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시대 |2019. 12.23
[ 논설위원칼럼 ]   

분노 과잉시대다. 광화문에서 서초동에서 몰려든 군중의 함성이 하늘을 찌른다. 세대 간, 빈부 간, 지역 간, 노사 간 첨예한 긴장이 분노를 부른다. 분노한 군중은 상대를 비난하며 화를 삭이지 못한다. 이들의 분노를 어루만지고 완화시키려는 노력은 어디에도 없다. 도리어 저명인사들은 매스 미디어를 통해, 일반인은 댓글이나 개인 SNS를 통해 분노를 확대재생산한다. 자신이 속한 진영에 따라 성찰 …

스칸달론 |2019. 12.16
[ 논설위원칼럼 ]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은 '파이드로스'라는 저서에서 문자의 기원과 특성을 설명하면서 '파르마콘'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파르마콘'은 이중적 의미를 지닌 단어인데 '약'이라는 뜻과 '독'이라는 뜻을 모두 가지고 있다. 플라톤은 '문자'가 말하는 사람의 의도를 벗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독'이 되기도 하지만, 시간에 제약을 받지 않고 반복될 수 있기 때문에 '약'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에서 …

움직이지 않는 한 점 |2019. 12.09
[ 논설위원칼럼 ]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 아르키메데스는 자신에게 '움직이지 않는 한 점'과 지렛대만 주면 지구를 들어 올리겠다고 하였다. 이 한 점을 만나기가 힘들어서 그렇지, 정말 세상은 움직이지 않는 한 점만으로도 충분히 움직이고 변화될 수 있다. 인류 역사에는 이 '움직이지 않는 한 점'과 같은 존재가 있다.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그분으로 말미암아 죽음의 역사 속에 생명이 들어오기 시작하였고, 어둠의…

그 한사람의 희망 |2019. 12.02
[ 논설위원칼럼 ]   

필자가 선교사로 칠레에 도착한 후 스페인어를 공부하면서 처음 한권의 책을 읽었다. 그것은 칠레의 역사에 관한 책이었다. 거기서 처음 만난 한사람이 있었다. 칠레의 독립영웅 오이긴스(Bernardo O'Higgins) 장군이다. 그가 지휘하던 독립군은 스페인군에 비해 오합지졸이었다. 랑카구아에서 포위를 당한 독립군은 모두 포기하고 널부러져 있었다. 그때 오이긴스 장군은 "용감한 자여 나를 따르…

감사절에 부쳐 |2019. 11.25
[ 논설위원칼럼 ]   

늦가을 햇살이 유난히 길다. 상품적 가치를 위해 과실들의 색깔이 드러나길 기다리는 농부들에게는 길게 드리워진 햇살이 고맙기 그지없다. 드리워진 그 햇살로 인해 올해도 모든 농사의 작황이 좋다는 소식은 농부들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기쁨이다. 그래서 우리는 풍요로운 들녘에서 지난 한 해 동안 우로와 햇살을 허락한 아버지께 더 큰 감사를 느낀다. 그러나 이 풍요로운 들녘에서 한숨과 짜증의 소리가…

가을 정취의 신앙산책 |2019. 11.18
[ 논설위원칼럼 ]   

가을이 그 정취를 본격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사람들은 단풍의 진풍경을 보기 위해 산을 찾는다. 천연의 색으로 물들인 저마다의 단풍이 한데 어우러져 자연의 아름다움을 한껏 뽐낸다. 그러한 자연을 사람들이 그토록 사랑하고 그 아름다움과 매력에 찬사를 보내는 데는 자연이 지닌 '천연의 미(美)' 때문이다. 우리는 아름다운 생화와 더 아름다운 조화, 시간이 지나면 시들어버리는 생화와 변하지 않는 조…

목회자들의 사회의식 높아져야 |2019. 11.11
[ 논설위원칼럼 ]   

지난 10월 31일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은 '2019 주요 사회 현안에 대한 개신교인의 인식조사'에 대한 통계분석 결과를 크리스천아카데미 및 기독교서회와 공동으로 발표하였다. 급변하고 있는 한국 사회의 주요 쟁점들 가운데 특별히 개신교계에서 첨예한 대립과 갈등을 초래하고 있는 주제를 선별하여, 그에 대한 개신교인의 인식 현황을 조사하였는데, 개신교인 1,000명과 비개신교인 1,000명을 …

성역(聖域 )잃은 교회, 비탈에 서다 |2019. 10.21
[ 논설위원칼럼 ]   

모든 교회의 교회다움은 성역(聖域)으로 유지한다. 시공간을 막론하고 일정한 수준의 성역 유지가 교회로서의 위상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교회는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영적 능력으로 무장한 성벽과 같은 역할을 인정받아왔다. 세상의 상식과 논리로는 이해할 수도 없고 설명도 불가능한 숭고한 가치와 규범을 유지하는 것이 교회였다. 세상이 어지럽고 혼탁할 때 …

익숙한 것들과의 이별 |2019. 10.14
[ 논설위원칼럼 ]   

필자가 총회 기획국에서 일할 때의 일화이다. 몇 회기 교단 총회였는지는 분명히 기억하지 못한다. 총회 기간 중, 해외 협력 교회 내빈들과 함께 드리는 총회 에큐메니칼 예배의 설교를 쿠바개혁교회 총회장이었던 도라 아르세 목사에게 부탁했다. 이름에서 짐작하듯, 도라 목사는 쿠바개혁교회의 첫 여성 총회장이었다. 예배 시간 약 30분 전 총회 장소에 도착해 예배 준비를 하는데, 도라 목사가 조금 당…

'참'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2019. 10.07
[ 논설위원칼럼 ]   

'이머전스(Emergence) 현상'이라는 게 있다. '전체는 부분의 합과 전혀 다르다'는 것이 이 이론의 핵심이다. 과학에서 이 현상은 '전체는 부분의 합보다 크다'이고, 수학에서는 반대로 '부분의 합이 전체보다 크다'인데, 핵심은 '전체는 부분의 합과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맨 인 블랙(man in black)'이라는 영화에도 이런 대사가 나온다. "A person is smart. …

다시는 종의 멍에를 메지 말라 |2019. 09.30
[ 논설위원칼럼 ]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은 친구 말리의 인도를 따라 자신의 모습을 성찰하는 사업가 스크루지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먼저 죽은 친구의 인도를 받아 스스로의 모습을 살피기 전에 이 불쌍한 영혼은 자신을 휘감고 있는 쇠사슬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면에서 갈등을 겪고 있는 오늘의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 시대를 휘감고 있는 사슬을 느끼고 있다고…

사교육의 어두운 그림자 |2019. 09.16
[ 논설위원칼럼 ]   

사교육의 문제는 세계적인 현상이지만, 특히 왜곡된 유교의 입신양명과 출세지향적인 교육관이 지배하는 곳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마 세계에서 사교육이 가장 심할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한 폐해가 가장 큰 국가일 것이다. 교육부와 통계청이 공동으로 실시한 '2018년 초·중·고 사교육조사'에 따르면, 사교육비가 약 19조 5천억 원에 달하며, 2016년 이후 해마다 증가하고 …

방주를 만들고 있는가 |2019. 09.09
[ 논설위원칼럼 ]   

누구나 공감하듯이, 지금 세상은 옛날에 비해서 여러모로 많이 좋아졌고 또 편해졌다. 힘겹게 살아가는 이웃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요즘 세상에 먹고 입고 자는 것에 부족함을 느끼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은 것 같다. 예수님을 믿는 것도 그렇다. 예수님 믿는다고 해서 누가 때리거나 못살게 굴지 않는다. 감옥에 잡아 가두는 일도 없다. 한때는 예수님을 믿는 것이 목숨을 내건 일일 수도 있었다. …

기다리며, 기도하며 |2019. 09.02
[ 논설위원칼럼 ]   

'나의 영혼이 잠잠히 하나님만 바람이여! 나의 영혼아 잠잠히 하나님만 바라라!' 하나님만 바란다는 것은 하나님만을 기다린다는 것이고 하나님만을 기다린다는 것은 하나님을 앞세운다는 것이다. 하나님을 기다리고, 하나님을 앞세우는 우리의 행위가 무엇인가? 기도이다. 그래서 기도란 하나님을 기다리고, 하나님을 앞세우는 행위이다. 하나님보다 내가 먼저 나서지 않겠다. 하나님보다 내가 앞서지 않겠다. …

낡아가는 겉사람 |2019. 08.26
[ 논설위원칼럼 ]   

"그러므로 우리는 낙심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겉사람은 낡아가나, 우리의 속사람은 날로 새로워집니다."(고후 4:16) 바울 사도의 말씀처럼 사람의 외모는 시간에 따라 낡아가기 마련이다. 낡아지면 보기 흉해진다. 우리의 얼굴도 젊었을 때의 팽팽하고 날렵하였던 모습이 아득한 옛적의 것으로 돌아가고 갈수록 쇠약하고 일그러진 모습으로 변하는 현상은, 어느 누구도 막지 못한다. 필자가 섬기는 교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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