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마을을 주소서" 1933년 위길순 선교사의 기도

"이 마을을 주소서" 1933년 위길순 선교사의 기도

[ 선교여성과 교회 ] 전남 지역 여전도회 26

한국기독공보
2023년 07월 06일(목) 11:36
믿음으로 환란을 극복한 부인조력회 선배들의 모습이 1933년 4월 보고서에 잘 나타난다. 미국남장로회 부인조력회가 순천지역으로 파송한 위길순(Aurine Wilkins) 선교사는 "이 마을을 우리에게 주소서!"라는 간절한 기도로 한 영혼, 그리고 마을을 영적으로 입양하기 위한 진심어린 기도를 드린다. 다음은 위길순 선교사의 보고서다.

하루는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우리가 가려고 한 다음 교회로 가지 못했다. 그래서 하룻밤 대신 이틀밤을 한 곳에서 묵었다. 비가 정말 많이 왔다. 내가 머물던 두 평이 채 안 되는 조그만 방을 하루종일 떠날 수 없었다.

요리해 주시는 분은 "지그시 눈을 감고 미국에서 친구들과 함께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러면 외롭지 않을 거예요"라고 말했다. 솔직히 나는 전혀 외롭지 않았다. 왜냐하면 마치 주님께서 "와서 쉬라"고 하신 것 같았다. 주님은 우리를 쉴만한 곳으로 보내주시면서 비를 내리셨다.

우리는 매일 먼 거리를 걸어서 매우 피곤했다. 그 날은 무언가를 읽기도 하고 쉬면서 보냈다. 덕분에 다음날 다시 먼 거리를 걸어갈 준비가 됐다.

우리는 부인조력회 회의를 위해 한 교회에 방문했다. 그곳엔 6곳의 시찰들을 대표해서 온 50명의 성도들이 참여하고 있었다. 그들은 활기가 넘쳤고 많은 관심을 가졌으며 흥미로워 보였다. 한국 여성단체의 후원으로 중국에서 사역하는 한국인 여인에 대해 새로운 소식을 나누며 함께 기도했다.

우리는 사역 현장의 전도 부인을 위해 후원하자고 기부 계획도 내놓았다. 그런데 대부분의 여성들은 한 달에 겨우 몇 센트밖에 내놓을 것이 없었다.

또 다른 곳에서는 어떠한 단체도 없었지만 여성들이 매우 적극적이었다. 80세에 가까운 할머니는 우리가 주변 마을을 방문할 때, 우리와 함께 3시간을 걷고도 그날 밤 예배 때 나보다 더 활기찼다.

어젯밤에는 매우 소중한 크리스찬 여성을 만났다. 그녀는 그리스도를 위해 고난 받고 있었다. 아마 나는 그 광경을 오랫동안 기억할 것이다. 우리가 예배를 드리기 위해 작은 마을에 갔는데, 그곳엔 교회가 없어서 그 여성의 집에서 모였다.

그녀의 자녀들과 시어머니도 모두 크리스찬이었지만 남편은 아니었다. 작은 방은 크리스찬 무리들과 복음을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불신자들로 빼곡히 들어찼다.

우리가 예배를 드리기 시작하자 그녀의 남편은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남편은 갑자기 방으로 들어와 우리에게 나가라고 소리를 질렀고 곧 아내를 두들겨 패기 시작했다.

남편은 그녀를 발로 차고 머리채를 잡고 문 밖으로 내동댕이치려 했다. 그리고 아이들을 낚아채고는 아이들은 자기 것이니 그녀에게 떠나라고 했다. 다시는 집에 돌아오지 말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예수를 믿는 사람이 아니라고 말하며, 예수 믿는 사람들과는 아무 상관도 없다고 소리쳤다. 그가 화가 나서 소리를 지르는 동안 그의 아내는 차분하고 침착했다.

심지어 그렇게 두들겨 맞는 상황 속에서도 그녀는 자신을 절제하고 있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침착하고 평온했다. 그녀의 삶 속에는 성령님의 놀라우신 권능이 나타나고 있었다.

그 집에서 예배를 드릴 수 없었다. 우리는 다른 곳으로 가서 조금 늦은 예배를 드렸다. 그 부인은 그날밤 집으로 돌아갔다. 그녀는 남편이 더 이상 해코지 하지 않을 것이라며 나와 사람들을 안심시켰다. 다음날 아침 그녀는 8~9km를 걸어 교회로 와서, 우리에게 밤과 엿을 선물로 주었다.

나는 지금 여러분에게 편지를 쓰고 있다. 여러분께서 그녀의 남편이 그리스도께로 나오길 기도해주길 바란다. 그의 어머니와 부인 그리고 자식들이 어려움 가운데서도 계속 구세주의 증인이 되게 하시고, 복음을 들으러 왔다가 쫓겨 간 불신자들도 그리스도께로 이끄시도록 하나님께서 이 모든 것을 사용하시도록 기도해 주길 요청한다.

얼마나 오랜 시간 기도해야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그 마을을 우리에게 주실 것을 믿고 있고, 또한 하나님은 여러분이 그들을 위해 함께 기도하기를 원하실 것이다.

정성을 다해.

여러분의 위길순(오린 윌킨스)드림.

1933년 4월 시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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