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친화적으로 교회 체질 변화해야"

"고령친화적으로 교회 체질 변화해야"

미목원·아드폰테스·목회데이터연구소, '시니어 목회' 조사결과 및 대안 발표

남기은 기자 nam@pckworld.com
2024년 08월 05일(월) 09:28
65세 이상 '시니어 교인'들이 은퇴 후 일반적 인식보다 더욱 늦은 나이까지 교회 사역을 하기를 원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를 바탕으로 초고령화 사회에는 교회가 '고령친화적 교회'로 체질을 변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래목회와말씀연구원(이사장:김지철, 원장:박영호)과 아드폰테스, 목회데이터연구소(소장:지용근)는 지난 7월 31일 연동교회 가나의집에서 '고령 교인의 신앙과 시니어 목회에 대한 조사 결과 및 대안 발표회'를 열고 고령 교인의 신앙의식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노인목회 방안과 사례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고령 교인이 교회 사역을 할 수 있는 최고 나이'에 대한 응답 평균이 담임목사는 71.8세, 개신교인 69.2세인 반면 시니어 교인은 76.9세라고 나타나, 당사자인 시니어 교인들은 일반적 인식보다 더 늦은 나이까지 교회 사역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직분 은퇴 후 교회 활동에 대해 71세 이상 성도들은 △나는 건강이 허락되는 한 교회에서 주어진 사역을 적극적으로 하고 싶다(52.8%) △나는 아직 교회에서 일을 할 만큼 신체적, 정신적 능력이 된다(42.5%) 순으로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이와 같은 경향성은 지난 2022년 수행된 '고령 교인의 신앙생활 및 인식 조사'에서도 동일하게 포착된 바 있다.

출석하는 교회가 '세대 간에 단절되지 않고 통합됐다'고 생각하는 정도는 전반적으로 개신교인 전반보다 시니어교인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격차를 보인 부분은 '고령자와 젊은 세대가 서로의 가치관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로, 개신교인 응답자는 58.3%가 동의한 반면 시니어 교인은 37.4%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다양한 세대와 연령의 의견을 청취한다'는 응답 또한 개신교인 58.7%, 시니어교인 44.5%의 비율로 의견 차이를 보였으며, '모든 세대를 위한 교육훈련 기회를 제공한다', '젊은 세대나 고령자 모두 공평한 대우를 받는다', '연령과 상관없이 다양한 사역과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는 항목에 대해 시니어 교인의 응답률이 더 낮았다.

시니어 교인이 교회에 바라는 점으로는 '같은 나이대 교인들과의 교제나 소그룹 활동'이라는 응답이 2022년 46.9%에 이어 이번 조사에서도 54.3%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어서 △목회자의 관심과 연락(40.8%) △여가시간 활용을 위한 프로그램 제공(25.7%) 순으로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한편 전국의 담임목사 5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고령친화적 교회로 나아가기 어려운 이유'로 △인력 부족(25.6%) △경험 및 전문성 부족(24.6%) 등이 나타났다.

이날 '노인목회 실태와 고령 친화 목회 사역 방안'을 주제로 발표한 손의성 교수(배재대 기독교사회복지학과)는 "고령자가 집단의 다수를 차지하는 초고령화 시대에는 몇 가지 시니어 사역만으로는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들의 요구에 대응할 수 없다. 교회의 방향성과 체질 자체가 '고령친화적'으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손 교수는 "고령친화교회(Age Friendly Churches)란 나이가 들어도 소외되거나 배제됨이 없이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여건과 지원체계를 갖춘 교회"라며 "더 젊어지고 활동적으로 변화하는 시니어 교인들의 필요를 파악해 사역을 추진해야 한다. 특히 친구나 배우자를 잃는 시기이므로 사회적 연결을 경험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김만준 목사(덕수교회)는 이날 발표회에서 '지역사회 맞춤형 노인목회 사례'를 주제로 덕수교회의 목회 사례를 발표했다.

김 목사는 △교회학교 내에 70세 이상 교인을 대상으로 한 '노년부' 편성 △교회 울타리를 벗어나 지역사회 노년층을 아우르는 '만나학교' 운영 △고소득·고학력 은퇴자를 위해 전·현직 교수 및 전문가가 강의하는 문화대학 운영 △노인 맞춤형 교육 방식을 개발·적용하는 교사교육 법인 운영 △중증 질환 노인을 대상으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이케어센터 운영 등 노인 목회 방안을 공유했다.

김만준 목사는 "덕수교회는 노인 목회를 단순한 복음 전도의 수단으로 보지 않고, 하나님 뜻을 실현하는 본질적인 '디아코니아 사역'으로 접근한다"며 "단순한 영적 돌봄을 넘어 교회 내 노인뿐 아니라 서울 성북동 지역사회 전체의 노인을 포괄해 노인들의 사회적 문제와 결핍을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접근하다보니, 어르신이 성북동으로 이사오면 '덕수교회 다녀라' 이야기할 정도로 지역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남기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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