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태어나기 위해 |2005. 03.24
[ 음악에세이 ]   

유혜자/ 82회 3월의 나무들은 뜻밖의 폭설이나 봄 안개 속에서도 새순을 준비하지만, 세월의 덧없음에 익숙한 이들은 눈 깜짝할 새 흘러가 버리는 3월과의 이별을 준비한다. 깊은 땅속에서는 훈기로 얼어 있던 땅이 녹아 술렁일텐데 땅위에는 겨울의 끝자락이 쳐져 있어 을씨년스럽기만 하다. 몇 년 전부터 이맘때쯤이면 바흐(Bach, Johann Sebastian 1685-1750)의 '마태수난곡'을…

동토에서 피어난 꽃 |2005. 03.11
[ 음악에세이 ]   

유혜자/ 81회 소련이 개방되고 몇 달 지난 6월, 모스크바 체홉의 집 뜨락의 보라색 꽃과 톨스토이 기념관 마당의 진분홍 꽃, 그리고 크렘린 궁전 뒤뜰에 다보록하게 피어 있던 하얗고 노란 풀꽃을 신기하게 보았다. 톨스토이의 '부활'이나 체홉의 '벚꽃 동산'을 읽을 때 라일락과 벚꽃이 있었음에도 철의 장막에 닫혀 있던 소련과 꽃과는 무관한 존재로 여겼었다. 러시아 작곡가 프로코피에프(Pro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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