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 상한 어느 통계

자존심 상한 어느 통계

[ 논단 ] 주간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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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0월 04일(화) 00:00
   
정장복/한일장신대학교 총장
정장복
한일장신대학교 총장

몇년 전의 일이다. 필자의 이웃 중에 전도 대상이 나타났다. 그는 사회적인 신분이 대단한 분이었으나 은퇴를 하였기에 필자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다. 친분이 두터워지자 전도의 포문을 열었다. 그분의 반응은 매우 간단했다. "우리 부부가 종교를 갖고 싶었던 참이었는데 목사님의 전도를 받게 되어 반갑습니다."

필자에게는 대어를 낚은 듯한 기쁨이었다. 그런데 그분은 교회를 선정하는 것은 자신이 할 것이며 그 결과는 1백 일 후에 알리겠다는 의사를 표현하였다. 그 말을 듣자 필자는 우리 교단에 대한 역사와 자랑을 장황하게 늘어놓았다. 1백 일이 되던 날 그분은 내 집을 찾아와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지난 1백 일 동안 이 교회 저 교회를 많이 다녀보았습니다. 그리고 결정을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작정한 교회는 개신교가 아닌 천주교회입니다." 대단히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개신교 목사가 열심히 전도해서 얻은 대어를 가톨릭에 기여한 셈이 되었다.

이러한 실망은 공신력을 자랑하는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서 2004년 출간한 '한국인의 종교와 종교의식'을 보면서 더욱 커지고 있었다. 그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개신교의 목사로서 마음에 무엇인가를 깊이 생각하게 만드는 내용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이 조사는 1천9백 명을 무작위로 택하여 그 중에서 종교를 가지고 있는 사람 8백2 명을 가려낸 후 현재 가지고 있는 종교 이전에 타종교를 믿었던 1백30 명을 찾아냈다. 그리고 이 개종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과거에 무슨 종교를 믿었는지 물어보았는데 그 결과가 그냥 넘길 수 없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조사에 따르면 개신교로는 천주교로부터 22.9 퍼센트가,불교에서는 70 퍼센트가 이동했다. 불교로는 개신교로부터 78.9 퍼센트가, 천주교로부터는 18 퍼센트가 이동했다. 그런데 천주교로는 개신교로부터 59.2 퍼센트,불교로부터 34.4 퍼센트가 이동했다는 것이다. 개신교의 입장에서 볼때 불교와의 사이에는 1 퍼센트 정도의 손실을 가져왔을 정도에 불과하나 개신교에서 천주교로 빠져나가는 숫자에는 36.3 퍼센트의 손실이 발생했다는 보고이다. 다시 말하면 천주교는 우리처럼 극성스러운 전도프로그램도 없는 듯한데 개신교로부터는 36.3퍼센트,불교로부터는 26.4 퍼센트의 이득을 취하면서 교회가 성장하고 있다는 결론이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개신교는 열심히 전도하여 그리스도인으로 입문하게 하지만 상당 수가 천주교로 가게 된다는 통계이다.

실천신학자로서 이러한 통계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해본다. 우리의 교회들은 '알파'니 '셀'이니 하면서 수많은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사용하고 있다. 교회마다 목회자들은 생명을 내놓고 목회를 하면서 교회 부흥에 여념이 없다.

그런데 천주교에서는 우리 개신교처럼 이러한 사생결단의 목회현상들이 보이지 않는다. 과연 무엇이 우리 교회에 머물던 사람들을 이끌어가는 원동력인지 이제는 그 원인을 연구,분석하며 대책을 세워야한다. 그리하여 우리가 전도한 그리스도인들은 우리의 교회에 머물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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