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논단>민족이냐? 국가냐?

<주간논단>민족이냐? 국가냐?

[ 논단 ] 교회에 맞겨주신 '화해'와 '변화'에 사역에 먼저 충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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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06월 01일(수) 00:00
김 형 태
증경총회장, 연동교회 원로목사

   
김형태/증경총회장, 연동교회 원로목사
인생의 최고 가치는 화평이다. 성서는 이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의 구원이라 한다. 화평은 화해와 평안을 뜻한다. 범죄와 고통과 분쟁과 분열이 없는 안정된 삶이다. 일본은 이를 '평화'라 하고, 중국은 '화평'으로 번역했다.

한반도에 있어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남과 북의 분단 상황을 해결하고, 하나의 민족 공동체로서의 국가를 형성하여 화평한 사회 생활을 도모하는 것이다. 그런데, 일제가 패망하고 미국과 소련의 점령군에 의해 한반도는 38선으로 국토와 민족이 양분된 상황이다(국가는 당시 일본의 강점으로 기능을 상실한 상태였다).

하나의 민족이 둘로 나눠져 두 개의 민족 공동체를 형성함으로써 두 국가로 분열되어, 온갖 분쟁과 분열 현상이 나타나게 된 셈이다. 6.25와 같은 동족상쟁을 겪은 후 남과 북이 함께 국제연합(UN)에 가입하게 되어, 모두가 각 국가의 안보냐, 아니면 민족의 통일이냐의 문제를 놓고 정책적인 고민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민족을 기본으로 하는 경우 민족주의적 통일을 우선 과제로 삼게되는 반면, 국가를 기준으로 하는 경우는 국가 안보를 우선 과제로 삼게 된다. 북의 김정일 정권은 전통적으로 주체사상을 중심해서 민족의 통일을 주장해오고 있는 한편, 남의 정권들은 그 동안 국가의 안보를 최우선 순위로 삼아왔었는데, 노무현 정권에 와서는 북의 정권과 정책적인 균형을 취하려는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면, 이 문제를 성서적으로 어떻게 전망하는 것이 합당한 해결책인지를 한국 교회는 깊이 연구할 필요가 있다. 대체로 지금까지 보수적 경향의 교회 지도자들은 정치적인 문제에 있어서는 롬13:1~2을 인용하면서 정부의 시책에 호응하는 태도를 취하는 것이 스스로에 이익이 되는 것으로 인식되어 왔다.

한편, 진보적인 교회 지도자들은 군사독재 국가를 악한 세속권력으로 규정하여(계17:5~6) 개혁투쟁을 주장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이스라엘의 철저한 민족주의자였던 사도 바울(롬9:3)은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인들의 새민족 공동체(교회)를 형성하면서 민족을 초월하여 이방인들(외국인들)을 향한 세계화(선교)에 헌신했다. 하나님의 나라를 전파하신 예수님은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바치라"(마22:21)면서 국가와 교회의 분리 원칙을 암시하였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남과 북의 민족 사회가 화해와 변화와 균형을 이루어 상호 교류 협력하면서 화평한 사회 생활을 지속하는 가운데 각자의 국가 안보도 오히려 튼튼해지고, 민족의 평화통일도 성취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된다. 다만, 이를 위해 교회는 화해와 변화의 복을을 성장시키는 작업(선교)을 남과 북 모두에게 성실히 촉진할 사명을 다해야 한다.

교회가 이 사명을 충실히 수행할 때 성령의 은혜를 통한 하나님의 도우심이 나타날 것이다. 그리고 교회(신앙 양심)가 타락할 때 사회(국가)도 부패한다는 역사적 사실을 각성해서, 먼저 한국 교회 자체가 세속적 행위를 회개하고 교회 갱신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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