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과 함께 웃고 함께 우는 교회 돼야

청년들과 함께 웃고 함께 우는 교회 돼야

[ 연중기획ESG ] 새롭게 이롭게- S(5)청년들의 아픔 보듬는 교회(주중·동춘·높은뜻광성·청운교회 사례)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22년 05월 12일(목) 09:42
교회를 다니는 20~30대 청년들에게 물었다. "우리 사회는 청년 세대에 무관심하다고 생각하는가?" 대답은 67%가 '그렇다'였다. 'N포 세대'라 일컬어지는 청년세대들의 좌절과 사회에 대한 불신을 보여주는 조사결과가 아닐 수 없다.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지난 3월 29일 주간 정기리포트 '넘버즈'에서 2021년에 조사했던 '기독 청년의 사회 및 신앙의식에 대한 조사보고서'를 인용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기독 청년들은 기성세대의 20~30대 시절보다 자신들이 불행한 세대라는 인식이 컸고, 앞으로 자신들이 은퇴 후 현재의 기성세대 은퇴 후보다 경제적으로 못한 삶을 살게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기독청년들은 우리 사회에 대해 '청년세대에 무관심한 사회'로 정의 내리고 있다.

또 다른 조사(KBS 세대인식 집중조사 2021.05.10~13)에서는 '암호화폐가 내 경제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길이다'라는 의견에 대해 '그렇다'라고 응답한 청년이 35%나 됐다. 이러한 응답은 부모의 도움 없이 스스로의 노력으로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그만큼 어렵다고 인식하는 청년들의 상실감의 표현이다.

또한 같은 조사에서 '노력하면 상층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없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설문에 응한 20~34세의 청년들은 64%가 '그렇다'라고 응답했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경제적으로 나아진다는 보장이 없기에 경제적 계층 상승을 기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각박한 시대를 살며 다른 어떤 세대 보다 힘들어하고 아파하는 청년들을 보듬고 이들의 잠재력을 일깨워주며, 행복한 신앙생활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이 시대 교회에게 요구되는 '사회적 책임' 중 중요한 부분으로 부각되고 있다.

그렇다면 희망이 별로 없는 '상실의 세대'인 청년층에게 교회는 어떠한 위로나 대안을 줄 수 있을까? 한국교회는 다음세대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심각한 위기감을 느끼고는 있지만 마땅한 대안을 찾아내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 곳곳에는 청년들의 아픔을 공감하며, 청년들이 자신들의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멍석'을 깔아주는 교회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청년들이 많이 찾는 교회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젊은 세대가 주도성을 갖고 교회 사역을 진행하며, 고리타분하거나 권위적이지 않은 분위기라는 점이다. 이러한 교회들 중에는 청년들의 재정을 교회에서 분리시켜 자체적으로 운영을 할 수 있도록 자율권을 주기도 한다. (거버넌스(Governance)의 변화를 주고 있는 교회들의 예는 차후 기획을 통해 보도할 예정이다.)

#또래 청년세대들 어울릴 수 있는 다양한 모임 만들어


충청노회 주중교회(연제국 목사 시무)의 경우는 전체교인 중 80% 이상이 30~40대일 정도로 젊은 층의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이 교회의 가장 큰 특징은 권위적이지 않고 유연하다는 점이다. 주중교회의 젊은 교인들은 또래 소모임을 통해 친밀함을 높이고 또한 영적으로도 성장하는 경험을 하고 있다. 예배 형식도 다양하다. 전통적인 형태의 예배를 벗어나 찬양과 연극 중심의 예배가 진행되어도 성도들은 전혀 어색해 하지 않다. 교회 당회도 젊은 세대를 위해 과감하게 형식을 탈피하는 도전을 서슴지 않는다. 주중교회는 해마다 체육대회와 야유회, 찬양축제, 연극회, 청소년부 교복데이, 청소년부 친선 풋살 시합 등 다양한 모임들도 진행해 젊은 세대들이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고 있다. 이러한 교회의 배려로 매년 젊은 층이 늘어나면서 다른 젊은 새신자들의 유입이 더욱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 '카공족' 위한 카페 제공


인천동노회 동춘교회(윤석호 목사 시무)의 경우 인천 송도 지역의 대학생들을 위해 아예 호텔건물에 2019년 2월 청년 중심의 오버플로우 채플을 만들었다. 이 오버플로우 채플은 주중에는 카페이고, 주일에는 예배당이다. 인천대, 인천가톨릭대, 연세대 등 5개의 캠퍼스가 모여 있는 지역 특성을 고려해 교회는 청년들을 위해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커피와 차를 무료로 제공하는 카페로 변신한다.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종족)'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최근 청년들에게는 카페가 공부와 소통의 장소로서 중요하다는 것을 파악한 교회에서 청년들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하고, 이들이 부담 없이 교회 공간에 유입될 수 있게 하기 위해 청년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이곳은 공연과 대관도 가능해서 주변 대학의 선교단체도 캠퍼스 채플 공간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주일에는 예배 구성부터 공동체 프로그램, 선교활동까지 모두 청년들이 기획 과정에 참여해 청년이 중심이 되어 운영되고 있다.


#청년 부채문제 해결 위해 상담 지원


최근에는 코로나19 및 다양한 사유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들도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청년들이 재정관리 및 부채 등을 해결할 수 있도록 기독교 기관과 교회가 힘을 모아 사역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높은뜻광성교회(이장호 목사 시무)와 청운교회(이필산 목사 시무)는 최근 몇 년간 청년 재정관리 및 부채 문제 해결을 위해 (사)기독교윤리실천운동을 후원, 청년재무상담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청년활동지원센터의 조사(2017)에 따르면 최근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와 주식, 부동산에 많은 청년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 실패로, 거주비와 학비 상승으로 청년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우가 많아 서울시 청년 5명 중 3명은 빚을 지고 있을 정도로 청년들의 채무 문제도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높은뜻광성교회와 청운교회는 기윤실 청년재무상담소가 삶을 옥죄어 오는 빚으로부터 청년들을 돕기 위해 무료로 재무상담 및 채무상담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올바른 돈관리 습관과 점검, 재정적 문제해결을 위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청년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기윤실은 2015년부터 청년부채해방운동을 진행, '청년재무상담소'에서는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들에게 1:1재무상담과 필요에 따른 재정적 지원을, '청년상담센터 위드WITH'에서는 저렴한 가격으로 전문상담가와의 1:1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상담비 지원과 마음특강 원데이클래스인 위드클래스를 지원해오고 있다. 이 두 교회는 기윤실이 청년들을 위한 상담을 원활히 진행할 수 있도록 재정을 지원하고, 세미나 개최를 위해 교회를 장소로 제공하는 등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이들을 통해 청년들은 생활비와 주거비, 학자금, 구직활동비, 창업비 등을 지원 받고, 대출을 상환할 수 있었다.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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