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논단] 한국 교회의 일치운동 희망있다

[주간논단] 한국 교회의 일치운동 희망있다

[ 논단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kidokongbo.com
2007년 05월 02일(수) 00:00

김 순 권
증경총회장ㆍ경천교회

세계적으로 보면 한국 교회는 장점이 참 많다. 집회도 세계 제일이고, 선교 역시 어느 나라 교회들이 따라오지 못할 정도로 열정적이다.

그런데 전반적인 면에서 약점으로 지적될 것이 있다면 연합정신이다. 개 교회나 교단별로는 일을 잘하는데 더불어 연합해 움직이려면 여간 힘드는 게 아니다. 이것은 덩치는 크지만 실속을 보면 다른 작은 종교보다 허약하게 보이게 한다. 너무나 아쉬운 일이다. 밖에서 보면 그것 하나 못 이룰까, 의아스럽지만 막상 들어가 보면 정말 어렵다.

필자는 교단 총회장도 경험했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회장도 같은 시기에 지냈고, 교단장협의회 상임회장도 맡아보았다. 다른 연합기관에도 관계를 맺으면서 보수측을 만날 땐 진보측을 두둔하며 접근하고 진보 쪽에 설 때는 반대로 중용을 견지하면서 지도력을 연합 쪽으로 이끌어 보려고 해 보았다. 마침 본교단은 한기총에도 회원이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에도 회원이기 때문에 한국 교회의 중심에 있음을 알았기에 어느 쪽으로도 기울지 않고 연합하는 방향으로 최선을 다하려고 한 것이다. 어느 때는 오해를 받지 않을까 염려하면서 뛰어보았다.

보수쪽 기독교 지도자들에게 주문하고 싶은 말은 절대로 진보적인 지도자들을 향해서 과거처럼 색안경을 통해서 보지 말라는 것이다. 정체성(Identity)을 흔들면 대화 자체가 힘들어진다. 그러면서도 상대를 자극하기 쉬운 표현은 조금 자제할 수 있으면 더 가까워질 수 있다. 아울러 진보측 지도자들 역시 너무 과거사에 붙들리지 말고 관용으로 지난날의 아픔을 딛고 폭넓은 생각으로 포용하는 아량이 필요하다.

한국 교회의 연합운동은 오케스트라에서 배웠으면 좋겠다. 교리를 합하고 제도를 하나로 만드는 욕심을 버리고 저마다의 악기 소리를 내면서 하모니로 좋은 음악을 만들자는 것이다.

여기엔 보수도, 진보도 함께 어울릴 수 있다고 본다. 지휘자 한 사람의 지휘봉에 따라 멋진 소리를 낼 수 있다. 개신교회 보다 여러 면에서 작은 종교도 적절한 발언과 행동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고  정부를 향해서나 대사회적으로 할 말을 하면 유무형의 영향력을 미치는 것을 본다. 연합운동에서 작은 교단, 큰 교단을 너무 차이를 두지 말고 저마다의 특색은 인정하면서 오케스트라에서처럼 연주를 해내야한다. 현악기들로 대부분 구성되는 오케스트라에서는 작은 악기, 큰 악기가 골고루 배정되지만 작은 바이올린이 더 바쁘고 다른 큰 악기는 가끔 필요시 웅장한 음을 냄으로 멋진 연주를 장식하지 않는가.

그러므로 연합과 일치에는 자신들의 자리는 지키지만 서로서로 양보의 미덕이 필요하다. 자기주장을 너무 강하게 표출하면 연합은 깨어지고 만다.

몇 년 전 일이다. 서울에서 열린 세계교회협의회(WCC) 실행위원회를 진행하면서 한국 교회의 위상을 높인바 있다. 그 때, 제네바에서 온 실무진 모두는 한결같이 "한국 교회는 대단하다"며 감탄하고 돌아갔다. 그 말에는 우리들이 합하면 세계교회를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실행위원회 마지막 날, 청와대로 대통령을 예방했을 때 주고받은 말이 있다. 때가 되면 WCC총회도 언젠가 한국에서 열렸으면 좋겠다는 말이었다.

금년은 1907년 평양의 대부흥 운동 1백주년을 맞는 해이다. 그래서 교단과 교단이 연합하여 여러 가지 기념대회도 준비되고 실천하고 있다. 그런데 전반적으로 근간에 와서 교세는 둔화되는 추세이다. 양적으로는 비록 많은 증가가 안 된다고 하지만 질적으로는 앞으로 전진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은 전적으로 지도자들의 연합에 대한 강한 의지가 요구된다. 소명의식 같은 소신이 필요하다. 오는 7월 8일에는 2007 한국교회, 대부흥 1백주년 기념대회도 있을 예정이다. 1백주년을 맞는 한국교회 부흥이 금년에 이루어졌으면 한다.

이런 때 한국 기독교의 일치운동은 연합이라는 그릇 속에 조심스럽게 담을 수 있어야 한다. 지도력은 반드시 발휘될 시점에 이르렀다. 한국 교회가 연주될 연합의 오케스트라는 누가 지휘하는데서 이룩될 것인가. 감히 기다려본다. 국제적인 감각을 읽으면서 움츠린 국내의 교회들에게 희망을 연주할 멋진 2007년으로 한국교회의 연합을 향한 꽃이 활짝 피어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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