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로 양극화를 넘어서라

십자가로 양극화를 넘어서라

[ 논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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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3월 19일(목) 11:48

정성훈/동래중앙교회 목사

오늘날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할 최우선 과제 중에 하나가 '양극화 현상'이라는 데 이의를 달 자는 없으리라. '양극화'란 문자 그대로 양극이 서로 극점을 향해 치닫는 것을 말한다. 이 세상에는 어느 한 극만이 아니라, 음극이 있으면 양극이 있고, 좌가 있으면 우가 있고, 진보가 있으면 보수가 있고, 강자가 있으면 약자가 있는 등 극과 극이 공존하고 있다. 이 양극의 거리가 얼마나 좁혀지느냐 벌어지느냐에 따라 그 사회의 양태가 달라진다. 거리가 가까워지고 있다면 그만큼 조화롭고 균형잡힌 사회로 발전하게 되나, 점차 멀어지고 있다면 분명 갈등과 혼란이 난무하는 사회로 변모할 것이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어떠한가? 양극화 현상이 해소되기 보다는 오히려 심각할 정도로 심화되어가고 있다. 이 사회가 안고 있는 양극화 현상을 다섯 가지로 분석해 볼 수 있다.

첫째는 이념의 양극화이다. 좌와 우, 진보와 보수로 나뉘는 이념의 양극화로 인하여 서로 좌충우돌하고 있다. 좌와 우를 아우를 수 있는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한 상황에서 상대를 일방적으로 공격하고 지지한다면 그로 인해 갈등과 분쟁은 그치지 않을 것이다.

둘째는 경제적 양극화라고 할 수 있다. 경기침체가 오래되고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일자리가 줄어들고 실업률이 늘어나는 가운데 빈부의 격차가 사회불안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부자와 빈자 사이에 점점 더 큰 격차가 나고 있고, '부익부 빈익빈'이라는 양극화 문제가 극심한 분열과 대립을 야기시키고 있다.

셋째는 지식의 양극화이다. 오늘의 시대는 지식과 정보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지식과 정보를 가진 자가 그렇지 않은 자를 지배하고 움직일 수가 있게 되었다. 지식이 곧 힘이요, 돈이요, 권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러미 리프킨이 쓴 '노동의 종말(The End of Work)에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앞으로 다가올 미래 세계는 지식과 정보를 얼마만큼 능수능란하게 사용할 줄 아는 사람만 살아남게 되고 그렇지 않은 나머지는 하나의 일감을 얻기 위하여 치열하게 경쟁해야할 것이다. 지식이 없으면 결코 미래 시대의 주체 세력이나 중심인물이 될 수가 없다."

넷째는 교육의 양극화이다. 좋은 학교에서 양질의 교육을 받은 사람은 결국 좋은 기회를 얻어 좋은 직장은 물론 부를 축적하는데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 나중에는 그 부를 대물림하게 된다. 이는 계층간 불균형의 불씨가 되고 있다.

다섯째는 종교의 양극화이다. 이 현상이 교회 분쟁을 유발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사회적 책임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도록 힘을 빼앗아가고 있다. 누가 힘을 쥐느냐, 누가 권력을 차지하느냐라는 교권과 교파 간의 양극화, 신학의 양극화로 인해 서로 대결구도가 심화되고 있고, 더 나아가 교회가 사회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 양극화를 어떻게 통합시킬 수 있는가, 바로 여기에 교회가 가야할 길이 있는 것이다. 교회 미래학자 레너드 스윗은 이 시대의 양극화 문제를 논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오늘의 시대는 과거만 있는 것도, 미래만 있는 것도 아니다.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고 있다. 과거라는 극과 미래라는 극이 서로 뒤섞인 채로 돌아가는데 이것이 서로 마찰을 빚을 때는 파멸로 치닫을 수밖에 없으나 서로 하나로 합쳐질 경우, 더 나은 세상을 건설해 나갈 수가 있다." 그가 사용하는 신조어 중에 '과거미래(ancient-future)'라는 말이 있다. 그는 '더블 링(double ring)'이라는 말을 쓰면서 양극이 따로따로 울릴 것이 아니라 둘이 동시에 '딩동딩동' 울려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이 세상이 조화를 이루면서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가려면 반드시 양극의 공존이 필요한 것이다.

양극을 어떻게 뛰어넘을 수 있는가? 주님의 십자가 정신을 배워야 한다. 이 양극화가 교회문제로 비화되기 이전에 교회가 먼저 해야 할 일은 서로 나누는 것이다. 나눔과 베풂과 돌봄, 이를 위해 우리 주님은 이 땅에 오셔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다 나눠 주셨다. 힘도 권세도 은혜도 자신의 능력도 남김없이 다 나눠주셨다. 우리 주님은 이 땅에 오셔서 우리 인생들을 구원하시기 위해 철저히 섬기는 삶을 사셨다. 높은 보좌를 버리시고 낮은 인간의 자리에까지 내려오셨으며 무릎을 꿇고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셨다. 강자가 약자를 섬기면 그로 인해 서로 돕고 협력하는 하나님의 나라가 이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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