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논단/건강한 미래 리더십

주간 논단/건강한 미래 리더십

[ 논단 ] 신옥수(장신대 교수)

한국기독공보 webmaster@kidokongbo.com
2006년 05월 18일(목) 00:00
이미 오래 전부터 계속되어온 것이지만 최근에 이르러 부쩍 신학교의 교육에 대한 우려와 탄식의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주로 "이론 교육에 치우쳐 목회적인 실천 및 적용이 어렵다", "신학교육이 시대의 흐름을 뒤따르지 못하고 목회 현장의 요구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인성의 도야와 영성의 훈련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신학교 교수들과 목회자들과의 대화와 교류가 부족하다" 등의 문제들이 제기된다. 이 모든 지적들에 대해서 신학교 교육 관계자들은 겸허한 경청과 진지한 반성 및 책임을 통감하는 자세가 요청된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가슴을 열어 생각해야 할 부분도 있다. 우선적으로 신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의 상당수가 현재 교육전도사로서 사역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의 가장 큰 어려움들 가운데 하나는 학업을 수행할 수 있는 절대적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물론 파트타임 교역자이기에 전임 교역자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업무가 과중하지 않지만, 3년의 신학 교육과정을 소화해 내기에 턱없이 빠듯한 시간에 주일 봉사는 물론이고, 어떤 경우는 장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주 중에도 3, 4회씩 교회의 모임에 참석해야 하며, 심지어 학기 중임에도 40일 새벽 특별 기도회 등에 의무적으로 참석해야 한다.

그뿐이 아니다. 교사 교육과 부서 교사 및 학생 관리를 위해서 지속적으로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해야 한다. 그 외에도 개 교회의 사정과 형편에 따라 두, 세 부서를 맡거나 교회 행정 업무를 책임지는 교육전도사들도 적지 않다.

우리는 하나님의 나라와 한국교회를 위한 열정에서 비롯된 그들의 젊음의 헌신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문제는 그들이 기본적인 신학 교육 학습에 쏟아 부을 에너지가 그리 넉넉하지 못하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종종 학업의 부담이 적은 과목을 선택하기도 하거나, 차분하게 자리에 앉아서 책을 읽는 일은 고사하고 과제물 제출에 급급한 성적관리만으로 학습을 수행하게 되는 것이다. 심지어는 수업 시간에 뒷자리에 앉아서 중고등부 학생들과 싸이 월드를 함으로써 교회 사역을 연장하는 학생들도 있음을 보게 된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졸업할 때쯤이면 "신학교에서 배운 것이 하나도 없다"고 고백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으며, 모교를 방문한 목회자들 가운데는 "신학교에서 배운 것이 목회 현장에서는 하나도 쓸데없다"고 장담하는 분들도 있다. 물론 신학생 개인의 성향과 능력 및 자세의 차이가 있음을 인정한다고 할지라도, 이는 한국교회의 목회구조적인 문제를 포함하고 있는 것이라고 여겨진다.

신학생들은 과연 누구인가? 목회실천 훈련(인턴십) 중인 목회자 후보생들이다. 이들은 훌륭한 스승 또는 선배 목회자들의 멘토링을 거쳐 2, 30년 후에는 한국교회를 어깨에 걸머져야 할 영적 리더들이 될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이다. 혹 단지 개 교회의 목회 성장을 위한 '기능인'으로서, 커다란 교회 구조의 단순한 '부품'으로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될 때에 한국교회 리더십의 미래는 그리 밝지 않을 것이다. 사실 신학교 3년 과정은 기초공사 기간이다. 신학적 사고와 방법론의 훈련을 통하여 미래 목회와 신학의 토대와 뼈대를 형성하는 집을 짓는 과정인 것이다. 그리하여 신앙과 신학 및 교회와 신학의 관계성을 통전적으로 이해하고 신학의 제 분야들을 체계적으로 학습하며, 인격과 영성 및 인간관계 훈련을 통해서 전인적 목회자로서의 소양과 실력을 배양하는 절호의 기회인 것이다. 바로 이 점에서 한국교회의 성숙 및 부흥을 위해서는 오히려 신학생들을 신학교에로 되돌려주는 일이 시급하다고 여겨진다.

지금 눈앞에 보이는 목회의 효율성에 급급하여 미래의 리더들을 바르고 건강하게 양성하는 일을 소홀히 할 수 없지 않은가? 그들로 하여금 좀더 많은 시간을 신학교에서 목회와 신학의 토대를 건실하게 닦도록 한 후에, 평생 일터인 교회의 학습장에서 계속교육을 감당하는 것은 이제 선배 목회자들의 몫이 아닌가? 우리 모두 함께 현금의 목회구조를 비판적으로 숙고하며 한국교회의 건강한 미래 리더십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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