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논단] 교회여, '수준'을 높이자

[주간논단] 교회여, '수준'을 높이자

[ 논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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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2월 20일(목) 00:00

박 화 경
한일장신대학교 교수

1970년대부터 가톨릭은 '신학생과 교인들의 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취지 하에 수준 있는 교육을 실시하는 데 주력했다. 반면 개신교의 관심은 오직 성장과 부흥에 초점이 맞춰졌다. 어떻게 해야 바르고 성숙한 그리스도인을 만들고 어떻게 해야 사회를 이끌어 갈 역량있는 교회를 만들 것인가를 목표로 하기 보다는 오직 성장과 부흥에 전력했다. 교회학교에서는 안 그래도 짧은 교육시간을 어린아이들의 영혼을 교육하는 데 사용하기 보다는 놀며 게임을 하느라 보냈고, 청소년들에게 바른 기독교 정신을 넣어주고 바른 가치관을 형성하기보다는 노래하고 춤추고 감성적인 체험에만 치중하면서 그것이 부흥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교회가 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했다.

30년이 지난 오늘날 그 결과가 나타났다. 가톨릭에서는 70년대부터 수준 높은 교육을 받은 신학생들이 현재 가톨릭의 지도자가 되었고 그 결과 성직자의 수준이 높아지는 것뿐만 아니라 교인들의 수준도 높아졌고 이런 현상은 가톨릭 성장의 주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성장과 부흥을 목표했던 개신교에서는 최근 지성인과 남성과 젊은층의 감소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데 그 이유가 '개신교가 수준이 낮고 시끄럽고 신뢰가 가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개신교가 그토록 목표했던 성장과 부흥은 얻을 수 있었는가? 통계청의 조사에 의하면 1995년부터 10년간 가톨릭은 무려 74.4%인 2백19만명이 증가하고 불교가 3.9%인 40만 5천 명이 증가했으나 개신교는 14만4천명이 감소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났는가? 한목협 소속 13개교단 목사들은 개신교의 감소의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대외적 이미지의 실추를 들고 있다. 현대리서치연구소의 조사에 의하면 한국사회는 개신교를 이기적 집단이며, 사회의식이나 사회에 대한 기여가 부족하고 품격과 자격이 없는 성직자도 많고(52.8%), 성장제일주의를 지향하고(42.2%), 물질숭배적인 경향(40%)이 있다고 극히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교회성장연구소의 조사도 기독교 선호도(26%)나 목회자 신뢰도(11%)도 무척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회에서 거룩한 일생의 지침이 되는 가르침을 배우거나 무게 있는 삶의 통찰력을 얻기보다는 설교는 현실과 동떨어져서 공허하고, 교세확장에 지나치게 치중하고(32.2%) 헌금을 강요하는(19.4%) 등 한마디로 수준 낮은 종교라는 것이다.

교회의 수준을 높여야 한다. 수준을 높여야 교회의 수많은 문제들을 해결할 뿐 아니라 양적인 부흥도 가져올 수 있다. 수준을 높이기 위해 먼저 교회는 교회에 팽배한 반지성적 경향을 극복해야 한다. 보다 깊이 있고 전문적인 교육을 원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사회 역사적 변환에 대한 신학적 해석을 하거나 평신도의 사회적 소명에 대한 이해와 이에 상응하는 소명의 개발이나 직업교육도 실시해야 한다. 또한 역사, 사회, 문화에 대한 분석과 정의와 평화의 공동체를 위한 대안을 찾도록 배움과 토론의 장을 열어주어야 한다. 생명윤리 같은 급속하게 발달하는 다양한 과학적 문제에 대해서도 새로운 과학적 연구들을 무조건 비판하거나 과거의 것을 무조건 믿으라고 강요해서는 안 된다. 과학의 발전에 대해 기독교적 관점을 함께 논의하고 새로운 통찰력을 제시함으로 신앙과 과학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또한 미디어 비평을 포함한 문화 비평을 시행하는 것도 수준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목회자의 수준도 높여야 한다. 신학생 교육도 강화하고 목사들의 계속교육도 강화해야 한다. 문자적 교육과 도덕적 적용에 머무르는 성서교육의 수준도 높여야 한다. 그 동안 교회는 성서의 권위가 상실될 것이 두려워 성서에 대한 학문적 연구들을 받아들이기를 두려워했고 이로 인해 성서와 현대인의 간격은 날로 심화되고 있다. 성서와 현대의 독자의 간격을 좁히기 위해서는 성서가 적절하게 해석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성서비평학이나 다양한 성서해석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성서의 학문적 연구와 함께 신학적 연구도 교회에 접목해야 한다. 오늘날 발생하는 전쟁, 폭력, 생명윤리, 여성이나 성, 환경, 경제, 대중문화와 같은 수많은 문제들에 대해 바른 기독교 정신이 무엇인가 찾아내어 교육함으로 교회의 수준을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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