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역사의 산 증인, 새문안교회 창립 120주년

한국역사의 산 증인, 새문안교회 창립 120주년

[ 우리교회 ] 명실공히 한국교회의 모교회 역할 묵묵히 감당

장창일 기자 jangci@kidokongbo.com
2007년 10월 04일(목) 00:00
1887년 9월 27일, 이 날은 한국선교에 있어서 분수령이 된 날이다. 바로 우리나라에 공교회가 세워진 첫날로 당시 조선 국법이 선교활동을 엄격하게 금지하던 분위기에서는 쉽지 않은 결단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정동 13번지, 언더우드목사의 집 사랑채를 예배처소로 14명이 모인 가운데 첫 예배가 드려졌다. 이 예배가 바로 새문안교회의 첫 출발을 장식하게 된다.
 
   
 
새문안교회 전경. 120주년을 맞아 새문안교회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마련하고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나갈 길을 조명한다. 사진/장창일기자
 
존재 자체가 역사인 교회가 바로 서울노회 새문안교회(이수영목사 시무)가 아닐까. 지난 세월 동안 우리나라의 선교역사와 괘를 함께 해온 새문안교회는 교회와 사회의 질곡많은 현대사 속에서 묵묵히 복음전파의 사역을 감당해온 개신교의 모교회다. 교회가 세워지자 마자 교인수가 늘기 시작해 현 피어선 빌딩 자리를 거쳐 지금의 교회가 자리한 신문로 1가 42번지로 이전한 것이 1907년. 1910년에 당시로서는 매머드급 건물이었던 1천2백석 규모의 대형 벽돌예배당을 신축하고 1972년 조선왕조의 마지막 왕손인 이구 씨가 설계한 서양식 교회양식에 한국의 전통미를 가미한 현재의 예배당을 건축한뒤 새문안교회는 오늘까지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해 오고 있다.
 
교회 담장 안에서만 성장을 한 것은 아니다. 명실공히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교회의 모교회로서 새문안교회는 전도와 교육, 봉사에 힘쓰며 전국 교회에 어머니의 사랑을 배풀어 왔다. 교회가 세워진 뒤 언더우드목사는 교인들과 함께 서울 근교 지방 전도에 힘쓰면서 1895년에 잔다리교회를 시작으로 행주, 김포읍, 토담리, 송마리, 누산리 대동리 광명 가학리 노량(현 노량진)교회 등 수 많은 교회를 개척해 나갔다. 교육사업에도 심혈을 기울여서 1886년 여의사 엘러즈가 여자아이 한명을 데리고 시작한 학교는 결국 정신여자중ㆍ고등학교가 되고 언더우드의 숙원사업이던 대학설립도 1915년 3월 조선기독교대학으로 시작해 이후 연세대학교로 성장하며 큰 결실을 맺는다.
 
봉사활동의 역사도 새문안교회에서부터 씌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895년 여름 콜레라가 전국을 휩쓸자 새문안교회 교인들은 언더우드목사와 함께 서대문밖에 진료소를 마련하고 환자들을 돌보는 일에 불철주야 혼신을 기울였다. 당시 새문안교회의 의료봉사 활동으로 전체 환자들 중 60%에 이르는 사람들이 재생치료로 회복할 수 있었고 이에 대한 감사로 조선 조정은 새문안교회에 감사장을 보내고 재정보조를 하는 등 성의를 보이기도 했다.
 
새문안교회가 걸어온 세월은 강산이 열번이나 변하고도 20년이나 지나 올해로 1백20주년이 됐다. 현재 새문안교회는 받은 복음을 갚기 위해 해외선교에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새문안교회는 태국에 2곳, 러시아에 2곳, 동북아 지역에 1곳을 선교지로 개척했으며, 현지에서 사역 중인 선교사를 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단순히 교회 개척보다는 현지 지도자 양성과 문화사역에 역점을 두고 있으며 선교지에서는 초교파적인 협력사역을 지향하고 있다.
 
복지사업도 괄목할만 하다. 복지법인인 사회복지재단을 설립해 새문안어린이집을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서울시로부터 서대문노인종합복지관, 종로종합사회복지관, 은행나무어린이집을 위탁 운영하고 있다. 학원선교는 학원선교사 파송을 통해 한국교회에 좋은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새문안교회는 경신, 대광, 정신학교에 부목사 대우로 학원선교사 3명을 파송하고 있고 10여개 비기독교학교 성경공부반을 지도하고 있다. 5명의 캠퍼스 선교사를 10개 대학에 파송하고 있으며, 장신대(3명) 연세대(1명)에 석좌교수기금을 지원하고 있다.
 
교회음악 발전을 위해서도 오랜시간을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상설기관으로 운영하고 있는 한국교회음악교육원을 통해 교회 찬양대에서 봉사하는 봉사자들을 위해 지휘 성악 반주 등 실제적인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한편 교회학교 교사의 질적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교사교육원도 상설기관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에 거주하는 베트남인과 몽골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에도 앞장서고 있다. 베트남의 경우 전담사역자를 두고 예배와 심방을 하고 있으며 베트남인 교구를 따로 조직하고 체계적인 양육을 하고 있다. 이들을 위한 의료진료도 매달 1회 실시하는 등 국내에 있는 외국인 근로자들을 통한 간접선교에 관심을 두고 있다.
 
새문안교회는 과거에만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선조들이 보여준 선교적 열정과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을 본받아 초대교회를 닮는 것 △한국의 첫 교회이자 어머니교회로서 한국교회의 모범이 되고 한국교회를 새롭게 이끌어 나가는 것 △민족의 역사와 함께 성장한 새문안교회가 이제는 나라와 세계를 향해 역사의 흐름을 책임질 것 등의 비전을 선포하고 이를 위해 매진하겠다는 다짐을 내어 놓았다. 한국교회의 새로운 모범과 새 역사를 창조해 나갈 새문안교회의 미래에 관심이 모아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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