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더,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조금만 더'

[ 생명의양식(설교) ] 열왕기하 6:24~7:2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09년 01월 07일(수) 11:26

오래 전 시골에서 목회할 때 있었던 일이었다. 어느 초여름 날 다급하게 찾는 소리에 문을 열고 보니 우리 교회 여집사님이 정신이 다 나간 모습으로 "목사님! 큰일났습니다. 우리 며느리 다 죽어가고 있습니다. 빨리 집으로 가서 기도해 주세요!"라는 것이다. 도착해 보니 출산하던 산모는 탈진한 상태고 태어나던 아이는 산모의 자궁에 걸려 있었다. 산모의 손을 방문 밖으로 내밀게 하여 잡고 방문 밖에서  "주여! 긍휼을 베풀어 주시고 새 힘을 주시어 생명을 살려 주옵소서!" 간절히 부르짖자 집사님도 곁에서 함께 부르짖고, 산모도 "주여!" 부르짖으며 힘을 썼고 아이를 낳았지만 시간이 많이 지난 탓에 태어난 아이는 이미 질식해 사산을 하고 말았다. 다행히 산모는 살아났지만 얼마나 안타까웠는지 잊을 수 없다.
 
그 후 그 일을 생각하면서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힘을 쓸 수 있었다면 좋았을 것을!'하는 생각을 하며 목사로 살아가면서 '조금만 더 조금만 더!'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본문은 이스라엘의 여호람왕 재위 때에 일어났던 사건이다. 여호람은 불의한 왕 아합의 아들이다. 우상 숭배하는 부모를 보고 자라났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그는 '엘리사'선지자의 영향을 받아 하나님을 믿고 믿음으로 살려했던 왕이다. 엘리사의 말을 따라 모압과의 전쟁에서 대승을 거두었고 나아만장군이 완치됨을 보았다. 엘리사가 말한대로 군대를 배치하여 아람 군대를 사전에 방비할 수 있었다. 나중에는 엘리사를 체포하러 도단 성에 침투한 아람 군사들을 엘리사가 하나님의 능력으로 사마리아로 데려와서 죽여야 할 포로들을 먹여주고 마시게 해서 돌려보냄으로 상당 기간 동안 아람과 이스라엘 간에 평화가 유지되어 믿음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난 후 아람 왕 벤하닷이 군대를 동원, 이스라엘 수도 사마리아를 포위 공격하자 주민이 얼마나 굶주렸던지 어머니가 자기 아들을 삶아 먹을 정도였다. 이렇게 비참한 형편을 보고 들은 여호람왕은 불행한 모든 사태가 자기 때문이라는 생각으로 회개하는 표시로 속에 굵은 베옷을 입고 하나님께 금식하며 전능하신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면서도 "이 재앙이 여호와께로부터 나왔으니 어찌 여호와를 더 기다리리요.(왕하 6:33)"하면서 엘리사선지자를 죽이려 한다.
 
이 때 엘리사는 내일 이맘때 일어날 일을 예언하였지만 왕의 시종무관은 말도 안된다고 대답한다. 그러자 엘리사는 "네 눈으로 보겠으나 먹지는 못하리라(7:2)"고 예언했고 다음날 하나님의 초자연적인 역사로 예언이 응답되었을 때 시종무관은 그 사건을 보았지만 몰려든 사람들에게 밟혀 죽고 말았다. 여호람 왕이나 밟혀죽은 시종무관을 보면서 떠오르는 생각은 이것이었다.
 
1.조금만 더 조금만 더 '믿어야' 한다.
 
여호람왕이 조금만 더 하루만 더 믿음으로 살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나름대로 믿고 금식도 하고 하나님의 도움을 구하며 믿음으로 이 난국을 헤쳐나아가려고 노력했지만 "어찌 여호와를 더 기다리리요?"하면서 믿음을 내 팽개쳐버린 여호람왕! 그의 믿음은 살아계신 전능자 여호와 하나님만 바라보고 믿는 믿음이 아니라 환경을 보고 사람을 보는 믿음이었다. 참된 믿음은 끝까지 믿는 것이다. 세상과 환경과 사람은 변해도 하나님은 변치 않으신다. 2009년 이 한 해도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믿음으로, 믿음으로 끝까지 살아가야 하겠다.
 
2.조금만 더 조금만 더 말을 '참아야' 한다.
 
여호람왕의 시종무관을 보면서 얼마나 안타까운가? 자기가 나설 위치도 아니고 자기가 말해야 할 자리도 아니었다. "사람의 성내는 것이 하나님의 의를 이루지 못함이니라(약 1:20)" "말이 많으면 허물을 면키 어려우나 그 입술을 제어하는 자는 지혜가 있느니라(잠 10:19)."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참고 기도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듣기는 속히 하고 말하기는 더디 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지켰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참지 못하여 불쑥 내뱉은 말 한마디 때문에 사랑을 잃고 사람도 잃고 좋은 관계마저 깨뜨린 후 뒤늦게 안타까워하며 가슴 아파하는 그렇게 후회하지 않는 한 해를 살아가야 하겠다.
 
3.조금만 더 조금만 더 사랑으로 '용납해야' 한다.
 
엘리사는 자기 말이 끝나자 마자 불쑥 나서는 시종무관에게 "네가 네 눈으로 보리라 그러나 그것을 먹지는 못하리라(7:2)"고 말했고 이는 다음 날 실현됐다. 사람들에게 밟혀 죽은 시종무관을 보는 엘리사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죄인 한 사람의 멸망을 그렇게 안타까워하는 하나님의 마음을 아는 선지자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엘리사가 시종무관에게 한 말이 하나님의 뜻인지, 화가 나서 참지 못하여 한 말인지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조금만 더 참고 사랑으로 용납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이 한 해를 시작하면서 되뇌어 본다. '올 해는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믿음으로 살리라! 기도하며 살리라! 용납하고 참고 살리라.'

조 현 용
목사ㆍ목포빛과소금교회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