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논단] 인체의 원리와 성경의 진리

[주간논단] 인체의 원리와 성경의 진리

[ 논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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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09월 19일(화) 00:00

김 민 철
전주 예수병원 원장

의학의 기초가 되는 인체 생리학을 배우게 되면 가장 먼저 이해해야하는 개념이 '항상성'이라는 말이다. 항상성이란 "생물계가 최적 생존조건을 맞추면서 안전성을 유지하려는 자율조절 과정"이다.

혈압이 떨어지면 정신이 개입하지 않아도 인체는 이를 끌어올리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한다. 혈당이 올라가거나 떨어져도 마찬가지이다. 우리 인체를 정상으로 유지시키기 위해 온갖 생리적 기전을 동원하는 것이 '항상성'이라는 인체 생리의 기본 원리이다. 하나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시고 코에 생기를 불어넣으실 때 이 생리적 원리도 넣어주신 것 같다.

가령 건장했던 청년이 전장에서 총상을 입었다고 하자. 그러면 출혈이 있게 되고 우리의 몸은 혈압이 떨어져 위기에 처하게 된다. 그 때 가장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부위는 뇌이다. 사실 허벅지에 있는 근육에 피가 잠시 흐르지 않는다고 해서 큰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뇌의 경우는 다르다. 잠시만 혈류가 나빠져도 치명적인 손상을 입을 수 있다.

그러나 인체는 신기하게도 혈액이 모자라는 사실을 감지하고 혈액이 뇌 쪽으로 많이 흐르도록 하는 재분배 기전이 작동한다. 허벅지, 엉덩이, 팔의 근육이나 피부에 흐르는 혈류를 줄이기 위해 혈관들이 수축하고 뇌로 흐르는 혈류량을 늘리기 위해 혈관들이 이완된다. 혈장 량을 유지하여 혈압이 저하되는 것을 막아보기 위해 소변이 중지되고, 적은 혈장 량으로나마 혈압을 유지하기 위해 혈관을 수축시킨다. 물론 이를 위해 내분비 기관들, 신경계, 혈관이나 신장계통 등이 모두 총동원된다.

흔히들 쇼크에 빠진다는 말을 쓰는데 의학적으로는 혈압이 떨어져서 인체 곳곳에 혈액 공급을 적정하게 하지 못하여 생기는 현상을 쇼크라고 정의한다. 쇼크에 빠지면 쓰러지는데 이것도 중력에 의해 혈류가 뇌로 잘 가도록 하는 유익이 있다.

이와 같이 하나님이 만드신 인체는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즉,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거나 응급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나눔과 재분배 원리가 자연스럽게 작동하도록 만들어져있는 것이다.

인체 원리에 감탄하면서 교회 공동체에서도 어려운 지체와 이 사회의 음지를 향하여 이 원리를 자연스럽게 적용하고 작동된다면 다시 아름다웠던 초대 교회 공동체를 이룰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예수님께서는 사도 바울을 통해 나눔의 원리를 재차 확인하신다.

인슐린은 전전구 단계에서는 1백10개의 아미노산을 가지고 있지만 전구 단계에서는 86개의 아미노산으로 줄어들고 실제 기능을 할 수 있는 인슐린이 되려면 처음 1백10개의 반도 안 되는 51개의 아미노산을 가질 만큼 작아져야한다. 자신을 버림으로써 역할을 하게 되는 원리가 인체의 원리이다. 사실 모든 호르몬들이 이런 원리로 만들어지고 있다.

적혈구는 유난히 모든 것을 버리는 세포이다. 처음 골수에서 만들어 질 때는 제법 크고 모양도 있고 핵도 있지만 점점 작아져서 마침내는 핵까지 버려버리는 유일한 세포이다. 그때에야 비로소 적혈구 본래 기능인 인체 모든 부위에 산소를 공급하는 전달자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 백혈구도 마찬가지이다. 골수에서 만들어질 때는 커다란 전구단계 세포로 만들어진다. 이 단계에서 버릴 것을 버리지 않고 작아지지 않으면 백혈구 고유의 기능을 할 수 없고 인체에서 제 역할을 할 수가 없고 이런 세포가 아무리 많아져도 인체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해가 되는 존재가 된다.

만약 그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그 예가 바로 백혈병이다. 백혈구가 버려야할 것을 버리지 않고 거기 머물러 성숙하기를 거부한다면 기능을 할 수 있는 백혈구는 만들어지지 않고, 몸집만 크고 미성숙한 세포들이 말초혈액과 골수를 차지하고 있으면서 다른 정상 세포들이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주지 않는 병이 백혈병이다.

오늘날 흔히 하나님의 창조원리 대신에 인간의 탐욕의 원리가 교회 공동체를 지배하고 있는 모습을 목도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교회 공동체가 그리스도의 향기는커녕 악취만을 풍기고 있고 되레 세상의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는 현실은 교인 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참으로 안타까운 한국교회의 현주소이다. 바울을 통해 수십 차례씩이나 교회 공동체를 인체의 원리에 비유한 성경의 진리가 오늘날 한국 교회를 움직이는 원리로 작동되기를, 그래서 교회 존재의 본래적 목적을 이루어갈 수 있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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