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논단/선진 크리스찬

주간논단/선진 크리스찬

[ 논단 ] 최승원/성악가

한국기독공보 webmaster@kidokongbo.com
2006년 05월 24일(수) 00:00
몇 년 전 중국의 큰 도시들을 순회공연 하다가 일본이 직접 설계하여 중국에다가 기증한 '베이징의 21세기 홀'의 무대에 서면서 잊지 못할 순간이 다시금 떠오른다. 역시 홀의 사이즈나 기능면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세계의 최고라는 경지의 수준급인 일본인지라 홀의 무대 울림이나 홀의 내부에서 느껴지는 최고 품격의 기풍을 느낄 수가 있었다. 그런데 리허설을 하면서 이렇게 좋은 홀의 조명이나 무대진행을 프로답게 제대로 하는 전문직원의 지식적인 느낌이나 기술적인 면까지도 도저히 너무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었다. 하드웨어는 아주 훌륭한 수준인데 그것을 다룰 줄 아는 소프트웨어가 아직은 턱없이 부족하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는 것이 오늘의 중국 모습이라는 설명과 이해 속에서 그래도 우리 출연진들은 관중들에게서 최고의 박수를 받으며 그날 밤을 열광으로 채운 것을 감사했다.

지난해에 일본 도쿄의 위성 도시인 미타카라는 도시의 홀에서 공연을 했었는데 정말 홀의 최고수준급의 울림 상태나 또 홀의 매끄럽고 타고난 준비와 진행이 중국의 느낌과는 아주 대조적으로 확연하게 역시 선진국으로서의 진면목을 느끼게 하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완벽한 조화가 아주 극히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감동을 받았었다. 심지어 홀 구석구석에서 출연자의 컨디션 상태를 위해 배려된 직원들이나 장치들에서도 질서와 규칙을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 출연진들은 끝없이 앙콜의 박수로 이어지는 고상한(박수는 뜨거운데 모습은 의외로 차분해서) 갈채향연 속에서 아티스트로의 자존심과 자부심을 마음껏 누렸다. 있어야 할 하드웨어와 그리고 그 하드웨어를 위해 있어야 할 소프트웨어!

언제부턴가 쇼핑몰이나 또 극장가, 그리고 콘서트홀에 장애인을 위한 주차 공간이 넓어지거나 그 부스가 많아짐을 느꼈다. 이전에 비하면 부쩍 좋아진 것은 분명한데 비장애가 주차하는 것은 물론 잘못 된 것이거니와 나는 그것보다 더 심각한 대한민국의 도저히 고칠 수가 없는 모습을 발견하고 가슴 답답함을 느꼈다. 여분의 장애주차 공간을 찾아 주차장을 돌다가 한 여인이 한 남자와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는데 가만히 들어보니 "왜 비장애인이면서 장애인 주차 공간에다 주차를 하냐?" 와 "왜 남의 일에 이래라 저래라 간섭이냐?"의 보기 드문(?) 전쟁이었다. 미국은 물론 선진국의 유럽이나, 또한 선진국을 향하는 싱가포르라는 나라들을 체험하다 보면 국민 스스로가 지켜주고 더러 규율을 깨는 모습이 나오면 즉각 신고를 해서 곧바로 공동의 기강을 잡는 모습을 아주 자연스럽게 보곤 한다.

그들 속에는 많은 크리스찬들이 있다. 대한민국 속에는 지금보다 더 나은 선진국의 생활수준이나 복지, 경제, 교육, 안정을 바라는 국민들이 분명 많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 속에는 또한 나라의 기독교화를 기도하고 꿈꾸는 크리스찬들도 많으리라, 아니 대부분의 기독교인이라 생각하고 있다. 혹시 이글을 읽고 있는 분들 중에서 위의 주차장 언쟁을 보고 말리기는커녕 그냥 고개 숙이고 기도만 하고 그 자리를 피한 분들은 없는지. 공공의 안녕과 안정을 위해 나서서 말리거나 올바른 마음을 피력하는 것이 마음의 용기가 부족해서 위의 상황과 비슷한 그런 자리를 피한 경험은 없는지.

"예수 믿으세요"라고 크게 외치며 노방전도는 그리도 당당한데 왜 일반 국민들 속의 당당한 크리스찬의 모습은 빈약하게만 느껴지는 걸까? 우리들은 단지 저들의 부족한 것까지 고쳐질 때까지 기도와 아쉬움의 방관만 해야 하는 것일까? 파파라치와 같은 수준의 신고가 아닌 주변의 즉각적인 신고가 자연스러워지면 우리사회는 분명 지금보다는 성숙되어지고 타의 모범이 되며 서로 인정하는 모습을 볼 수 있으리라 믿어진다. 선진국이라는 하드웨어에 필요한 주변의 능동적인 신고문화가 올바르게 정착되어진 소프트웨어가 우리국민 모두가 되어지길 바란다. 그리고 이왕이면 우리 크리스찬들이 그 능동의 주춧돌, 주최가 되어지기를 이 지면을 통해 호소해본다. "아직은 멀었어"라는 주변의 소극적인 분위기 보다는 내 자신이, 우리 서로가 적어도 내 삶 주변의 규율을 지키는 것은 물론 신고해야 할 것을 이젠 그냥 지나치지 말고 용기를 내다보면 요원하다는 선진국의 모습이 한발자국 더 가까워지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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