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백은 세상에서 비교할 수 없는 하나님"

"나의 백은 세상에서 비교할 수 없는 하나님"

[ 아름다운세상 ] 세계 3대 명기 '과르네리'로 연주하는 바이올리니스트 박지혜씨.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09년 04월 21일(화) 11:31

   
▲ 공연 후 '과르네리'와 함께.
지난 8일 오후 6시 안양샘병원 샘누리홀에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했다. 한마음으로 수요전인치유집회에 나아온 사람들은 의사 간호사 환자라는 구분이 무색한듯 했다. 노래하는 의사들로 구성된 샘병원 '실크로드' 팀의 중창과 연주가 끝난 후 고난주간을 맞아 특별한 손님이 단상에 섰다. "저를 치유하셨던 하나님께서 여러분의 몸과 마음도 치유해주시기 바랍니다." 세계 3대 명기인 '과르네리'로 연주하는 바이올리니스트 박지혜씨(24세)였다.

연주회에 앞서 만난 지혜씨, 교회에서 연주는 해봤지만 병원에서의 연주는 처음이라고 했다. 소감을 묻는 질문에 "나의 말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항상 연주전에는 조심스런 부분이 있어서 최대한 하나님을 바라보고자 노력한다"며 병원생활로 지친 이들에게 희망과 응원,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나도 찬양을 연주하면서 새로워지고 치유받기 원하는 마음으로 임할 거에요."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성공과 실패를 논할 수 없는 일이겠지만 지혜씨의 바람대로 그녀의 연주는 희망이 됐고 위로가 됐다. 가냘픈 팔과 다리, 작은 몸짓에서 흘러나오는 선율에 사람들은 울고 웃었고 앵콜을 연호했다. 잔잔한 찬양의 선율이 흐를 때엔 흐느꼈고 '라흐마니노프'의 곡을 빠른 템포로 연주할 때엔 흥에 겨웠다.

바.이.올.린. 비교적 대중적인 악기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신비스러운 악기. 바이올리니스트였던 어머니로 인해 지혜씨는 자연스레 바이올린을 접할 수 있었다. "어렸을때부터 친숙한 악기였기 때문에 특별한 것을 몰랐어요. 바이올린이라는 발음을 하기 전에도 바 바 바 했을 정도였으니까요." 바이올린 옹알이를 했다는 말이다. "어머니는 가장 중요하다는 졸업연주를 만삭 때 하셨어요. 바이올린 태교를 하신 셈이죠." 뱃속에서의 기억은 안나지만 어머니가 레슨할 때 그랜드 피아노 밑에서 놀던 기억은 생생하다고. 곁눈질로 어깨너머로 배운 것이 많다고 한다.

   
▲ 고난주간을 맞아 수요전인치유집회에 모인 사람들에게 지혜씨의 바이올린 선율은 위로와 희망이 됐다.

"하나님은 저에게 특별하게 타고난 재능을 주시진 않으신 것 같아요." '이게 무슨 말인가?' 의아한 표정을 짓는 기자에게 지혜씨는 "지속적인 열정을 주셨다"고 답했다. 천재는 1%의 재능과 99%의 노력으로 만들어진다더니 '열정'이 답이었다. 그녀의 목에 발갛게 달아오른 상처가 식지 않는 열정을 대변해주고 있었다. 도대체 얼마나 연습을 했던걸까. "바이올린의 좋은 점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각과 가슴을 주신 것 같아요." 이제는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가장 좋아하고 가장 잘할 수 있는 바이올린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도구가 됐다.

'과르네리'와의 인연은 간증 그 자체다. 음악가로서 명기로 연주할 수 있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고 대단한 영예일터. 부귀영화와 명예, 성공이라는 단어가 뒤따르는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 위해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들이 오디션에 참여했다. 하지만 지혜씨는 하나님이 함께 하심을 증명할 수 있는 낙인이 될 수 있도록 기도했고 마침내 명기를 손에 쥐었다. 그녀가 "나의 백은 세상에서 비교할 수 없는 하나님이다"라고 말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그렇다고 지혜씨의 삶이 휘황찬란하게 빛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그녀도 어두운 시간의 터널에서 하나님을 만나야 했다. "사람의 비전이 욕심이 되니까 그것을 채우려는 마음에 실패에 집착하게 되더라구요." 목표에 이루지 못할때 힘든 마음은 악순환이 됐고 마음에 기쁨이 사라지자 그녀의 음악도 중단됐다. "단 1초도 연주 할 수 없었어요. 창살없는 감옥과 같이 내 안에 갇혀 있었죠." 시간은 많은데 연습은 할 수 없었고 휴학하고 잡혀있던 연주도 취소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설교말씀을 틀어놓고 듣기만 했다. 쉽게 좌절하는 자신의 모습에 실망하던 즈음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가 부족함이 없으리로다"는 시편기자의 고백이 한줄기 빛이 됐다.

"내힘으로 하려고 해서 쓰려졌고 내가 얼마나 연약한 존재인지를 깨달았어요." 하나님이 삶의 1순위가 되자 예전보다 연습량이 턱없이 부족했을때도 결과가 좋았다. "하나님은 제가 한걸음 한걸음 내딛을 때마다 힘을 주셨어요." 지혜씨는 지금까지의 수상경력이나 혜택들이 하나님과 함께 한 기적의 여정이었다고 고백한다.

"테크닉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따로 있어요. 완벽한 음악은 어디에서든지 들을 수 있고 만들 수 있거든요. 제가 추구하는 바는 사람들의 마음과 마음을 연결시켜 주는 음악을 연주하는 것이에요. 특히 하나님께로 연결하는 통로가 되길 바래요."

세계적인 바이올린 연주자 박지혜
   
  사람들이 지혜씨를 "세계적인 바이올린 연주자"라고 부르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클래식의 고향이라 할 수 있는 유럽, 그중에서도 무수히 많은 음악가들을 배출한 독일정부로부터 실력을 인정받았기 때문. 지혜씨는 1735년산 '페투르스 과르네리(Guarneri)'라는 바이올린을 무상으로 대여받아 세계를 다니며 연주하고 있다.  
  '과르네리'는 독일국보급 세계 3대 명 바이올린 중 하나. 그 가치는 가격으로 환산할 수 없을만큼으로 40억을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2001∼2002년 독일 총연방 청소년 콩쿠르에서 연속 2회 1위에 입상했고 13세 마인츠 음대에 최연소 입학하는 등 수상경력도 화려하다.
  지난해 4월 찬양음반인 '홀리 로드(Holy Lord)'를 내놓아 많은 사랑을 받았고 지난 3월 16일에는 한국기독문화예술총연합회(이사장:이영훈)의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현재 전주영락교회(양기인목사 시무)에 출석중이다. 오는 26일 오후 3시 40분 연세중앙교회(윤석전목사 시무)에서 바이올린 독주회를 갖는다. 입장료는 없다. 지혜씨의 바이올린 선율에 매료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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