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논단] 책임 다하는 리더가 되라

[주간논단] 책임 다하는 리더가 되라

[ 논단 ]

차유진 기자 echa@kidokongbo.com
2008년 02월 13일(수) 00:00

진희성
영남신학대학교 총장

대학들이 졸업시즌을 맞이하게 되었다. 특히 신학대학을 졸업하는 수많은 사역자들과 목회 현장으로 떠나는 목사후보생들에게 기대(期待)하며 권면하고 싶은 것이 있다. 목회자가 갖추어야 할 조건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신학적 실력이나 목회의 기술적인 방법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정직한 마음과 깨끗하고 투명한 인격에 바탕을 둔 깊은 영성(靈性)일 것이다.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부끄러울 것이 없는 일꾼으로 세워져야 하기 때문이다.
교회가 바라는 영적 지도자는 선한 양심을 가진 사람이며 영적으로 깨어 있는 맑은 영성을 가진 지도자이다. 영적 분별력과 신령한 판단력이 있는 사람이라야 영혼을 어루만지며 영성을 가꾸는 지도자가 되기 때문이다. 다윗처럼 "하나님이여 내 속에 정한 마음을 창조하시고 내 안에 정직한 영을 새롭게 하소서"라는 간구가 있을 때 우리의 영적인 면이 정결하게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에릭 번(Eric Bern)에 의하면 사람에게는 세 가지 성격 기능이 있다고 한다. 첫째는 어버이 기능으로 권위적이고 양육적인 기능이다. 자신보다 약한 자를 보살피고 가르치려는 성격을 말한다. 두 번째는 어른 기능으로 현실을 이해하고 성숙한 자세로 대처하는 기능이다. 세 번째는 어린이 기능으로 사람들에게 순수성과 생동감을 주는 인간 본연의 맛을 나게 하는 기능이다.

이 세 가지 기능 중에서 어린이 기능은 울고 웃으며 맑고 티 없는 인격을 말하는데 있는 그대로의 순수하고 솔직한 기능을 말한다. 위선의 가면을 쓰고 물질, 명예, 종교적 아집에 집착해서는 올바른 사역자가 될 수 없는 것이다. 비틀어진 인격과 속화된 믿음으로는 진리를 전한다 해도 복음의 능력이 나타날 리 없다. 하나님의 나라는 어린아이와 같은 이들의 것이다. 사람의 눈치나 살피고 세상적인 기준으로 사람을 대하게 되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위선의 가면을 만들어 쓰게 된다. 그렇게 변질될 때 마음속 순수한 사랑의 불꽃은 꺼져버리는 것이다.
 
지도자는 기본적으로 나보다 우리를, 개인보다 공동체를 생각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2천년대에 들어오면서 '웰빙'(well-being)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게 되었다. 이 말은 영어에도 없는 말이다. 웰빙이란 말은 한국에서 만들어진 말이다. 웰빙식품, 웰빙식당, 웰빙아파트, 웰빙냉장고 등 갖다 붙이지 않는 곳이 없다. 웰빙의 뜻은 육체적 정신적 건강의 균형을 통하여 풍요롭고 행복한 삶을 즐기려는 유형이나 문화를 통털어 일컫는 개념이다. 그러나 웰빙의 결과로 나 자신과 내 가족에 한정되는 경향이 커지고 사람들은 개인의 건강과 삶의 질에만 집중하게 되었다.
 
여기에 대한 반성과 각성으로 최근 선진국을 중심으로 급속하게 확산되는 '로하스'(LOHAS)를 실천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로하스는 'Lifestyles Of Health And Substantiality'의 머리글자를 조합해서 만든 합성어인데 '자신과 가족의 신체적이고 정신적인 건강은 물론, 환경오염을 피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일에 최고의 가치를 두고 생활하는 라이프스타일'을 말한다. 지구환경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고 전체사회를 생각하는 사회에 대한 책임성 있는 삶을 추구하는 것이다.
 
최근 일어난 태안 앞바다의 기름유출사고로 인한 재난과 환경파괴에 대한 실상을 뼈아프게 경험하면서 교회들은 높은 관심과 신속한 자원봉사를 통해 성숙한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자신보다 남을 배려하고 희생하는 것이 바른 신앙이며 사회의 비난과 조소의 대상이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앞서 실천하고 사회적 모범으로 선도하는 것이 교회이다. 교회의 사역자는 자신을 챙기기만 하는 이기적인 사람이 아니라 우리에게 맡겨주신 환경과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리더로 부름 받은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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