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도 '센서스'가 필요하다

교회도 '센서스'가 필요하다

[ 논단 ] 주간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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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1월 02일(수) 00:00
   
정장복/한일장신대학교 총장
정장복
한일장신대학교 총장

집집마다 5년을 주기로 어김없이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다름 아닌 정부에서 실행하는 '인구주택총조사' 요원들이다. 이들은 해마다 동일한 말을 하면서 인사를 나눈다. 그들은 자신들이 하는 일은 "우리나라 국민의 삶과 모습을 조명해보고 21세기 복지국가 건설을 뒷받침하는 역사적 의미가 담겨져 있다"며 많은 질문을 던진다. 이들이 한 집이라도 놓치지 않고 찾아다니는 인구 및 주택 센서스는 우리 국민의 삶의 질과 내용을 구체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이러한 조사는 각종 통계로 이어지고 이 통계는 국가 발전 및 국민 복지를 위하여 정부에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파악하고,이에 대응하는 각종 정책과 계획을 수립하는데 필요한 기본 자료를 제공한다. 그래서 이러한 인구 및 주택 센서스가 없이는 정부는 구체적이고 효율적인 업무를 수행 할 수 없어 통계청까지 두고서 이 일을 진행하고 있다.

필자는 인구주택총조사 요원들이 문을 두드리고 찾아와 이것저것 물을 때마다 우리 교회를 생각해본다. 교회도 이러한 구체적인 조사를 하여 통계를 내고 그 통계를 가지고 총회적으로 신학적으로 연구를 하고 정책을 수립하여 목회의 장에 제시한다면 매우 큰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우리가 지금까지 매년 총회에서 발표한 통계에 대한 인상은 지난해 세례교인이 얼마나 늘어나서 교인수가 어떻게 되었다는 지극히 원시적이고 기본적인 인구조사에 불과한 느낌이다. 총회와 일선의 목회자들이 이보다 조금만 더 노력을 기울인다면 21세기에 펼쳐질 우리의 목회의 장에 매우 필요한 기본 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본다. 예컨대, 교인들의 연령별 분포,직업,교육의 수준,경제 상황,신앙의 형태,설교에 대한 반응과 기대,예배의 출석과 반응과 기대,목회자에 대한 관계성,십일조를 비롯한 봉헌의 이해,신앙의 경건성,기도 생활,청소년 신앙의 형태,교회 고령층의 실태,심방에 대한 반응,각종 프로그램의 반응,교인의 평균 수명,출생,수세자의 수효,교회를 떠난 이유,인터넷 생활의 정도 등 여러 가지 분야를 알아볼 수 있다.

이것을 '목회 여론조사'라고 해도 좋다. 교회가 매년 이러한 조사를 해가면서 통계를 내고 거기에 따른 분석을 신중하게 하고 거기에 대처하는 방안과 정책을 수립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본다. 사회의 환경이 급격하게 변하는 지금 과거의 안일한 목회 형태만을 고집할 순 없다. 우리 총회는 거대한 프로젝트를 제시하는 사업의 수행도 좋지만 개교회가 내실을 갖춘 성장의 길을 걷도록 대로를 펼쳐주고 목회의 장에 대한 분석과 방향과 대안과 자료를 제시하는 일이 매우 시급한 과제라고 본다.

건물에 교회의 간판만 걸면 사람들이 찾아 들어와 교회가 이뤄지는 시절은 이젠 오지 않는다. 오늘의 한국 교회도 정부처럼 5년을 주기로 면밀한 교인의 통계조사가 있어야 한다. 교인들의 동정과 관계되는 항목을 정기적으로 일제히 조사하여 분석된 현장을 놓고 기도하고 지혜를 구하는 것이 이제는 필요하다. 이것이 최선을 다하는 우리 교회의 모습이며 내일을 위한 교회의 임무라고 생각해본다. 통계,그것은 분명히 한 국가나 집단이 든든한 내일로 나아가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디딤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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