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도 CEO형 총장 시대

대학도 CEO형 총장 시대

[ 논단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kidokongbo.com
2005년 04월 05일(화) 00:00
이효계/ 숭실대학교 총장, 소망교회 장로

지금 우리 나라 대학 총장들의 화두는 '기금 모금'이다. 최근 모 일간지의 뉴스 기사 제목은 깊은 동병상련(同病相憐)의 염을 갖게 한다. "정부지원금, 등록금만으론 턱없이 모자라…" "총장들은 지금 모금 중"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학자형 총장' 시대에서 '최고경영자(CEO)형 총장'의 시대로 그 경영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지금의 한국 대학은 총장의 학문적 성과나 인품이 대학의 수준을 말해 주던 시절은 가고, '누가 기금을 얼마나 많이 끌어들여 대학 발전을 꾀하느냐?'가 대학의 미래를 결정하는 바로미터로 자리잡고 있다. 대학이 변화와 혁신을 통하여 위기를 극복하고, 국제 경쟁력을 갖춘 경영 마인드와 경영 능력이 검증된 CEO형 총장이 필요한 시대가 온 것이다.

이러한 CEO형 총장들은 대학이 더 이상 '학문의 전당'으로 머물 수 없다는 관점에서 대학을 바라본다. 대학의 순수성을 해친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고질적인 재정난은 경영 능력을 갖춘 총장들을 갈구하고 있다.

최근 총장을 선임하는 대학마다 가장 중요한 자질로 '경영 능력'을 내걸고 있다. 지성과 덕망은 여전히 중요한 자질이지만, 대학의 재정난과 역할 변화에 따른 영향으로 경영 능력이 첫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근자 대학마다 총장에게 비전 제시는 물론, 장기 발전 전략, 교육시설 확충, 대외 활동, 자금 조달 등 총장이 직접 뛰지 않으면 안되는 역할을 요청하고 있다. 총장들이 여기에 부응하며 대학 운영은 공격적인 책임 경영으로 그 패턴이 바뀌고 있다.

대학 총장들이 기금 모금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는 나라로 첫째에 손꼽히는 곳은 미국이다. 미국 총장들의 이런 활동이 미국 대학들의 경쟁력을 세계 최고수준으로 키웠다. 다른 나라 대학 총장들은 이것을 배워가고 있다. 미국 대학 총장들은 한 해의 절반 이상을 비행기 안에서 기내식을 먹어 가며 국내외로 출장을 다닌다. 동문과 독지가를 만나 기금을 모으기 위해서다. 그렇게 해서 벌어들이는 돈이 대학 재정수입의 40퍼센트를 차지한다고 하니, 참으로 격세지감(隔世之感)을 느끼게 하는 이야기다.

통계에 의하면 미국 등 선진국 대학들의 등록금 의존율은 40퍼센트 안팎이다. 국내 대학들의 경우 등록금 의존율이 90퍼센트나 되는 것과는 엄청난 대조를 이룬다.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할 것 같다.

우리 나라는 대학기금에도 '부익부ㆍ빈익빈'현상이 나타난다. 특히 기독교 대학들에 있어서 이러한 현상은 두드러진다. 몇몇 대학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재정 위기'에 처해 있다. 지금 수혈을 받지 못하면 기독교대학들은 빈사상태에서 회복할 길이 없다. 기독교대학을 살리는 유일한 길은 돈이다. 보다 많은 돈, 즉 기금 모금이 엄청난 변수다. 기금 모금 전쟁에 뛰어든 많은 총장들은 갖가지 아이디어로 기금 모금에 자기 명운을 걸고 있다. 왜냐하면, 대학 순위와 총장들의 리더십 우열이 이 모금 여하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교회와 교인들의 적극적인 지원과 후원 없이는 기독교 대학들의 발전은 전혀 불가능하다. 그 어느 때보다 교회와 교인들의 동참이 요구되고 있다. 또한 기독교 대학을 살려야 할 책임과 사명이 교회와 교인들에게 있다. 왜냐하면 역사적으로 교회는 기독교 대학의 모체(母體)이기 때문이다.

전국의 교회와 교인들이여! 십시일반(十匙一飯) 모금 운동에 다 함께 참여하여, 기독교 대학들이 경쟁력과 자생력을 키울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또 열심히 기도합시다.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우리에게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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