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건'에 올인하니 성장 '쑥쑥'

'경건'에 올인하니 성장 '쑥쑥'

[ 우리교회 ] 창립60주년 맞은 서림교회

안홍철 기자 hcahn@kidokongbo.com
2006년 02월 10일(금) 00:00
   
창립 60주년을 맞은 서림교회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는 광주노회 서림교회(송재식목사 시무)는 역사와 전통을 중시하는 전형적인 장로교회이면서 미래를 꿈꾸는 교회이다. 본교단 제71회 총회장을 역임한 장동진목사가 원로목사로 있는 서림교회는 송재식목사가 부임하기 전까지만 해도 전형적인 장로교회의 특징을 지닌 조용하고 점잖은 교회였다. 교인들도 중장년층이 주류를 이룰만큼 평균연령이 상당히 높았다.

공장지대에 광주천이 흐르고 아파트 단지도 없는 서민주택단지에 위치한 서림교회는 지역적으로 교회 성장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그러나 서림교회는 해마다 새신자, 특히 젊은이가 늘어나고 있다. 송목사 부임 초기 7~8백명이던 교세가 10년이 지난 지금 2천1백명으로 3배나 신장했으며 원로와 젊은이가 공존하는 균형잡힌 교회로 변했다. 성장의 비결을 묻자 송목사는 원로목사와 당회가 소신껏 목회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덕분이라고 겸손히 말한다.

"저는 아무 것도 한 일이 없습니다. 원로목사님께서 수고하고 뿌린 씨를 통해 열린 열매를 단지 거둬들일 뿐입니다."

송목사는 "오래된 전통을 가진 교회에 유럽의 경건사를 연구한 교수 출신 목사가 부임했다는 것은 보기에 따라 부자연스럽지만 신학이 이론으로 그치지 않고 현장에 적용돼 맞아떨어진 것 같다"며 원로목사와 당회가 전폭적으로 후원해 주었기에 가능한 일이라 말한다.

   
장동진 원로목사
송목사가 유난히 원로목사와 당회의 전폭적인 후원을 강조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송목사는 파리 유학 중 괴한에게 총상을 입고 생사를 넘나드는 사건을 경험했다. 지금은 완치가 됐지만 건강을 자신할 수 없다. 그 때문인지 그는 '새벽'이 약하다. 부임 초 새벽기도에 전념하던 송목사의 건강이 극도로 나빠지자 당회에서 '담임목사는 주일과 수요일, 금요일 설교에만 전념토록, 새벽기도는 부교역자가 하도록' 결정했다. 목회자가 새벽이 약하다는 것은 치명적일 수 있다. 한때 송목사는 건강치 못한 사람이 목회 부름에 선뜻 응한 것을 자책했다고 한다. 그러나 당회가 목회자에 대한 깊은 이해와 조력으로 서림교회는 "담임목사가 새벽 기도 인도 안하고도 성장하는 독특한 케이스"라는 평가를 받는다.

송목사는 새벽기도를 하지 않을 뿐 아니라 여타 프로그램도 운영하지 않는다. 단지 유럽의 경건사를 연구한 신학자답게 교회에 경건훈련을 도입했다. 연 2~3회 실시하여 현재 14기째 이르고 있는 경건훈련에 대해 송목사는 "6~70명이 참가하여 2박3일간 함께 지내는 경건훈련은 오랜 신앙 생활을 해도 하나님을 체험하지 못한 크리스찬에게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느끼게 하는 프로그램"이라 밝혔다. 실제로 손님같은 방관자에서 교회 내 핵심 멤버로 변화되는 이 훈련을 마치고 나면 모두가 교회 봉사자로 섬기게 된다는 것.

서림교회는 최근 2~3년간 제직세미나나 전교인 세미나 등 교육세미나도 갖지 않았다. 송목사는 "교인들의 영적 상태를 점검하면서 필요할 때는 하지만 언제나 연례행사로 하는 것은 지양한다"고 밝혔다. '주신대로 살자'를 좌우명처럼 삼고 있는 송목사는 자신의 목회 스타일에 대해 "모르면서 아는 척 한다거나 없으면서 있는 척 한다든지 하지않고 오직 한가지에 '올인'하는 목회"라 자평했다. 예배와 설교 중심의 목회를 통해 교인들과 영적인 깊은 사귐을 갖고 이것이 곧 경건훈련으로 이어진다는 것.

   
송재식 담임목사
경건훈련을 받은 이들은 각자 은사대로 교회를 섬기고 나아가 지역을 섬기며 이웃 사랑을 실천한다. 일례로 주변에 2개 초등학교 소년소녀가장과 결식아동들에게 급식비를 지원하는 일, 주변의 독거노인에게 주 2회 무료급식 실시 및 독거노인 주택 보수 및 대문 도색, 불우 이웃에게 사랑의 쌀 전달 및 김장김치와 이불 전달, 농촌봉사활동 등을 기쁨으로 담당한다. 서림교회는 광주광역시에서 수상하는 시민봉사대상도 사양할 만큼 오른 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지역을 섬기고 있다.

서림교회는 포항중앙교회(서임중목사 시무)와 청주상당교회(정삼수목사 시무)와 자매결연을 맺고 당회원 연합 세미나와 친선 축구대회, 해외선교 공동 프로젝트 등을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처음엔 포항중앙교회 서임중목사와 신학교 동기동창인 것이 인연이 돼 영호남교회가 연합하자는 의미로 시작, 후에 중부지역의 청주상당교회가 합류하게된 3교회 자매결연은 최근 서림교회가 선교사를 파송한 콩고 라무르교회 옆에 병원건립을 공동 결의하고 추진 중에 있다. 송목사는 "처음엔 친선 축구대회로 시작했는데 당회원 연합 세미나를 통해 서로 도전받고, 섬김을 배우고 친교하고 연합으로 선교하고, 지역의 틀을 깨는 등 많은 것을 얻게 됐다"고 말한다.

서림교회는 여타 교회와 달리 3가지가 없는 '삼무교회'로 유명하다. 그 세가지는 주일 저녁예배, 단상의 십자가, 설교자의 가운이다. 외형적인 거룩을 강조하는 성상(아이콘)을 배제하는 경건신학을 연구한 신학자답게 그는 부임 이후 단상의 십자가상 철거를 당회에 제안했고 첫해 만장일치 결의가 안돼 이듬해로 넘겼고 이듬해 당회 결의를 얻어 제직회에 내놓았고 3~4년 만에 제직회에서 통과돼 십자가상을 내려놓았다는 것. 대다수 교인이 원거리에서 출석하는 것을 감안, 주일 저녁은 가정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매주 예배안을 제공하는 대신 저녁예배를 없앴고 설교시 입는 가운도 벗기로 했다.

개혁과 관련 송목사는 "개혁(Reform)이란 본래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란 의미를 갖고 있다"며 "혁명적 개혁이 아니라 운동(Movement)으로서 점진적인 개혁, 성경으로 돌아가는 것이 진정한 개혁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목사는 조용한 가운데 변화로 인한 상처나 위기의식 없이 모두가 공감하는 가운데 변화를 이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서림교회는 올해 60주년을 맞아 2006년 표어를 '장막터를 넓히자'로 정하고 교회 신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교회 앞 1천평 부지를 30억원에 매입했는데 40일 특별새벽기도에서 작정헌금이 이를 상회하는 50억원으로 집계됐다. 송목사는 "교회의 본질상 건물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나 지속적으로 청소년이 증가, 성경공부반만 6~70개가 필요한 상태가 돼 교육관과 청소년을 위한 문화공간이 부족해 신축을 결정하게 됐다"며 "교인의 90%가 화순 담양 함평 등지서 출석하는 원거리 교인으로 편히 쉴 수 있는 휴식공간도 만들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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