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선교 '구국성회' 통해 희망 재발견

군선교 '구국성회' 통해 희망 재발견

비전2030실천운동 '결연' 사역 새로운 전환점
한국교회와 600여 장병 결연, 지속적인 관심 지원 필요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24년 07월 05일(금) 08:35
6.25상기 기독장병 구국성회가 지난 6월 열려 600명이 넘는 군 장병들이 한국교회와 결연되는 열매를 맺었다.
주안교회 청년들이 결연 맺은 장병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청년 전도는 한국교회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하지만 3%대에도 미치지 못하는 처참한 복음화율을 보면 '청년 미전도 종족화'가 현실이 된 듯하다. 결국 한국교회는 '군선교'에 희망을 걸었다. '황금어장'이라 칭하며 복음의 만선을 기대하고 있다.



#비전 2030 실천운동의 시행착오

매년 적게는 수만에서 수십만 명까지 군선교 현장에서 세례 신자를 배출하며 성과라고 자평했다. 군선교 사역자들도 이를 바탕으로 비전 2020 운동과 군선교 활성화에 온 힘을 쏟으며 청년 세대 복음화를 주창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시기가 겹치며 군선교 현장이 흔들렸다. 진짜 위기가 닥쳤다. 진중 세례 신자는 수천 명대까지 급감했고, 군인교회 예배 출석률은 눈에 띄게 감소했다. 장병 휴대폰 보급, 훈련소의 종교 활동 강제 위헌 등 군선교 환경을 위협하는 외부 요인도 많아지고 강력해졌다.

결국 2021년 한국교회는 군선교 비전 2030 실천운동을 선언했다.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예상을 크게 빗나갔다. 구체적인 실천 방향 없는 선교 정책은 혼란만 가중했다고 평가받았다. 군선교 현장의 '진중 세례', '양육', '파송-결연'으로 이어지는 군 복음화 전략을 내세웠지만, 현장과 동떨어진 사역 결과는 사역자들로 하여금 고민을 거듭하게 했다. 시행착오도 있었다. 지난 2023년 비전 2030 실천운동의 일환인 '파송' 사역에서는 전역한 장병 48명만이 한국교회와 결연하는 부끄러운 성적표를 내밀었다. 중점 사역이라고 내세웠지만, 암울한 군선교 상황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였다.

결국 군선교 사역자들은 비상을 선언했다.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절벽 앞에 선 심정으로 머리를 맞댔다. 대안을 찾았다. 한국교회와 군 장병들이 가장 많이 모이고 소통할 수 있는 '6.25 기독장병 구국성회'를 전환점으로 삼았다. 한국군종목사단은 수개월의 준비 기간을 거쳐 단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군선교의 큰 잔치를 마련했다. MZ 세대와 소통할 수 있는 언어와 프로그램이 가득하고, 장병들이 전역 후에도 한국교회와 소통하고 지역 교회로 연결을 이끄는 '결연 축제'였다.

#6.25 기독장병 구국성회, 새로운 전환점

지난 6월 19일부터 21일까지 열린 제33회 6.25 상기 기독장병 구국성회에서 놀랄 만한 소식이 들려왔다. '희망 대폭발'이었다. 그동안 수많은 군선교 현장을 누볐지만, 군선교 사역자들의 얼굴에 함박웃음이 가득한 현장을 오랜만에 만났다. 긍정 평가가 컸다. 위기 속 돌파구가 절실했던 군선교 사역에 때아닌 희망의 노래까지 들려왔다.

장병들도 부푼 기대로 가득했다. 생동감이 넘치는 '홍대 거리', '대학 축제' 같은 현장이라고 신나 했다. 이를 위해 전국에서 모인 교회 청년부와 청년 선교 단체 50여 곳이 홍보부스를 설치하며 적극 동참했다. 그리고 청년부 청년 또래들이 청년 장병들을 맞이했다. 소통도 쉬웠고, 관계도 편했다. 선물, 커피를 제공했고, 다양한 레크리에이션과 다과를 통해 친밀감을 조성했다.

이 같은 신선한 관계 구축으로 이날 600여 명이 넘는 기대 신자, 장병들이 전역 후에도 한국교회에 출석하겠다고 다짐했다. 군선교가 여전히 황금어장임을 입증했다. 실제로 울산 한 지역에서 100여 명의 장병이 결연을 맺었고, 수원의 한 교회에서만 58명의 장병을 현장 결연하는 열매를 맺기도 했다.

군선교 현장의 우려가 단시간에 해소되는 복음의 잔치가 된 셈이다. 장병 신자 감소, 진중 세례의 한계 등을 일갈하며 군선교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됐다. 하지만 보완해야 할 문제들도 나왔다. 기독장병 구국성회 최초로 군종목사들을 통한 복음 축제가 장병들의 큰 호응을 받은 만큼, 청년 눈높이에 맞는 강사, 사역자들이 필요하다는 주장이었다. 다양한 복음 전달 방식이 필요하다는 장병들의 설문 결과 또한 이를 뒷받침했다.

군종목사들은 결연 축제와 관련해서는 지역 교회마다 좀 더 다양한 홍보 방안을 확산해 장병들의 관심을 유도해야 한다고 했다. 각 군종목사뿐만 아니라 군인교회 책임자, 군선교 사역자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결연 교회와 장병들의 결연을 돕는다면, 더 큰 성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국에서 50개의 결연 교회가 참여했지만, 더 많은 교회의 참여와 지역 세분화 등의 필요성도 대두됐다.

특히 결연 후에도 장병들과 한국 교회가 소통을 지속하고 있는지 군인교회와 사역자들은 관심을 갖고 '중간 다리' 역할을 감당할 필요가 있다고 해석했다.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돌보는 심정으로 마지막, 아니 장병들의 신앙이 마음에 뿌리를 내릴 때까지 사역해야 한다는 판단이었다.

#비전 2030 결연 사역, 희망 재발견

사역 측면에서 '대성공'을 거둔 이번 2024년 6.25 기독장병 구국성회가 한 번의 이벤트로 끝나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군선교 현장에서 울려 퍼지고 있다. 그러기 위해선 결연 사역을 보완하고 지속적으로 연구해 사역의 핵심 정책, 방향이 될 수 있는 후속 매뉴얼을 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군선교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모처럼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이었다. 수도권 중심으로 한정된 결연 교회 또한 전국 각지로 확산하고, 개 교회주의를 벗어난 하나의 청년 사역을 위한 중대형 교회들의 연합, 적극적인 참여와 지원도 필요하다고 했다.

군선교 사역자들은 이번 6.25 기독장병 구국성회가 한국교회와 군선교를 위한 '선교 플랫폼'을 마련했다고 보고 있다. 비전 2030 실천운동의 동력이 될 새로운 군선교 패러다임 전환을 이뤘다는 평가다. 결국 기독 장병들을 위한 큰 잔치가 지속되도록 한국교회가 눈을 돌려 더 큰 사랑과 지원을 보내야 할 시점으로 판단했다. 이를 위한 책임은 이제 청년 세대를 향한 한국교회에 주어진 행복한 과제가 됐다.


임성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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