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논단] 기부로 맞이하는 따뜻한 겨울

[주간논단] 기부로 맞이하는 따뜻한 겨울

[ 논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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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2월 20일(수) 00:00

김 소 엽
시인ㆍ호서대 교수

'고 어헤드 선교회'가 주관하는 한국고아를 돕기위한 '열린 성탄음악회'와 간증집회가 뉴욕의 힐튼호텔, 한빛교회, 뉴저지의 새소망교회, 24일 시카고의 구세군교회 다솜교회와 31일 아틀란타의 그레이스교회, 한인성결교회 등지에서 열리게 돼 필자는 이에 관여하고 있는 관계로 지난 17일 급히 미국에 달려왔다.

고 어헤드(Go-Ahead)란 '적극적인 사람' 혹은 '전진하다' 라는 뜻으로 풀이될 수 있는데 이 단어를 해체해서 고아(Go-A)라는 말과 지도자라는 개념의 헤드(head)라는 말을 붙여서 '고어헤드'라는 용어를 낳게 된 것 같다. 이는 고아를 도와 이 사회의 지도자로 양성한다는 목적이 담겨있다.

이 선교회가 창립된 것은 밀알선교회에서 사역해 오던 이상조목사에게 특별한 소명이 있어 2002년 2월에 비영리 단체로 미 정부에서 인가를 받아 뉴욕에서 설립된 선교회로서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는 하나님의 절대 명령에 순종하며 '하나님과 이웃 앞에 절대 정직'이라는 신조로 탄생되었기에 벌써 고국의 고아 3백76명에게 혜택을 주게 된 것 같다.

해 마다 눈에 띄게 발전하며 모금액을 늘리는 만큼 고아들에게 돌아가는 수혜가 늘어나고 있다. 앞으로는 동남아 중남미 쪽에 있는 한국의 고아들에게도 혜택을 주기를 기도하고 있다. 일대일 지원도 가능하고 회에서 장학금을 지급하기도 하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필자는 선교회가 설립된지 1년 후 해마다 '성탄 열린음악회'에 명예이사 자격으로 참석해 오면서 뜻을 함께 하고 있다.

지난해에 필자가 수술 받고 난 20여 일이 지난 후 특수치료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었으나 의사의 만류를 뿌리치고 뉴욕으로 달려왔던 것은 이 목사의 순수한 열정과 정직성에 감복해서 였다. 고아야 우리 주변에 예전에도 많이 있었지만 내가 감동을 받은 것은 한 지도자의 애간장 녹는 그들에 대한 사랑이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구호 활동에 그렇게 인색하지 않았다. 아니 도리어 인정 많은 우리 민족은 어려울 때일수록 구세군 자선냄비가 더욱 펄펄 끓어 넘쳤던 것을 우리는 기억한다. IMF 때도 그랬고 태풍 '매미'가 우리나라를 휩쓸고 지나갔을 때도 그랬다. 그런데 이렇게 거두어들인 성금은 대부분 어디에서 얼마가 어떻게 들어왔다는 보고만 있을 뿐 어디에 어떻게 쓰였는지는 아무도 모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비리가 폭로되기를 여러 차례 거치면서 국민들은 '아무도 믿을 사람 없구나' 하고 개탄하며 모금에 등을 돌리기 시작한 것 같다.

우리를 놀라게 하는 것은 세계적 거부 빌 게이츠가 수익의 80%를 사회에 환원한다는 소식과 함께 미국의 누구는 3백억 달러를 기부하고 죽었다라는 등등의 기사다. 영국의 자선구호기금(CAF)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다른 선진11개 조사국에 비해 월등하게 경제적 수익을 자선에 할애하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미국 사람들이 거두는 자선기금은 미국 국민총생산의 1.67%에 달하는 엄청난 금액이라고 하니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일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내는 성금은 우리나라 국민총생산의 0.1%에 미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청교도가 세운 나라여서 그런지 미국은 우리와 차이가 많이 나는 것 같다. 잘 사는 나라일 수록 그 국민들이 내는 기부금은 많다. 만일 우리나라도 그동안 거둔 성금을 투명하게 사용했었다면 어땠을까? 지금보다야 조금 나아졌겠지만 여전히 기부금에는 소극적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내 자식, 내 가족만을 생각하는 '우물'을 벗어나지 못하는 발상이 키워온 이기주의는 탈세로 재산을 자식에게 물려주기 원하는 세상으로 만들었다. 일년에도 몇 차례 그런 뉴스가 나오는데도 여전히 편법을 써서 상속을 하려는 얘기가 들리는 걸 보면 우리의 복지사회는 요원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곳 미국에 살고 있는 우리의 교포들이 새벽시장에 나가서 힘들게 모은 한 푼 한 푼이 한국의 고아들에게 비전을 심어주고 소망을 주는 모습을 보면서 가능성을 본다. 교포들이 우리나라의 지도자를 양성하는 일에 앞장서는 모습에서 나는 우리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선진 조국의 미래를 가늠하며 가슴이 설렌다. 겨울이 되어 추위가 서글퍼지는 가난한 삶에게 우리의 작은 온정의 불씨가 따뜻한 겨울을 선물할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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