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참배 항거한 평신도 건국훈장에 추서

신사참배 항거한 평신도 건국훈장에 추서

故 최인규 권사, 건국훈장 애족장 추서 감사예배

김동현 기자 kdhyeon@pckworld.com
2024년 05월 09일(목) 17:11
고 최인규 권사. (사진=국가보훈부)
신사참배 등 일제의 황국신민화 정책에 항거하며 신앙을 지키다 순교한 천곡교회 고 최인규 권사(안수집사와 유사한 감리교의 직책)의 건국훈장 추서를 기념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기독교대한감리회(감독회장:이철)는 지난 5월 9일 아현교회(김형래 목사 시무)에서 고 최인규 권사 훈장추서 감사예배를 가졌다.

최인규 권사는 1940년 일제가 교회를 간섭하는 종교단체법을 공포하고 신사참배, 황국신민서사 낭송, 동방요배 등 황국신민화 정책을 강요했지만, 신앙을 이유로 이에 저항한 인물이다. 당시 최 권사는 일제 경찰의 회유에도 "신사참배는 하나님 이외에 다른 신 앞에 굴복하는 것이지 단순한 국가행사일 수 없다"며 단호히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계속된 협박과 회유, 고문에도 뜻을 굽히지 않자 일제 경찰은 최 권사로 하여금 인분통을 지고 마을을 돌아다니며 "나는 신사참배를 하지 않는 최인규"라고 외치게 하는 등 핍박을 가했지만, 그럼에도 최 권사는 황국신민화 정책을 따르길 거부했다. 결국 최 권사는 기소되어 징역 2년을 선고받고 고문 끝에 순교했다. 재판 당시 최 권사는 "천황도 사람이다. 십계명에는 하나님 외에는 다른 신을 두지 말라는 말씀이 뚜렷이 기록되어 있다. 신사참배는 결코 할 수 없다"며 항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인규 권사는 천곡교회와 최인규기념사업회 등에서 지속적으로 훈장추서 청원을 해왔으나 신사참배 거부는 종교행위이므로 훈장서훈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수차례 반려됐다. 하지만 기독교대한감리회 제34회 총회 역사보존위원회가 대정부 훈장추서 사업 추진을 결의하고, 안팎으로 협력한 결과 최인규 권사의 죽음은 종교행위를 넘어 황국신민화 정책 거부로 인한 사망임을 인정받아 포상기준변경을 이끌어냈다. 이에 최 권사는 지난 2023년 11월 17일 제84주년 순국선열의 날을 맞아 건국훈장 애족장에 추서됐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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