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논단] 소비사회,아이들을 노린다

[주간논단] 소비사회,아이들을 노린다

[ 논단 ]

차유진 기자 echa@kidokongbo.com
2007년 08월 08일(수) 00:00
조 용 훈
한남대학교 교수ㆍ기독교문화연구원 원장

방학에다 휴가철이어서 대형 쇼핑센타에는 가족단위 방문객이 평소보다 많이 늘어났다. 그러다보니 매장 한 귀퉁이 바닥에 드러누워 떼를 쓰거나 무언가를 사달라며 부모와 실랑이를 벌이는 아이들을 심심찮게 보게 된다. 하여튼 요즘 애들은 문제다. 뭐가 모자라서 저 난리들인가? 학용품이건 장난감이건 과거 어른들은 너무 없어서 불행했다면 요즘 아이들은 너무 많아서 불행해 보인다. 무엇이든 너무 많고 흔하면 금방 싫증을 느끼게 되고 감사가 적어지기 때문이다.

최근들어 아이들이 중요한 소비계층으로 떠오르면서 아이를 대상으로 하는 기업 마케팅도 활발하다. 과거에 어린이는 값싼 물건이나 구매하는 '작은 고객'이었지만 지금은 '막강한 소비자'로 바뀌었다. 실제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하는 시장이 양적 급성장을 이루고 있는데, 장난감과 학용품은 물론 음악, 식품, 영화, 게임, 의류, 신발, 스포츠, 방송, 건강, 화장품, 여행 등으로 그 범위도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이제 아이들의 돈이 더 이상 코흘리개 돈이 아니다. 11월 11일, '빼빼로데이'로 불리는 이날 하루 동안 팔리는 특정 과자만 자그만치 1백억 원대에 이른다고 하니 어린이 소비시장의 규모가 어떤지 짐작할 수 있다.

여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아이들의 상품에 대한 정보 수집 능력이 증가했다. 아이들은 부모보다 최신 제품과 브랜드에 대해 더 잘 알고 있다. 또한 또래집단에 소속하고자 하는 욕구를 동일한 브랜드를 통해 성취하고자 한다. 유행에 뒤지고 싶지 않고 친구들에게 멋지다는 소리를 듣고 싶어 안달이다. 소비욕구 측면에서 본다면 요즘 아이들은 가족 구성원 가운데 어머니 못지않다. 게다가 아이들은 한 번 고객이 되면 평생고객이 될 가능성이 있는 소비자들 아닌가. 그래서 기업들은 요람에서 무덤까지 아이들을 자기 브랜드로 묶어 둘 심산으로 마케팅 활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소비사회의 현실에서 아이들의 영혼과 육체를 건강하게 지킬 수 있는 길이 무엇일까? 먼저, 아이도 죄인임을 알아 "안 돼"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아이를 적게 낳으면서 이들을 과잉보호하는 가정이 늘고 있다. 아이를 하나 밖에 나을 수 없는 중국에서 '소황제(小皇帝)신드롬'이 생겨난 것도 같은 이유다. 아이에게 "안 돼"라고 말하는 것은 그리스도인 부모의 권리이며 동시에 의무다. 아이도 인간이기에 순수하고 천진난만함만 있는 것이 아니라 탐욕과 영악스러움도 있기 마련이다. 잠언서의 말씀대로, 아이의 마음 속에 있는 미련함은 징계의 채찍으로라야 쫓아낼 수 있다.(잠 22:15)

다음으로, 부모가 변해야 한다. 아이들은 부모의 말이 아니라 행동을 보고 배운다. 아이의 기를 죽이지 않겠다고 명품을 사준다든가 아이와 함께 하지 못한 시간들을 물건으로 보상하려는 것은 아이를 이중적으로 불행하게 만든다. 부모가 건강한 소비생활과 합리적인 소비활동의 본을 보이고, 물질이 아닌 마음으로 사랑을 표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텔레비전 시청 시간을 줄여야 한다. 소비사회는 광고를 통해 확산된다. 텔레비전은 가장 강력한 광고매체다. 텔레비전을 통해 전달되는 광고는 잠재된 소비욕망을 불러일으키고, 소비자들을 획일화시킨다. 그래서 아이들의 소비욕구는 증폭되고 쉽게 유행에 빠지고 마침내 소비중독자로 병들어 간다.

소비사회는 어른들만 유혹하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은 소비사회에서 어른보다 더 취약한 존재다. 이제 그리스도인과 교회는 소비사회의 덫에 노출된 우리 아이들의 영혼에 보다 더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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