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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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단 ] 주간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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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09월 14일(수) 00:00
   
박상은/샘안양병원 원장
박상은
샘안양병원 원장

우리는 막연히 건강을 질병이 없는 상태로 생각하지만,세계보건기구는 건강은 질병이 없는 상태를 넘어서 '육체적,정신적,사회적으로 안녕한 상태'라고 정의하고 있다. 따라서 치유 역시,질병을 치료하는 개념에서 개인의 다양한 필요를 충족시켜주는 쪽으로 발전되고 있다.

인간이 갖고 있는 생리적 필요,정신적 필요,사회적 필요,나아가 영적인 필요까지도 만족시키는 것이 온전한 치유인 것이다. 왜냐하면 인간은 단지 육체적인 존재일 뿐 아니라, 정신적이고도 영적인 존재이며,이러한 각 부분이 분리되지 않고 긴밀히 연결되어 상호 작용하는 한 개체이기 때문이다.

가령,과거에는 위궤양이나 위염을 단순히 위장점막의 질환으로 생각해 왔으나,최근 의학의 발달로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얼마든지 위궤양을 일으킬 수 있음이 입증되었으며,또한 영적인 상태가 정신과 육체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남편의 잦은 외박으로 부부관계가 깨어진 아내는 정신적으로 우울증에 빠지게 되고,곧이어 육체는 무기력감과 위궤양,두통 등의 다양한 신경성질환으로 고통 받게 된다. 현대의 수많은 질병은 병원균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 사람의 잘못된 습관과 삶의 태도에 기인하는 경우가 흔하다.

전인건강을 생각하면 나의 뼈아픈 기억이 떠오른다. 내가 막 내과전문의가 되어 종합병원에 근무하던 어느 날,알코올성 간염환자가 내원하였다. 3주간의 입원기간 동안 열심히 치료한 결과,간기능수치가 정상으로 회복되어 나는 자신만만하게 큰소리치며 환자를 퇴원시켰다. 그날 오후,다급히 나를 찾는 방송에 응급실로 달려 가보니 아침까지도 멀쩡한 모습으로 퇴원했던 그 환자가 채 8시간도 안되어 주검의 모습으로 내 앞에 놓여져 있는 것이 아닌가? 환자는 다 나았다는 의사의 말에 기분이 좋아 끊었던 술을 한 잔 마시고 음주운전을 하다가 고속도로 난간을 들이받은 것이었다.

무엇이 다 나았단 말인가? 도대체 나는 그 기나긴 3주 동안 무엇을 치료했단 말인가? 내가 그 동안 치료한 것은 단지 간기능 수치였지 환자가 아니었다. 나는 그 환자의 삶을 변화시키지 못하였고,그의 내면의 질병을 지나쳤기에 그의 삶의 방식은 변화될 수 없었고 결국 온전한 치유는 이루어질 수 없었다.

생각은 행동을 낳고, 행동은 습관을 만들며, 습관은 성격을 만들고, 성격은 인격을 만든다. 삶의 방식이 변화되지 않고서는 온전한 치유는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뼈아픈 나의 실수와 교만을 돌아보며 이제는 검사수치만을 치료하지 않으며 육체와 정신, 영혼까지의 전인적 치유를 시도해 보려한다. 나는 단지 돌볼 따름이며 온전한 치유자는 하나님이심을 기억하며 그분께 나의 연약함을 다시금 아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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