 이러한 섬김의 운동을 교회가 건전하게 주도해 나가기 위한 우선 과제는 건전한 섬김의 리더십을 확립하는 것이다. 그것은 곧 그리스도의 섬김을 본받는 것이고 교회는 그것을 위해 그리스도를 철저히 섬김으로써 그리스도의 지체가 되어 섬김을 실천해 나가야 한다. 그리스도 없는 섬김은 한계가 있고 부작용이 나타날 뿐더러 하나님의 나라와는 아무 상관이 없기 때문이다.

최후의 만찬 자리에서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신 예수님께서 "내가 너희에게 행한 것같이 너희도 행하게 하려 하여 본을 보였노라"고 말씀하셨다. 이 말씀을 오늘 우리들은 항상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주여! 우리에게 섬김의 지혜를 주셔서 우리의 섬김이 주님께서 원하시는 섬김이 되게 하옵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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