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나라 위해 모든 성도 차별 없이 참여

하나님 나라 위해 모든 성도 차별 없이 참여

[ 연중기획ESG ] 새롭게 이롭게-G(2) 교구별 ESG위원회 신설한 광양대광교회

이수진 기자 sjlee@pckworld.com
2022년 02월 15일(화) 08:03
지난 해 선출된 5명의 여성장로들.
광양대광교회의 '브릿지 3040 TV' 중에서.
# 지속가능하려면 '투명경영'

지난 해 임직원 투기 사태로 세간의 뭇매를 맞았던 LH가 오명을 벗기 위해 지배구조의 변화를 꾀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내부에 ESG추진단을 신설하고, 임직원 행동강령을 강화하는 한편 시민참여형 심사평가제도를 확대해 투명경영을 확립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올해 들어 LH뿐만 아니라 투명경영을 위해 전담부서를 설치하고, 사외이사를 늘이며, 직원들의 목소리를 듣는 등 방안을 강구하는 기업들이 늘어가고 있다.

ESG는 이제 개별 기업을 넘어 국가적으로 고민하는 가치가 됐다. 기업이든 국가든 '지속가능' 하려면 친환경적이며,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하고, 투명하게 경영해야 한다는 것이 글로벌 표준이 된 모양새다.

이러한 변화의 바람은 코로나 상황을 겪으면서 위기감을 느낀 교회 안에서도 불기 시작했다. '지속가능성'의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는 교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으며,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기독교의 대원칙을 슬로건이 아닌 책임적인 행동으로 실천하려는 교회들이 늘고 있다.

목표는 세웠지만 걸음은 더딜 수밖에 없는 것이 ESG 실천이다. 왜냐면 성도들 모두가 ESG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인지하고, 교회 내 문화로 자리잡아야 진정한 ESG 실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 준비만 1년 … 거버넌스에 변화

그런 면에서 순천노회 광양대광교회(신정 목사 시무)가 온 교우와 함께 걷는 지속가능한 하나님 나라를 위한 발걸음은 주목할 만하다.

교회 구성원 전체의 변화를 끌어내기 위해 교회는 1년을 준비했다. 교역자들은 교회의 ESG실천에 대해 수 개월 간 연구했고, 그 결과물을 제직들과 함께 나누며 여러 차례 컨퍼런스를 열어 공감대를 넓혀갔다. 적극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데 동의한다는 참석자들의 소감이 이어지기도 했다.

김영균 장로는 "환경과 신앙이 무슨 관계가 있을까 싶었는데, 컨퍼런스를 통해 환경과 관련된 여러 활동들이 꼭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창빈 집사도 "예수님도 세상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려고 다가오신 것처럼 이 시대에 맞는 이 시대를 이끄는 방식으로 보다 적극적인 변화가 우리에게 필요한 것 같다"며 컨퍼런스 참석 후기를 밝혔다.

어쩌면 무모해 보이는 이러한 변화를 교회는 왜 시도한 것일까. 그 변화의 방향은 자체적으로 분석한 성도들의 헌금 참여 조사 결과에서 비롯됐다. 교회가 세대별 헌금을 조사했는데 전체 예산 중 30대는 5% 내외, 40대는 15% 내외 정도로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회의 허리인 50대의 헌금은 예산의 50% 이상으로 높았지만, 교회의 미래인 30·40세대의 낮은 헌금 참여율은 교회의 목회 방향을 고민케 하기에 충분했다. 교회 안 젊은 세대들이 교회에 융합되지 못하는 것을 파악한 교회는 관심을 가지고 젊은 세대를 돌보기 위해 교구를 세대별로 나누기로 했다. 3040을 위해 50, 60대가 협력하는 조직으로 전환한 것이다.

교회가 ESG에 관심을 갖고 변화를 시도하게된 계기에 대해 신정 목사는 "사회적 신뢰도를 잃어가는 한국교회의 위기감 때문이었다"고 말한다. 신 목사는 "변하지 않으면 교회의 내일이 염려스러울 정도로 위기감을 느꼈다"면서, "지속 가능한 하나님 나라를 위해서는 '더불어 사는 삶', '사회적 책임을 지는 교회'로 방향을 설정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환경(E), 사회적 책임(S), 투명경영(G) 중 교회가 가장 힘을 실은 것은 거버넌스의 변화다.

교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세대나 성별, 직분에 의한 차별 없이 모두가 주인의식을 가지고 함께 하나님 나라를 위한 헌신에 참여하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대표적인 변화로는 청년세대, 3040세대, 50세대, 60이상 세대 등 세대별로 교구를 편성하고, 교구 아래 ESG위원회를 신설한 것이다.


지난 해 8월 아프간 특별기여자들에게 전달된 물품상자. 교회의 ESG위원회는 애자일조직처럼 민첩하고 역동적으로 사역을 진행시켰다.
# 세대별 ESG위원회 신설

'교구 아래 위원회 하나 신설한 것 뿐'이라고 보기엔 이 위원회의 역할은 특별하다. 교회의 기존 의사결정 방식과는 다른 구조를 갖는다. 광양대광교회의 세대별 ESG위원회는 독립적이다. 스스로 사역을 기획하고 예산을 집행하고 그 실천이 가능하다. 보통의 교회들에서 사역을 기획하고 예산을 집행할 때 거쳐야 하는 여러 단계들이 거의 생략된 셈이다. 그러다 보니 교구에서 '무엇을 해보자'고 마음만 모으면 실천까지는 일사천리다. 민첩한 선교적교회가 가능하다. 그 예로 지난 해 8월 입국한 아프간 특별 기여자들에겐 당국의 방침이 세워지기도 전에 인형, 장난감, 기저귀, 학용품 등 그들이 필요로 하는 물품을 긴급히 전달할 수 있었다.

부서간의 경계를 허물고 필요에 맞게 소규모 팀을 구성해 민첩하게 업무를 수행하는 사회의 조직문화인 '애자일 조직'을 교회에 접목시킨 결과다.

ESG위원회는 교구 담당 부목사와 장로, 권사, 안수집사, 서리집사, 성도로 구성돼 있다. 의사결정이 피라미드의 꼭대기가 아닌 모든 구성원들이 참여함으로 이뤄진다. 자연히 사역에 대한 공감의 확산도 빠르다.

신 목사는 "애자일 조직은 유동적이고 민첩하며 역동적이다. 이 개념을 목회에 적용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유동적으로 협력하고, 3040을 위해 50대 이후 세대가 민첩하게 협력하는 목회를 지향하고 있다"면서, "세대별 담당 장로님들은 당회와의 브릿지 역할을 감당하고, 각 교구의 활동은 분기별로 당회에 보고된다"고 설명했다.


# 당회원의 20%는 여성

교회는 지난 해 5월 다섯 명의 여성 장로를 선출했다. 5명의 여성장로가 한꺼번에 선출된 것은 교회 30여 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여성 장로들이 대거 선출됨에 따라 당회원의 20%가 여성이 됐다. 균형을 맞추기 위해 여성 장로만 선출하기로 정한 것도 이유겠지만, 교인들이 다섯 명의 여성장로들을 선출할 수 있었던 배경엔 변화의 필요성을 공감하는 인식 변화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외에도 교회는 청년들에게는 재정의 자치권을 부여했다. 청년예배에서 드려진 헌금은 전액 청년들이 관리하며 집행한다.

이같은 변화에 대해 신 목사는 "거버넌스의 변화를 잘 이루었다기 보다 새로운 도약을 위해 뭔가 시작하는데 의미가 있다"고 했다.

그 새로운 도약을 위한 시도 중 하나가 ESG를 위해 준비 중인 아트공간 '이음'이다. 교회는 이 공간에서 환경, 문화, 예술, 삶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루면서 지역사회에 개방할 예정이다. 신 목사는 "방관자가 아닌 참여와 협력의 거버넌스를 이루어 갈 공간"이라고 소개하며, "지역사회와 하나님 나라를 이어줄 공간으로 아름답게 쓰임 받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수진 기자

ESG를 실천하는 '나의 ESG 스토리' 나이스 캠페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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