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교회] '자연을, 자연이' 품고 있는 푸른마을교회

[우리교회] '자연을, 자연이' 품고 있는 푸른마을교회

[ 우리교회 ] 생태마을 조성 준비하는 포항노회 푸른마을교회

최은숙 기자 ches@kidokongbo.com
2008년 04월 01일(화) 00:00

'빠른 길도 큰 길도 아닌/ 사과 밭 돌아서 작은 길로/ 울퉁불퉁 낡은 길 지나/ 나무 계단 오르면/ 새 소리 바람 소리/ 주님 목소리 들리는'(김이화 작사의 '푸른마을 가는 길' 중에서) 길을 따라 가다보면 숲 속의 작은 교회를 만날 수 있다.

   
 
푸른마을교회가 운영하는 자연학교에 참여한 어린이들의 모습
 
교회가 자연을 품고 있는 것인지 자연이 교회를 담고 있는 것인지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자연과 더불어 하나님을 예배하고 예수님을 따라 살아가는 교회, 포항노회 푸른마을교회(이상은목사 시무)는 풀 한포기, 꽃 한송이, 그리고 지나가는 바람까지도 함께 어우러져 소박하지만 건강하게 하나님 나라를 확장시켜 나가는 자연친화적인 전원교회다.

이상은 담임목사와 부인인 김이화목사(교육목사)가 동목회로 섬기고 있는 푸른마을교회는 지난 1997년 포항 학산동의 작은 마을에서 45평의 2층 상가를 얻어 처음 예배를 드렸다.

그리고 모두들 아파트 촌으로 떠나 교인 늘리기에 급급할 때 부부는 '자연을 따르는 삶'이 영육간의 조화롭고 건강한 삶이라고 여겨 이 곳 성곡리 '숲 속'에 교회를 건축했다.

푸른마을교회는 그렇게 지난 10년 동안 자연친화적인 교회를 지향하며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보존하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고 있었다.

김이화목사는 "영육간의 조화롭고 건강한 삶은 생태적 삶이며 이것은 하나님이 주신 순리"라면서 "하나님께로 돌아와서 자연스러운 삶을 살려고 하는 것이 교회가 꿈꾸는 '생태적 삶과 영성공동체'의 모습을 만들고 싶었다"며 교회를 소개했다.

이에 따라 이 목사는 '생명을 살리는 목회'를 기본 목회방침으로 삼고 그 일환으로 생태마을공동체를 만들어가는 데 앞장서고 있다.

교회 앞 억새밭을 일구고 교인들과 유기농법을 실천하며 건강한 먹거리와 농업살리기를 실천하는 것으로 '생태적 삶'과 '영성공동체'를 만들어 나가는 것도, 해마다 '푸른마을자연학교'를 개최하고 전교인은 물론 지역주민들과 생명농법으로 땅을 살리고 생명을 살리는 '푸른마을주말농장'을 운영하는 것도 다 같은 이유다.

   
 
사진 위는 명주스커프를 말리고 있는 모습. 사진 아래는 작은 음악회를 열고 있는 교회 경의 모습.
 
자연을 따르는 삶은 결국 겸손한 삶이고, 겸손한 삶은 신앙인이 지향해야 할 모습이다.

푸른마을교회는 하나님의 창조 세계인 자연을 섬기는 작지만 소박한 프로그램들을 통해 삶 속에서 생명을 살리고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며 '살아있는 영성'을 만들어 가고 있었다.

무엇보다 교회는 율법과 형식에서 벗어난 교회, 섬김을 받기보다 섬기는 교회를 위해 모든 프로그램을 지역주민과 공유한다.

주일예배는 참석하지 않아도 교회 행사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레져교인'까지 생겨날 정도다. 그러나 이 목사는 '교회 출석'을 강요하지 않는다. 언젠가 자연스럽게 '우리'교회처럼 찾아오기 때문이란다. 그것이 바로 두 교역자가 말하는 "자연스럽게 열매 맺고 천천히 기초를 놓는 사역"이다.

그러나 '뜨거운'교회에서 신앙훈련을 받고 온 교인이라면 자칫 푸른마을교회에 적응하기가 어려울지도 모른다. 1인 1봉사를 원칙으로 하지만 굳이 섬김과 헌신을 강요하지 않는다. 자유롭게 와서 즐겁게 '놀다가' 가면 된다. 섬김도 봉사도 헌신도 '하고 싶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하면 된다. 모든 헌금을 무명으로 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푸른마을교회에는 '지쳐서' 온 교인들이 많다. "교회는 즐거운 곳이고, 교회를 통해서 내 자신이 살아나는 것이 중요하다"는 부부는 "예배와 교제와 섬김과 나눔을 통해 몸과 영혼히 건강해지고 행복해지고 생생하게 살아나야 가정과 직정 이웃에게 기쁨과 위로와 화목이 된다"면서 이것이 바로 '전도'라고 했다.

그렇다고 교회가 이웃섬김에 '나 몰라라'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3~40대의 젊은 교인들로 이루어진 교회답게 젊고 에너지가 넘친다. 이웃 섬김도 남다르다. 김 목사의 표현대로 '교인을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정도로 작은 교회'지만 지역의 기쁨과 고통을 함께 나누는 교회가 바로 푸른마을교회다.

외부의 지원없이 교인 각자의 달란트를 활용해 '무료이미용봉사' '자연과 함께하는 작은 음악회' '마을경로잔치' '지역민을 위한 무료 기타교실'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이웃 사랑을 실천한다.

"목회와 선교는 함께 맞물려 가야 한다"는 이 목사의 목회철학에 따라 예배와 성경공부, 기도회와 신앙강좌 등을 통해 그리스도의 참된 제자의 모습을 닮아가려는 노력도 열심이다. 특히 올해부터 제자훈련과 전도프로그램을 강화해 포항지역 내 복음의 씨 뿌리기에 집중 할 계획이다.

 "교회의 역량이 커져야 지역이 원하는 교회의 역할에 더욱 충실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 목사의 설명이다.

화려하지 않지만 구석구석 '거룩함'이 엿보이는 것은 바로 교회가 포항지역의 기독교문화와 기독교가 가야할 방향을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걸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더욱 확장하기 위해 이 목사는 '생태공동체마을' 조성에 큰 비전을 품고 있다. "농촌교회의 변화는 마을 공동체 안에서 이루어진다"는 이 목사는 "21세기 교회의 대안은 생태공동체로서의 마을"이라고 강조하며 20여 명의 교인들과 교회에서 가까운 곳에 주거지를 정하고 공동체를 준비하고 있다.

빠르지는 않지만 천천히 가기에 더 많은 것을 보고 보던 것을 발견할 수 있는 느림의 미학을 실천하는 교회,  바로 푸른마을교회가 존재하는 이유이고 목적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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