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보내며…

한 해를 보내며…

[ 논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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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2월 26일(금) 15:59

표 명 민 / 동막교회 장로ㆍ男宣全聯 회장

또 한 해가 저물어 간다. 해가 지면 새날이 오듯 한 해가 저물면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될 것이다. 8년 전 세상은 20세기의 마지막 해였던 1999년을 보내면서 장미빛 세상을 꿈꾸며 2000년의 새 시대를 맞이했었다.

그러나 10년이 채 가기도 전에 세계의 경제는 나락을 모르고 곤두박질치며 우리나라 경제를 쓰나미처럼 휩쓸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경제는 수출 하나만을 등에 업고 국민소득 2만 불 시대를 구가하며 그동안 다소의 여유를 누려왔다.

이 과정에서 분수를 모르는 일부 졸부들은 고급 외제 승용차를 몰고 최고급 골프채를 메고 건강을 위한다는 핑계로 국내뿐 아니라 해외로 골프 여행을 다니기도 했다.

그리고 극히 소수이지만 동남아시아 등을 관광하면서 술에 취해 온갖 추태를 부려 나라를 망신시키는 등 안타까운 소식들이 들리기도 했다. 이런 소식을 들으며 나라 안에 이토록 한심한 사람들이 많은데 언제쯤 또 다시 경제적 재앙이 시작될까 걱정을 한 사람들이 많이 있었을 것이다. 이런 흉흉한 세상에도 사치는 점점 늘어나고 경제정책은 빈익빈 부익부를 심화시키는 방향으로 전개되어가는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 없다.

지난 19일은 이명박대통령이 당선된 지 1년이 되는 날이었다. 얼마 전 이명박 대통령은 라디오 방송에서 젊은 시절 시장에서 리어카로 과일 장사를 하다가 그만 달리는 차량에 치어 리어카가 박살이 난 순간 솟아오르는 울분을 참을 수가 없어 가출하려했던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했다. 이 대통령의 이러한 고난과 눈부신 성공 스토리는 요즈음 비슷하게 고통 받는 많은 이웃들에게는 다소의 위로가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말과는 대조적으로 서민과 극빈자들을 위한 획기적인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최근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4대 강 보수정책을 한국판 뉴딜정책으로 내놓으며 여러 가지로 애쓰는 모습을 본다. 그러나 모든 것이 소외된 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라는 생각이 든다. 전 재산을 환원하겠다는 공언도 구체적인 계획과 실천은 없이 시간만 흐르고 있는 것 같다. 지금의 비상상황에서 몇 백억 원의 돈이 당장 거리로 내몰리고 있는 수많은 실업자들과 지하철 으슥한 곳으로 내몰리고 있는 노숙자들에게 도움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국가 통수권자의 이러한 솔선수범은 고난을 겪고 있는 우리 국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될 것이다.

그리고 국가를 관리하겠다고 스스로 앞장선 공직자들에게 권하고 싶다. 이럴 때일수록 국민의 힘을 하나로 뭉칠 수 있는 도덕적 공감대 형성이 보다 시급하고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이런 어려운 때일수록 고위 공무원들이 외롭고 소외된 자들을 위해 바쁜 시간을 쪼개서 십시일반 자기의 것을 나눌 수 있는 선한 사마리아인이 되어 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싶다.

세상에서 제일 가는 부자 빌 게이츠는 가족을 위해 소량의 유산을 남기고는 나머지 전 재산을 모두 사회로 환원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우리나라 부자들의 모습과는 너무나 비교되는 모습이다. 우리나라의 큰 부자들은 그 엄청난 부를 안고 있다가 오히려 남은 재산 때문에 유족들이 상처투성이가 되고 탈법 유산문제로 불명예스런 추한 얼굴들이 명멸했음을 기억하고 있다.

지난 5월에 타계한 대하소설 '토지'의 저자 박경리선생은 자신의 유고시집을 남기면서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홀가분하다" 라는 말을 남기고 훌훌 떠나가 버리셨다.

우리 모두 후일 이 세상을 떠나 하나님 앞에 서는 날 재산을 많이 남기고 온 영혼들에게 그분께서는 어떤 칭찬을 해주실까 떠올려 본다.

우리 모두 이 한 해가 다가기 전 참으로 어렵고 소외된 불우한 이웃들을 위해 한줌의 정성으로 다가가 그들의 싸늘해진 마음들을 어루만져 드렸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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