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 소감을 쓰느라 뜻밖에도 애를 먹었다. 처음 써보는 거라 의당 그러려니 했지만 이 소감문을 통해 이제 '나'를 공개적으로 드러내야 한다는 점도 은근히 마음에 걸렸나 보다. 작중에서는 악마를 화자로 내세워 나의 정체를 숨길 수 있었으니 하는 말이다. 그렇다고 소설을 쓰는 동안 마음이 편했다는 건 아니다. C.S. 루이스가 '스크루테이프의 편지'의 부록에서 자신의 마음을 악마의 그것으로 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